고아처럼 버려두지 않고
솜이에게도 애착 인형이 있다.
입양해올 때부터 애견용품 가게에서 사온 터그놀이용 작은 인형이다. 미안하지만 생각해보니 7개월 동안 한번도 빨아주지 않았다. 안 보이면 두리번거리며 찾고, 놀잇감 중에서 제일 먼저 물고 돌아다니는 것이 그놈이다. 어찌나 종일 물고 돌아다니는지, 한번 깨끗하게 빨아줘야지 해놓고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여행갈 때에도 솜이 장난감으로 그건 꼭 챙겨서 간다. 이건 놀잇감이 아니라 거의 소지품이다.
위로나 안정이 필요할 때 애착 인형을 찾는다.
품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든지, 떨어져 있으면 불안해진다든지, 그런 물건. 어린 아이들도 그래서 처음엄마를 떠나 어린이집을 가거나, 집을 떠나 가족과 캠핑을 갈 때 꼭 애착 인형을 챙긴다. 엄마가 없다면, 혹은 집이 아니라면, 애착 인형에게서라도 위로와 안정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도 내가 자리를 비울 땐, 자기 애착 인형을 자기 등에 업고 뽈뽈거리며 놀았다. 솜이도 마찬가지. 이거라도 있어야 그나마 기분이 아삼삼해진다.
주인이 날 버리고 간 게 아니야.
그래도 이거라도 남겨놨잖아. 주인 대신에 이것에다 부비부비하고 있으면 돼. 이걸 핥으면서 기다리면 주인은 금방 올 테니까. 혼자 있어도 무섭지 않아. 얘가 내 옆에 있어주니까. 얘랑 같이 한숨 자고 일어나면 주인이 돌아올 테니까. 이렇게 좋은 인형으로 위로해주는 내 주인은 나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았으니까.
요 14:16.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니 17. 저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저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저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저를 아나니 저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 18.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