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자유롭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외로움도 사라진다.
외로움은 언제나 기대치에서 비롯된다.
산속에서 홀로 사는 사람들을 다루는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면, 모두가 하나같이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외롭다는 말도, 쓸쓸하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삶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외로움과 서운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비빌 언덕이 있을 때이다.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기대가 무너지면 마음에 상처가 남는다. 세월이 쌓이면 그것은 우울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의지하던 언덕이 사라지면, 일시적으로 마음의 중심이 흔들린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어릴 적에는 부모님 품에서, 성장하면서는 친구와 배우자, 그리고 자녀와 사회 속에서 서로 기대며 살아간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하나둘씩 곁을 떠나게 마련이다. 정년퇴직, 부모님과 친지의 별세, 친구와의 이별, 자녀들의 출가, 부부 사이의 거리감 등, 이 모든 변화가 환갑을 전후해 한꺼번에 몰려오곤 한다. 가을 태풍처럼, 한순간에 삶의 기둥들을 휩쓸어가는 듯한 허무와 충격을 준다.
정신은 패닉 상태에 가까워지고, 어떤 이들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삶을 스스로 마감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3대, 4대가 함께 살아 한 사람이 비어도 큰 허전함이 없었다. 식구가 많으니 기쁨은 배가 되고 슬픔은 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핵가족 사회이다. 외로움은 구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를 빨리 인식해야 한다. 이것이 곧 인생에 하나의 패러다임임을, 그리고 누구도 예외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걸음마를 배우듯, 홀로 서는 법을 배워야 한다. 늦지 않았다. 정신적 자립을 위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평생 가족과 사회를 위해 걸어온 길,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들여다봐야 한다. 조용히 내 삶을 되돌아보면, 여전히 할 수 있는 일들이 보인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자리도 남아 있다.
인생은 원래 외로운 것이다. 세상에 올 때도 혼자였고, 갈 때도 혼자이다. 기대치를 낮추면 외로움도, 슬픔도 함께 줄어든다.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조차 담담해진다. 오늘 하루를 씩씩하게 살아내는 것이 곧 내일의 밝음을 여는 길이다.
그렇게 살아야, 마지막 순간에도 울지 않고 떠날 수 있다. 때가 오면 조용히, 웃으며, 살아온 세상에 감사함을 남기고 떠나는 것.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일 것이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인생은 허무하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오늘 밤 눈을 감고 내일 다시 뜨면 감사한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이렇게 살아가면 된다.
예전 어른들은 “잠자듯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
만일 웃으며 떠날 자신이 없다면, 그처럼 잠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