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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Dec 20. 2022

이제는 통신판매?

요즘 통신판매 관련하여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으로 가장 최근에 들은 뉴스는 마켓컬리에서 와인을 주문한 뒤 와인 수령은 커피빈에서 찾는 방법이다.(마켓컬리에서 주문한 와인, 커피빈에서 찾는다, 2022.12.14., https://bit.ly/3C2D2RV) 과거에 내가 와인 통신판매 관련하여 여러번 칼럼을 올렸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현행 법령 규정을 따르려면 결제는 온라인, 수령은 직접 수령이라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이야기 한 기억이 있다. 그 선구자로는 와인포인트가 이마트24와 추진하고 있는 비즈니스며, 그 이후 GS25 편의점에서도 이러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현재 '국세청의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2022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3항-제3조제1항 및 제2항의 사업자에게 통신판매 수단을 제공하는 제4조제7호, 제8호, 제10호의 사업자는 주문자 인적사항(주소, 성명), 주문일자, 상품명, 수량, 주문금액 등을 기록한 주류통신판매주문서를 작성ㆍ보관하여야 하며, 분기별로 주문받은 명세를 매 분기 다음 달 말일까지 홈택스 서비스를 이용하여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2020.7.1. 개정), 4항-제3조의 사업자에게 통신판매 수단(전화를 제외한다)을 제공하는 사업자는 주류 구매자가 휴대전화나 아이핀 또는 「전자서명법」 제2조제6호에 따른 인증서로 성인인증을 받은 후 주류 판매전용 인터넷 사이트(휴대전화 앱(app)을 포함한다)에 접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2021.5.14. 개정)”라고 고시되어 있다. 이 기준은 온라인으로 구매자를 성인 인증 받을 경우 이에 대한 판매를 인정하는 규정이라 볼 수 있어 진일보된 규정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우편 배송”의 허용 여부만 남은 셈이다.


현재 F&B 계열 소상공인을 통하여 합법적으로 주류를 주문하려면 주류가 주문 금액의 50%를 넘어서는 안 된다. 일반 주문에서 생각해볼 때 치킨 주문시 생맥주는 가능하나 와인은 그 단가가 높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주문 하기가 쉽지 않다. 이 상황을 보면 알겠지만, 정부는 여론에 따라서 특정 사안이 있다면 그 부분에 특화된 부분만 일부 개정해주고 나머지는 그대로 틀어쥐는 경향이 강하다. 규제는 1개지만 거기에 덧붙여지는 해제 요건은 예외가 수 없이 붙어서 누더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더라도 그 규제를 없애기 어려운 것은 공무원중 누군가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데 상부의 특별한 지시가 없는 이상 상향식으로 추진하기는 거의 불가능이라는데 있다. 아무리 여론이 많아도 상부에서 인식하여 책임권자가 지시를 내려야만 규제1개와 이에 붙은 누더기 완화 요건이 한꺼번에 없어진다. 


추가적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규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관련되어 연결된 복잡한 규정(명령위임 고시)을 모두 손봐야 한다. 이처럼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쉬운 방법, 즉 1개의 규제를 없애는 것이 사실 정책권자 처지에서는 쉽지 않은 방법이다. 그래도 논의가 상당히 많이 진행되어오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 시점에서는 통신판매에 대해서 한 번 더 언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와인 통신판매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유의할 부분들을 몇 가지 지적한다.


1. 통신판매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통신판매가 와인의 판매를 끌어올리지 않는다. 와인의 소비 증가는 메가 트렌드로 보아야 한다. 통신 판매가 시장 성장에 플러스 알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와인 소비자의 구매 흐름 내에서 특정 비율을 통신 판매가 차지한다는 관점으로 보는 것이 좋다. 통신 판매가 개시되면 매출이 2배 3배 뛸 것이고 온라인이 문전성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2. 현행 법령이 바뀌어도 오프라인 거래 방법이 주류를 이룬다

