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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Nov 22. 2021

2021년 10월 와인 통계값들이 시사하는 바들

앞 칼럼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11월 15일 통계 수집 이후 2021년 10월 통계 내용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한다.


2021년 3분기의 와인 시장은 예년 수준으로 다시 내려왔다. 2021년 현재 시점으로 와인 업계의 의견은 두 가지로 분리된다. 내년이 어려울 것인가? 긍정적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크게 두 전문가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올해 만큼은 아닐 것이며 오히려 어려워지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들이 많다. 여기에는 여러 전문가적 경험이 적용되고 있으나, 통계 수치에서도 이런 추세는 나타나고 있다. (통계의 세부 정보는 https://woongsvc.com/winestat 에서 볼 수 있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주요 수입사들에서 가파르게 증가했던 식검 횟수는 2021년 9월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 어느 한 회사의 경우 2021년 8월 검사 횟수가 384회에 달했으나, 9월에는 154회, 10월에는 67회로 급감했다. 이는 2020년 대비로 보더라도 2020년 9월 143회, 2020년 10월 142회에 비교해서 변동이 없거나 크게 줄었음을 알 수 있다. 통계에서 CIF 가격과 물량 기준으로 보는 관세청 자료는 시장에 풀리는 물량에 대한 통찰을 주기에는 몇 달의 오차가 발생한다. 보세 창고 등의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통계는 통관의 필수 요건인 식검 건수를 보기 때문에 전체적인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식검 검사 건수가 급속히 줄어든 것은 수요에 대한 감소 신호탄으로 보는 견해가 하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좀 더 관심있게 보아야 하는 것은 국가별 식검 횟수의 차이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 주목되고 있는 부분은 칠레의 식검횟수 감소다. 2021년 7월 466회에 달했던 칠레 와인 식검 횟수는 2021년 10월 93건으로 거의 1/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시장의 점유율 역시 칠레와인은 줄어들고 있다. 물량이야 전년 대비 증가하였지만 그 시장 성장의 혜택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1년 10월 기준으로 칠레 와인의 물량 점유율은 24.37%,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금액 점유율은 14.06%, 4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전체 칠레 와인의 시장 점유율이 29.39%, 금액 점유율이 18.15%로 2위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그 위세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21년 10월에 많은 칠레 와인이 관세청에 신고된 것은 맞으나, 이 와인들이 시장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은 11월을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관심을 갖고 보아야 하는 것은, 왜 이렇게 물량이 들쭉날쭉했느냐 하는 점이다. 다른 국가에 비해서 물량이 들쭉날쭉 했다는 것은 시장에서 해당 물량을 소화하는데 애를 먹었다는 반증이다. 칠레 와인은 연말에 다시 그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니 아마도 시장 점유율은 25%대로 나올 확률이 높으나, 2020년에 비해서는 분명히 줄어들 것이다.


이 것을 소비자 관점에서 해석하자면 이렇게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와인을 마실 때 싼 와인으로 맛을 보다가 점차 좋은 와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더 좋은 와인으로 옮겨가게 된다. 이 과정은 반복되어 최종적으로는 미국이나 프랑스로 관심이 옮겨오게 된다. 나는 현재 일련의 과정이 코로나 19 팬데믹의 완화에 따른 해외 여행수요 증가 보다도 와인 수요 증가가 좀 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아울러 이러한 여러 징조를 기준으로 살펴보았을 때 간략하게 다음과 같이 단기 시장 전망을 이야기 해 본다. 2021년 11월 초 분석에 큰 변화는 없고 일부 조정 요인들이 있다.


1. 칠레 와인이 연말에 많이 풀린다 하더라도 시장 점유율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됨

2. 시장 자체가 물량 조정기에 들어가는 것은 틀림 없으나 2022년 그 전체 중량이 줄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됨

3. 와인 시장이 저가 데일리와 중고가 고급 와인으로 양분화 되는 현상이 지속됨

4. 프랑스와 미국,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며, 전체적인 와인 평균단가 상승을 이끌 것임

5. 여러 인플레이션 요인 등이 동시적으로 작용하여 당분간 와인 가격은 상승할 것임

6. 수입사들은 2022년 수요 예측 관점과 환율 상승, 운임 상승으로 와인의 수입/통관시점 결정에 이전보다 월등히 높은 난이도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됨

7. 숍의 수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으나 과도한 것은 언제나 문제를 발생시키며,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됨(도산시 재고와인의 가격 파괴 등)


지금까지 살펴보고 지속적으로 관찰한 바와 같이 와인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며, 이를 통계와 예측에 녹여내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시장에 대한 복합적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이들의 중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며, 나 역시 기존의 사실 제공 중심에서 분석 중심으로 글의 형태를 바꿔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 분석에 있어 지금 현재 시장에서 사용되는 단일 변인(물량, 금액)만으로 분석을 해서 단순 예측하기는 어렵고 다변량 분석을 통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많은 데이터와 변인간 분석이 필요하다. 지금 국내 와인업계에서 단일 변인에 의한 시장 성장 예측은 한양여대 김지형 교수에 의해 분석되었으나, 다변량 분석은 그 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상관관계를 뽑으려면 많은 반복 분석이 필요하기때문에 아직 시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와인업계가 성장하려면 데이터 기반의 분석이 지속되어야 하며, 더 많은 연구자들이 다변량 분석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모조록 와인 시장이 안정적으로 국내 주류 시장에서 성장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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