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마지막 이야기
할머니께서 병원에 가셔야 할 일이 생겨서 시내에 나간 김에 할머니께 같이 목욕탕을 가는 건 어떤지 물어봤다. 할머니는 집에서 씻으면 된다고 됐다고 하셨는데, 은근히 좋아하시는 눈치라서 내가 목욕탕을 가야 해서 같이 가지고 했더니 할머니께서 마지못해 알겠다고 하셨다.
오랜만에 가는 목욕탕이라 나도 조금 설레었는데,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던 할머니께서는 아침부터 설레어하시는 것 같았다. 아침에 병원에 가기 전에 기본적인 목욕 용품 과목 욕탕에서 먹을 베지밀과 요구르트를 챙겨 우리는 길을 나섰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할머니 집에 지원을 나와주시는 도우미 아주머니 차를 타고 병원까지 가서 병원 볼 일을 보고 우리는 병원에서 가까운 목욕탕을 갔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새로 생긴 시설 좋은 곳이 있지만, 할머니께서 거동이 불편해서 많이 걸을 수가 없었다. 오래된 시설의 가까운 목욕탕을 갔다. ‘팔레스 목욕탕’ 이름은 세련되었지만 정말 오래된 시골 목욕탕이었다.
10년의 세월 전으로 멈춰버린 듯한 목욕탕 입장료는 어른은 5000원 어린이는 3000원, 키를 받아 목욕탕에 들어가니 목욕탕 특유의 냄새가 났다.
할머니와 간단한 샤워를 하고 따뜻한 탕에 들어가 몸을 불리고 내 몸은 간단하게 씻고 할머니의 때를 밀어드렸다. 할머니께서는 근육이 많이 빠져서 힘이 별로 없어서 시원하게 못 밀어서 내가 온몸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겨드렸다.
때가 없다고 하시더니 밀어보니 국수처럼 나오는 때를 보니 뿌듯하고 내가 더 시원했다. 할머니는 연세가 많지만, 피부는 정말 보드랍고 좋았다. 우리 엄마가 피부가 좋아서 나도 피부가 좋은 편인데, 쭈글쭈글한 할머니 얼굴을 볼 때에 느끼지 못했는데 속살을 보니 엄마의 유전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가 있었다. 할머니를 깨끗하게 씻겨드리고, 나도 대충 묵을 때를 벗겨내고 나왔다.
할머니는 베지밀을 나는 요구르트를 마셨다.
이렇게 할머니와 마지막 날이 지나갔다. 내가 안동에 있으면서 한 일중에서는 그래도 할머니를 모시고 목욕탕을 간 일이 가장 잘한 일이고, 기억에 남는다. 또 언제 할머니와 목욕탕을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