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필요한 곳
거기가 어딘가, 미동도 없이 앉아있고 누워 있는 곳.
여기가 어딘가, "아이구나 벌써"라는 형용할 수 없는 곳의 느낌표현.
죽음도 연금 받는 날짜처럼 신청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남아 있는 자식들, 가슴 아프게 하지 말고.
가는 자 말이 없다고 누가 그랬던가,
죽으면 천지가 나의 마음인데.
세월은 강물과 같다네.
한번 올라타면 내릴 수 없다네.
우리는 순리라 말하지만 슬프다네, 이것도 욕심이겠지.
혼자 가는 것도 외로울까 봐, 한 곳에 모여 있다가 가네.
동무 많아 좋기는 한데, 허리 굽어 누가 부축해 줄 건가.
잠시후면 우리 모두 재가 되어 훨훨 날아간다네.
하나도 힘들지 않아.
어딘가 먼지처럼 흐르다 새 생명의 살에 붙어 존재감 뽐내야지.
남은 자 슬퍼하지 말라, 오늘이 돌아서면 내일 된다네.
그렇게 밧줄처럼 이어져 가는 게 삶이라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에 끝이 있는가 시작과 끝은 한 줄기인 것을.
그래도 우리 모두 우주 속, 같은 공간에 공존하고 있다네.
진짜 그리울 때, 또 지구에서 연인으로 만나면 되지.
옛 기억은 없어지고 새로이 만나니 새롭고 얼마나 좋은가.
그때 또 말하자.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세월 뒤안길에 눈물 흘리며 그리워 하자.
인생사 새옹지마 원시반종 틀린 말이 아님을.
사진: Unsplash의 Jill He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