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의 여자로 살고 있는 나는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과 무조건적인 사랑을 원했던 그들의 유년 시절 욕구는 좌절되었다. 불안하고 불편할 때 엄마를 통해 고통을 해소하기를 바란다면 계속해서 좌절하리라 직감한 그들은 더 이상 엄마에게 의지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저 사람이 나를 보호하고 살필 것이다.'라는 기대를 접기로 한다. 친밀한 관계를 원하고 기대하면 상처 받을 것을 알기에 가장 가까운 배우자와도 일정한 거리를 둔다. (중략) 즉, 거리 두기는 배우자와 최소한의 친밀함을 유지하기 위한 적응적 행위다.
책 [오해하지 않는 연습, 오해받지 않을 권리]
회피형은 다른 누가 자기 일을 대신해주거나 도와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자기 문제에 관한 결정은 자신이 하려고 하고 남의 판단이나 명령에 따르는 입장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회피형은 자기 관리와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고 여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근사한 사람으로 보이기를 원하는 만큼 긴장하고 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을 통제할 수 있고 자기감정을 잘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피형은 자기가 만든 관념의 세계에서 산다. 회피형이 쓸고 닦고 가꾸고 자랑하는 세계는 '진짜 나'가 아니다. 부모가 바라는 모습으로, 세상 사람들이 인정해줄 만한 이야기로 만든 이상적인 자아성. '거짓 자아' 자신이 '독립적으로 분리된 존재'라는 관념의 성벽을 깨야 한다. 회피형이 재고하고 회복해야 할 점은 자신이 엄마와의 애착을 원치 않은 것이 아니라 좌절로 인해 절망하고 포기한 것이니, 친밀한 관계에 대한 욕구가 여전히 무의식 속에 살아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