온라인 판매가 아무리 는다 하더라도 그 비율은 10%를 넘기기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도 온라인 판매는 11% 수준이다. 우리나라 와인 시장을 2조로 보았을 때 2천억을 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 것을 우습게 보아서는 안되는 것이 고급 와인과 숍에서 판매되는 와인들의 경우에는 엄청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점이다. 마트나 온 마켓의 소비 시장을 다 빼고 나면 고급 와인이나 중고가 와인의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가령 파인와인 시장의 규모를 25% 수준으로 본다면 5천억 시장 규모가 되는데, 여기서 1,500억~2,000억 시장이 온라인으로 간다면 이 시장에서는 만만히 볼 사안이 아니며, 특히 숍 관점에서는 생존의 핵심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3. 통신판매는 와인만의 이슈가 아니다

와인의 통신판매가 아니라 주류의 통신판매다. 언제나 실수하는 것은 모두 내 입장에서 고려하는 것이다. 정책입안자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와인만 특별대우 해줄 이유가 없다. 주류라는 전체 범주에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주세는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와 같이 세금의 큰 범주에 들어가는 중요 요소다. 국가에서 가벼이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세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국민 정서에 위배되지 않는 정책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볼 때 시행규칙 한 줄 바꾸는 것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고, 과거에 나도 이러한 부분을 여러차례 지적했으나 정부는 이 모든 부분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통신판매는 와인 업계 내부에서 볼 때 희망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고, 와인 소비자 역시 희망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이 문제는 주류의 통신판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의외로 통신판매를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도 매우 많다. 


대형마트: 대형마트는 이미 와인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중요한 고객경험 요소로 생각하고 집중 투자하고 있다. ('장 보러' 충청→서울 간다…매출 20% 올린 마트 '비장의 무기', 중앙일보, 2022.12.14. ) 그런데 이 시점에서 온라인 시장에 집중하겠는가? 소극적으로 현재 잘 구축되어 있는 온라인 쇼핑몰 카테고리를 하나 연결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이 이후 추가적인 전략을 고민할 것이다. 온라인이 이익인지 대형마트의 경험성 증대가 이익인지 전체 그룹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다. 이 역시 와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통주 관계자: 전통주는 현재 유일하게 온라인에서 주류 유통이 허용된 주종이다. 와인의 통신판매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곳은 분명히 전통주 분야다. 가만히 있겠는가? 게다가 여론전을 할 수 있는 여러 무기도 있다. 유럽이나 미국이 FTA의 공정한 경쟁에 통신판매 선별 허용이 위배된다고 주장하더라도 한국은 이 부분을 풀어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쉽지 않은 문제다.


주류 도소매업자: 주류 도소매업자는 자꾸 유통채널이 단순화 되고 직거래, 유통사의 권한이 강화됨에 따라 기존의 주류 공급 독점 권력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온라인 판매는 또다른 유통 강자의 등장을 불러올 수 밖에 없으며 공급자 중심 시장의 주도권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판매를 곱게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는 여론에 떠밀려 모든 것이 무르익고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을 때 정책을 추진한다. 그 이상의 반대를 무릅쓰고도 추진해야 하는 것은 정무적 판단(예를 들어 국정과제)이 있어야 한다. 주류의 통신판매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바꾸지 않고 국세청이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묵인하에 통신판매를 용인할 확률이 높다. 규제의 카드, 그리고 시장 통제의 역할로써 국세청이 주류의 통신판매에 대한 규제는 마지막까지 쥐고 있을 것이다. 


해외가 이러하니 우리도 이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우리가 선진국이 아니었기에 선진사례를 따르기 위해 해외 조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실정에 맞는 정책이 필요한 때다. 이해 관계자도 매우 많고 여론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서 확증적으로 하나의 여론을 따르기도 어렵다. 시대적 흐름도 많은 영향을 준다. 과거에는 통신판매라 함은 전화로 주문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제는 인터넷이 그 중심에 있다. 인터넷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언제 정도 와인 분야에서 통신판매가 허용될까? 이것을 알면 내가 여기서 칼럼만 쓰고 있겠는가? 이제야 내가 제목에 물음표를 달아둔 이유를 알겠는가? 2022년 칼럼은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2023년 모든 와인 분야 종사자들에게 좋은 일 많은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자료

정지연, '주류통신판매 허용 관련 쟁점과 과제',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vol. 1890. 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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