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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날의숲 May 19. 2021

"이기적 유전자"와 "부부의 세계"

어른이 될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부부의 세계를 띄엄띄엄 봤다.

이기적 유전자를 다 읽지 못했다.

알쓸신잡을 잠깐 봤다.


이번 설에 내가 눈으로 한 일들이다.


부부의 세계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배우 한 명, 한 명의 연기가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 도움이 되었고, 지금 나의 부부의 세계에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된 건 사실이다.


아들에 대한 집착!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기도, 모르겠기도 해서.. 정확히 내 기분을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어제부터 다시 읽고 있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통해 아주 조금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어

기억을 잃기 전에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누군가 선물로 준 복분자주 2잔을 먹고 브런치에 긁기 시작했다.


그러다 알쓸신잡의 정재승 교수가 한 말에 더 동기부여되었다. 채식주의자의 똥은 물에 뜬다는 것이다.

궁금하다. 보고 싶고, 나 스스로 실험하고 싶고 그런 정보들을 기억하고 싶고, 나의 가족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게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라는 게 믿기지 않지만... 그렇다. 설명할 필요 없다. 


오래전 인터넷을 통해 본 최재천 교수님이 이기적 유전자를 밤새 읽고 다음날 아침에 세상이 달리 보였다라는 말을 듣고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나에겐 그렇게까지 다가오진 못했다. 어렵고, 앞 단락을 놓치면 뒷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을 대충 읽고, 아침에 읽을 만한 책을 고르다 내가 사랑하는 파버카스텔 9000 H 연필이 꽂혀있는 그럴싸한 제목의 이기적 유전자를 다시 읽기 시작했고, 마침 그 부분이 "가족계획"이었고, 합리적 출산에 대한 생각과, 현재 인구감소로 인한 문제에 대해 뭔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그 꽂혀있던 연필로 밎줄 그으며 읽어갔다. 

인구감소와 복지국가에 대한 설명은 그럴싸했고, 그 시절엔 인구가 많이 증가하고 있을 거란 생각에 이해가 되었고, 얼마 전 수업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했지만, 수업이 끝났으니 이미 늦었다.


"암컷이 개체군 밀도를 측정해 먹이가 고갈되지 않도록 출생률을 조정하는 집단이 집단 선택에 유리하다"

팩트 풀니스에서 통계적 수치로 봤던 교육의 효과는 인구를 줄인다! 이런 내용과 비슷한 말이었다.


이런 대전제의 인구 문제는 결국 이기적 유전자 9장에서 얘기하는 암수의 전쟁을 통해 더 깊이 이해가 가능하다. "이상적으로 개체가 바라는 것은 가능한 많은 이성과 교미하고 자식 양육은 상대에게 전적으로 떠맡기는 것이다." "암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에 수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다. 수컷의 암컷 착취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이런 연구결과를 뒷받침하는 문장들이 너무 많아 옮길 수 없지만, 무슨 말인지 성인이면 이해할 것이다. 우리의 유전자가 이기적이란 얘기다. 


부부의 세계로 돌아가 결론을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여자 주인공 2에게 여자 주인공 1과 비슷한 취향에 끌리는 남자 주인공! 그럴 수 있다!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암컷은 늙은 수컷과 교미를 해야 더 좋은 유전자를 얻을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미 오래 살아남은 유전자이기 때문에 나의 유전자를 더 오래 살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여자 주인공 2의 입장일 수 도 있겠다. 


그러니까 여자 주인공 1은 자신과 비슷한 암컷을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위안을 갖고, 여주인공 2는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한 유전자를 위해 남자 주인공을 선택했지만, 정작 남자 주인공이 본인을 선택한 이유가 더 나은 유전자를 위해 선택한 게 아니고, 비슷한 취향을 선택한 것에 분노하고 이기적 유전자를 위해 과감하게 버려버린 것이다.라고 혼자 생각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보듯이 자식이란 존재에 대해 서로 끊임없이 갈등한다.


나의 유전자 이기 때문이다. 유전자를 살아남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의 발악은 정상적으로 보이면서도, 비정상적이다. 여자 주인공 2와의 딸도 있기 때문이다. 

딸이냐, 아들이냐? 이런 부분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유전자가 야구를 통해 문화적으로 전달된 것을 알기에 더 그럴 수 있겠다(밈?)


참 드라마를 보면서 이기적 유전자를 생각하는 나도 똘아이 같다. 

하지만, 정보들을 연결하고, 다음 생각을 유추해낼 수 있는 것 또한 지금 인류의 막대한 정보 때문에 가능할 터인데...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여기에 있고, 이 재미가 나를 움직이는 연료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어른이 된다.


나의 유전자들을 설에 못 본 허전함은 이글로 대신한다.

(다음 기회에 다시 글을 정리해야겠다. 책을 정확히 다 읽은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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