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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Nov 25. 2019

와인시장 규모가 커지면 일어날 일들


2019년 10월까지 수입와인시장 통계자료를 살펴본 바에 따르면 10월 기준으로 이미 2017년의 통계를 넘어선 상태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금액 기준으로 2억 600만 달러(19/01~19/10)로 2017년의 2억 300만 달러 수준을 훌쩍 넘어섰으며, 물량 면에서도 32만 헥토 리터(19/01~19/10)로써 2017년의 31만 7천 헥토리터를 넘어선 상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말들이 많겠으나, 명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한 대형마트에서 출시한 와인의 선풍적인 인기에 기인한 바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 와인업계 내에서 여러 논란들이 있을 수 있으나, 내 관점은 명확하다. 바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잡은 것이고, 모든 수입사들이 한 목소리로 이야기 하던 “시장 규모만 커지면”이라는 관점의 이야기를 하는데 이 와인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현 시점으로 보았을 때 2019년은 2018년 대비 동일하게 14% 정도의 물량적 성장을 할 것이라 판단된다. 해마다 14% 물량이 성장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매우 중요한데, 성장률은 성장할수록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10개 팔다가 11개를 팔면 10% 성장이다. 10개 팔다가 20개를 팔면 100% 성장이다. 그러나 100개를 팔다가 101개를 팔면 1% 성장이고, 100개를 팔다가 110개를 팔면 10% 성장이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성장률은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1% 줄어드는 것이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9년 현재 추세와 같은 성장이 일어난다고 가정할 경우, 앞으로 시장은 성장 기조를 가져갈 것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다.


1. 통신 판매는 유통 대기업들이 원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에서 일단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 와인이 통신판매가 된다면 그 과실은 배송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현재 앱 중심의 프로그램들이 장악할 확률이 높다. 매출이 줄어들고 있고 시장 점유율 또한 고전하고 있는 마트들의 고객 유인 수단으로 자리잡은 주류 판매가 통신판매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그들이 원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국민 공감대 측면에서도 청소년들의 주류 통신 구매, 맥주/소주의 통신 판매 등과 맞물려 복잡한 주제가 될 것이다.


2. 시장이 양극화 될 것이다

시장의 규모가 커질수록 대중적인 와인과 고급 와인 사이의 선이 명확화 될 것이다. 저가 와인 시장의 싸움은 가격과 대중적인 맛으로 점철될 것이며, 여기에는 낮은 산도, 타닌이 없으며 약간의 단 느낌, 과실의 캐릭터가 풍부한 와인으로 접근될 것이다. 전문가적 견해 보다는 얼마나 많은 비율의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맛을 적절한 원가로 제공하느냐에 기준이 잡힐 것이다. 반면 고가 와인들은 그 나름대로의 판로와 볼륨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가 와인을 접하는 소비층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와인을 고를 수 있게 될 것이다.


3. 대중화는 고연령층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미국도 그렇고 유럽도 그렇고 전세계적으로 와인에 대한 소비 취향은 30대 중반에 시작하여 60대 후반에 마무리 되며 시장 역시 30대 후반~50대 중반 소비자에서 수익성이 극대화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병을 마시더라도 좋은 술을 마시거나 술에 대한 소비를 줄이는 추세가 이루어지는 입장에서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기 보다는 좀 더 고연령층이 잡기 좋은 술이 될 것이다.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직접 물건을 보고 고르기를 더 선호하는 연령층 역시 젊은층 보다는 고연령층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고연령층일수록 처음 와인 진입 이후에 맛에 대한 선호도가 다양화 될 것임은 분명하다.


4. 그래도 코르크

시장이 확대되는 것과 시장이 보수적이냐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즉, 사람들이 와인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관념은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 날 분위기 있게 마시는 것으로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생각하고 있다. 즉, 맥주는 혼자 영화를 보면서 마실 수 있지만 와인은 그보다 다른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은 30% 칠레, 그리고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오차범위 내에서 15~16%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와인은 금액 면에서 32% 가량으로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데, 프랑스 와인이 국내에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5%의 물량을 차지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보수적 선호 형태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본다. “와인 하면 프랑스 와인”하는 고정관념, 그리고 “와인은 코르크를 뽕 하고 따야”하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시장에서는 지배적인 견해들로 남을 것이다. 이는 소비층의 고령화 경향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련성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세를 면밀히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와인 시장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19년 인터뷰를 통하면 매출이 나빴다는 수입사는 아직까지 없는 듯 하다. 통계로도 이미 그 기조는 보이고 있다. 수익률은 좋지 않겠으나 일단 매출규모가 는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앞으로 와인 시장의 트렌드를 면밀히 지켜볼 일이며 나 역시 2019년 통계 결과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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