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DNA

부부는 끼리끼리 표본이다.

by 송달

음양은 자연의 이치다. 대대의 원리와 내외·본말을 알면 삶의 균형과 이치를 깨닫는다. 몸의 치료도 회복과 더불어 정신과 마음의 안정을 이루어야 효과가 있다. 한쪽에 치우치면 치료의 순서와 집중도도 달라진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사랑을 마음껏 베풀 수 있지만 돌아가시면 직접 표현하기 어렵다. 이 간접적인 영향이 풍수지리의 근본 취지다. 몸과 마음이 떠난 후에도 기(氣)로 도와주려는 마음이 그 속에 담겨 있다.



한 가정에서 DNA가 다른 사람은 배우자다. 할머니 혼자 힘들다면 DNA가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남편과 아내도 서로 다른 DNA지만 오래 살면 닮아간다. 부부는 몸과 마음이 합의를 이룬 존재이기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동창, 동료, 같은 지역 사람도 성향이 비슷해진다. “밥 한 번 먹자”, “한솥밥 먹는 사이”라는 표현처럼 닮아간다. 학연·지연을 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지상정’은 바로 이런 관계에서 비롯된다.




족보에서 단군할아버지까지 계보를 잇는 것은 운명공동체임을 강조하고 단합과 화합으로 ‘우리’라는 테두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사회도 가정도 화합을 주장하며, 부부 사이의 정(情)으로 가정의 운을 짐작할 수 있다. 부부가 공경하지 않고 충돌한다면 그 집안이 존경받기 어렵다. 그래서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있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자녀는 밝고, 이는 건강한 사회의 요소다. 사회 범죄율도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국가와 사회의 운도 가정의 화합에서 비롯되며, 미혼자도 주변 사람들의 구성으로 운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내 주변과 자주 가는 장소를 보면 내 기운을 알 수 있다. 부모님은 친구 사귐에 신경 쓰라고 당부한다. “갓 쓰고 장에 간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처럼 주변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 “어만 사람 옆에 있다가 정 맞는다”는 말도 있다.

운전할 때 모르는 사람을 쉽게 태워주지 않는 것도 이와 같다. 나쁜 기운이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친구 따라 복권을 사서 당첨되기도 한다. 사람은 주변에 따라 직업, 결혼, 주거지 등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받는다.



운이 낮아지면 먼저 베풀라는 말이 있다. “퍼주고 망한 장사 없다”, “베풀고 안 되는 집안 없다”는 속담도 있다. 들이마신 숨도 내보내야 심장이 뛴다. 계절도 양의 계절에는 수확하고, 음의 계절에는 나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처럼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부터 따뜻한 정이 시작되어야 화목하고 건강한 사회가 된다. 친구의 출세를 시샘하는 마음도 인지상정이지만, 그 자손이 내 핏줄이 될 수 있으니 누구도 ‘남’이라 할 수 없다.



부부는 그만큼 중요한 관계다. 생명과 삶의 본바탕이 가정 안에 있다. 행복한 웃음이 사회를 밝힌다. 우리는 ‘우리’라는 울타리 속에서 보이지 않는 기운으로 서로를 지탱하며 살아가야 한다.



사진: Unsplash의 Sabri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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