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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Jul 15. 2022

2022년 시장 중간 점검

무엇이 시장의 변화에 영향을 주었는가?

2022년도 벌써 절반이 흘렀다. 과거나 지금이나 와인을 사랑하고, 늘 와인을 마시고 있으며, 와인 그 자체에 대해서도 시음 노트를 쓰고 있으나, 어쩌다 보니 지금 내 칼럼 대부분은 시장으로 맞추어지고 있다. 물론 와인 자체의 전문적 정보를 올리고 싶기도 하나, 지금은 나보다 훨씬 더 높은 지식을 갖춘 젊은 전문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니 굳이 내 칼럼으로 내 얕은 지식을 억지로 꺼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맛있는 와인이 있다면 소개하겠지만 지금은 시장 상황의 변동성이 훨씬 크니 이 내용만으로도 지면이 모자랄 것 같다. 서언이 길었다.


2022년 상반기(1~6월 기준) 통계를 내자면 2021년 대비 물량은 –12.85%로 크게 줄었고 금액은 6.07% 늘었다. 얼핏 보면 뭔가 큰일이 난 것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2021년은 상반기 기준 2020년 대비 물량은 79.63%, 금액은 108.55% 늘었으니 2021년이 비정상적으로 너무 튀었던 것이지 통계적으로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지금의 현상은 지난 칼럼에서도 이야기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와 이에 따른 금리 인상(빅스텝),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2020년~2021년의 와인 작황 악화, 경제 상황에 따른 환율의 불안정성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이라 본다. 


연도별 상반기 물량, 금액 변화 추세 비교


그렇다면 물량은 왜 줄어든 것일까? 원인은 칠레와인에 있다. 2022년 상반기 칠레와인은 전년 대비 무려 –29.59% 수입 물량이 줄어들었다. 금액 기준으로도 –20.59%로 인플레이션 및 물가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이례적으로 많이 줄었다. 이 수치가 이야기하는 바는 시장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 와인=칠레와인, 와인=레드와인 공식이 깨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취향 자체도 고급화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추세에 따라서 칠레와인의 2021년 물량시장 점유율이 29.39%이었으나 2022년 상반기 기준 20.66%까지 떨어졌다. 19.42%인 프랑스와 불과 1.2%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프랑스 와인이 2022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2022년 상반기 물량순위(단위:헥토리터)
2022년 상반기 금액 순위(단위: 달러)

여러 경제적 현상의 복합적 불안 요인에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마저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으니 와인 시장의 통계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렵게 되었다. 여기에 덧붙여 2022년 상반기 현재 화이트의 물량 감소율은 –4.16%, 스파클링은 오히려 19.16% 증가로 현재 전체 통계와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스파클링은 2022년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32.15% 금액이 늘었다. 샴페인으로 대표되는 프랑스산 스파클링으로 좀 더 좁게 본다면 상반기 기준 물량은 54.24%, 금액은 46.35% 증가하였으니 현재 프랑스 와인의 약진은 놀라운 것이라 하겠다. 덕분에 상반기 레드 와인의 비중은 2021년 68.54%에서 2022년 62.75%로 크게 줄었으며, 반대로 화이트의 비중은 20.64%에서 22.70%으로 증가, 스파클링은 9.27%에서 12.67%로 크게 증가하였다. 미세한 변화이지만 기타 와인군의 점유율도 1.88%로 올라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신의 물방울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7년 당시 국내 레드와인의 시장 점유율은 81%, 스파클링의 점유율은 2%였다. 15년 사이에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은 완전히 변화하였으며, 수입사들은 새로운 숙제가 더 늘어난 셈이라 해야겠다. 칠레 와인의 수입 감소는 시장의 물량감소로 보일 정도로 큰 뉴스라 하겠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레드 와인에 대한 선호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러 경제적 요인이 춤을 추고 있으나, 결국 정답은 소비자의 취향 분석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통계라 하겠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와인이 고급 와인 시장의 저변을 지배할 것이고 이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성장 중심의 시장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적정 중량과 금액 규모가 시장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전체 주류 시장이 줄고 있는 상태에서 와인이 영원히 시장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현재 출렁였던 물량은 레드 수입 감소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 정리되고 나면 다시 안정적으로 변할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 과정 사이에서 수입사들의 생존 전략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갈대 같은 연인의 마음이 소비자 마음 같다. 남녀 구분 없이 연인은 다 같대 같은 마음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소비자와 공급자 관계는 짝사랑과 영원한 구애의 일방적 관계인 것을, 맞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생존 전략의 기본인 것을.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고객 중심(Customer Focus)’가 아닌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과 고객의 경험(Customer eXperience, CX)를 주장했는데 와인 시장에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니, 앞으로도 고객 분석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추가사항


시장 상황의 변화가 너무 크고, 2022년 초에 예상했던 수치에 큰 오류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되어 여름 현재 수정 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2022년 보고서를 받았던 모든 이메일 계정으로 수정된 와인 시장 분석 보고서가 재발송 될 것임을 미리 알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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