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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Nov 05. 2021

2021년 3분기까지 시장 흐름과 단기 전망

이미 11월이다. 2021년도 2개월 남았다. 시간이 빨리 가는지 우리가 시간을 빨리 잊어버리는 것인지 알 도리는 없다. 그러나 언제나 사실은 우리에게 명확하게 알려준다. 내 통장에 잔고가 얼마고, 대출이 얼마 남았으며, 재고는 얼마 있고, 미수금은 얼마이며, 매출은 얼마인지 말이다. 통계는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숫자를 제대로 읽으려면 거짓이 없는 통계에 늘 귀 기울여야 한다. 화려한 와인 세계라는 말은 와인 대중화 시대에서 이제 접어야 한다. 시장이 커질수록 프리미엄과 대중 제품 세그멘트로 나뉠 것이며,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없이는 절대로 제대로 된 투자와 시장 대응을 할 수 없다. 3분기는 통계의 변동폭이 상당히 나타났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시장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


2021년 9월 기준으로 물량은 전년대비 7%, 금액은 24.57% 늘었다. 이미 2020년 물량이나 금액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물량 대비 금액이 크게 는 것은 세계적으로 물류 대란 및 각종 물가가 상승한 것에 기인한다. 특히 미국이나 일부 유럽국가의 경우 항만 물류 문제, 이에 따른 부가적인 물류 수수료 문제, 해상운임의 급상승 등 악재가 여럿 겹친 결과라 판단된다. 2021년 3분기 물량은 2020년 4분기 물량과 비슷하며, 2020년 3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늘었다. 여기서 판단해야 하는 것은 2021년 1분기와 2분기의 폭풍적 물량 성장이 일시적 현상이었는가에 방점을 둘 수 있다. 왜냐하면 3분기는 2분기에 비해서 그 수입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 되고 있어서, 2021년 9월의 통관 물량은 2021년 2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러 요인들이 있겠으나 물류의 문제와 가격의 문제, 시장 수요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칠레 와인과 프랑스 와인, 미국 와인이다. 칠레 와인의 물량 점유율은 2020년 29.39%로 압도적 1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비율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중위군 국가인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가 각각 14~15% 수준의 물량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다음으로 미국이 10%의 물량 점유율을 보여주었다. 그럼데 2021년에 칠레 와인의 시장 점유율은 23.69%까지 떨어졌다. 금액 비중은 더욱 떨어져서 13.75%로 급락했다. 금액 면에서는 미국의 16.05%에 이은 4위에 들어간다. 놀라운 점은 프랑스와인의 약진인데 시장 점유율이 17.27%로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금액 점유율도 2020년 28%에서 2021년 31.84%로 크게 늘었다.


현재 시장에서 금액 면에서는 프랑스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뒤로 이탈리아와 미국이 16%대로 중위권, 칠레가 18%로 중하위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명확한 것은 한국 소비자들이 칠레 와인에서 서서히 고가 와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시그널이 이제 현실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트에서 초기 시장에 접근한 고객들은 점차 와인 구매 가격을 높여간다. 칠레 와인을 어느 정도 마신 고객들은 서서히 유럽산 와인으로 눈을 돌린다. 특히 집안에서 와인을 즐길 때 1만원 이하의 와인을 즐기다가 크게 2만원대 와인을 사는 경험도 누릴 것이다. 이 가격대의 멋진 칠레와인도 많겠으나, 고객들은 다양성을 선택할 것이고, 같은 가격이면 유럽산 와인을 찾을 것이다.


미국 와인은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잘 맞기에 소비자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주변의 와인 초심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미국 와인은 적절한 단 느낌과 풍부한 과실향으로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 칠레 와인의 품질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미국 와인이 보다 소비자의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분명하다.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이나 다른 소비를 줄이고 집 안에서 즐기는 쪽에 더 투자하는 방향으로 바뀌다 보니, 한 번 마시더라도 더 좋은 것을 마시려는 욕구가 점차 증가한다는 것이다.


2021년의 물량 증가는 김지형 교수가 밝힌 바와 같이 34.9%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만약 1~2분기 증가 속도였다면 족히 60%는 되었겠지만 2020년이 2019년 대비 24% 가량 성장한 것에 비교한다면 34.9% 역시 놀라운 수치다. 사실 60% 성장하면 이 것은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으로써, 오히려 뒤에 시장이 크게 줄어들 여지를 제공한다. 시장 성장도 과열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숫자만 보는 내 입장에서 이 수치는 상당히 합리적 예측이라 판단되며, 시장에서 와인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된다고 본다.


다만 시장의 위험 요인은 지금도 계속 도사리고 있다. 프랑스나 미국의 와인 작황 부진에 따른 품질 저하, 치솟는 생산지 와인 가격(부르고뉴 등), 불안한 국제 물류(미국, 유럽 등), 불안정한 환율 등 와인 시장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크다. 와인은 상품이기 전에 농산물이기 때문에 자연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늘 면밀하게 여러 요인을 살피고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시장이 커지는 것을 마냥 반길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위기 요인을 살피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사람만이 미래에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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