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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그린 북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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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윤선 Sep 21. 2021

걷고 싶은 광릉 숲 길, 국립 수목원

무장애 여행

<걷고 싶은 광릉 숲 길, 국립 수목원>

     

                                                                                                                          글, 전윤선     


이 더위에 숨쉬기 편하고 걷기 좋은 무장애 여행지로 딱인곳이 있다. 숲이 우거져 땡볕을 가려주고 피톤치드 샤워로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곳이다. 역사와 자연이 숨 쉬고 유네스코생물보전지역이어서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훼손되지 않는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수도권에 위치해 이동과 접근성 까지 두루 편리하고 전나무 숲을 걸으며 여름 향기에 취하기 좋은 곳이다. 걸을 때 마다 숲이 내어주는 청량함은 마음속 저장 공간이 확장돼 저절로 느긋해지고 아량도 넓어진다. 폭염과 코로나에 지친 일상을 광릉 숲에서 위로 받는다.   

  

포천에 위치한 광릉 숲은 펄펄 끓는 열병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국립수목원으로 운영돼 자연과 사람이 공존한다. 광릉 숲은 역사적으로도 오래된 숲이다. 조선 시대 세조 대왕 능림으로 지정돼 오백년 이상 자연 그대로 보전되어 오고 있다. 학창시절 릉은 소풍장소로 많이 찾던 곳이기도 하다. 소풍의 역사성은 지금도 유효해 학생들에게는 현장학습 장으로 어른들은 산책 장소로 즐겨 찾게 되는 곳이다.     


수목원에 들어서면 평탄하고 잘생긴 보행로가 기분 좋게 한다. 이 길은 휠체 마크가 일정간격으로 안내해 보행약자도 무리 없이 산책 할 수 있다. 휠체어 마크를 따라 처음 반겨준 곳은 어린이 정원이다. 어린이 정원은 교육과 체험의 즐거움이 함께하는 공간이어서 동화 ‘어린 왕자’를 주제로 한 포토 존도 있다. 어린왕자와 인증 사진을 찍어주고 벽화 공간의 ‘정원놀이터‘ 전시원을 천천히 둘러본다. 어린이 정원은 아이들 신체와 눈높이에 맞게 아기자기 하다. 어릴 땐 더운 것 보다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이 더 재미있어 집중하게 된다. 

      

어린이 정원을 뒤로하고 발길을 옮겨본다. 천천히 걷다보니 덩굴식물원을 만났다. 덩굴식물원은 다른 물체를 타고 올라가는 덩굴식물의 특성을 살려 다래, 머루, 으름덩굴, 오미자, 인동덩굴, 청사조 등 20여 종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을 연출한 그늘막 전시원이다. 넝쿨 식물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담쟁이 넝쿨이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의 한 구절처럼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차별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는 곳이다. 덩굴식물원은 새장처럼 생긴 조형물과 터널 조형물 타고 올라가 햇볕을 막아주는 그늘을 제공한다. 이곳엔 의자도 있어 더위를 식히는 데는 안성맞춤이다.      


신선한 바람이 넝쿨 터널을 통과할 땐 숲속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코로나도 잠시 잊게 하는 넝쿨 식물원에서 한참을 머물다 관상수와 백화원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관상수는 식물체의 잎, 꽃, 수형 등이 아름답고 관상적 가치가 있는 식물이다. 백송, 구상나무, 계수나무로 구성된 관상수 전시원은 보는 것만으로도 지친 일상이 치유된다. 바로옆 백합원은 백합과의 꽃이 가득하다. 백화원은 붓꽃과의 숙근초와 구근류를 중심으로 다양한 원예품종으로 구성된 전시원이다.      


눈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소리로 귀까지 호강 하는 곳이 있다. 소리 정원은 복개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해 개울과 도랑을 조성했다. 흐르는 물소리에 새가 노래하고 매미와 숲속 곤충이 추임세 까지 넣으니 천상화원이 따로 없다.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는 자연의 소리를 담은 소리정원을 백색소음처럼 아름다운 소리로 귀를 정화시킨다.      


국립수목원은 걷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싹 풀리는 곳이다. 무엇보다 숨쉬기 편해서 더욱 좋다. 사람이 없는 숲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신선한 공기를 벌컥벌컥 들이킬 수 있어 더욱 좋다. 수목원엔 여러 가지 주제의 걷고 싶은 길이 있다. 수목원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수목원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와 코스를 선정해서 만든 길이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수목원을 찾는 관람객에게 인기 있는 코스로 골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군가와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은 길이다. 다양한 매력을 품은 걷고 싶은 길은 사랑이 샘솟는 "러빙 연리목길", 건강을 위한 "힐링 전나무 숲길", 식물 공부를 위한 "희귀 · 약용길" 도 있다.      


이 길 말고도 더 많은 길이 있다. 국립수목원을 처음 방문하는 분을 위한 "느티나무 박물관길", 아이들과 함께 식물탐구를 위한 "식물 진화 탐구길", 가족 또는 단체로 수목원을 방문한 분들을 위한 "맛있는 도시락길", 새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오솔길 따라 혼자 걸어도 좋은 "소소한 행복길" 도 있다. 길 이름도 참 예뻐서 걷기도 전에 벌써 마음에 묻은 떼가 싹 씻기는 것 같다. 이 많은 걷고 싶은 길 중에 휠체어 사용자도 무난하게 걸을 수 있 힐링 전나무 숲길을 골라 걸었다.     


힐링 전나무 숲길은 계곡 나무다리, 육림호 습지원을 지나는 길이다. 평탄한 흙길에 완만한 경사 길을 걸으며 전나무가 주는 푸르름에 긴장이 풀린다. 흙길엔 곤충도 부지런히 제 할 일을 한다. 개미는 산처럼 흙을 쌓아놓고, 거미는 나무와 꽃 사이에 거미줄을 쳐서 영역을 만들어 햇볕으로 샤워 중이다. 개미와 거미 메뚜기까지 온갖 곤충들의 합창소리를 들으며 걷는 전나무 숲 길. 숲길 구간 중간에 통나무 화장실도 있다. 광릉숲과 어울리는 통나무 화장실은 장애인 화장실 까지 있다. 통나무 화장실을 뒤로하고 조금 더 올라가려니 이곳부터는 경사가 제법 가팔라 되돌아가기로 했다.      


오던 길을 따라 걷다보니 약용 식물원을 만났다. 국내·외 약용식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조성된 공간이다. 인류와 약용식물의 역사, 인체 부위별 약용식물, 생활 속의 약용식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식물도 가득해 그 곳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병이 모두 낫는 것 같다. 건강하게 살다 지구별 소풍 끝내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신체적 손상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장애인은 유병장수일 수밖에. 장애와 질병과 함께 공존해야 하는 몸은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해가면서 몸이 보내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 살살 달래가며 살아야 평균수명을 살까 말까 할 것이다. 그렇다보니 누구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다.      


수목원엔 잘생긴 데크로로 무장한 육림호 호수길도 있다. 호수엔 연꽃이 한창이어서 여름을 실감하게 한다. 호수를 끼고 데크로를 따라 걷다보면 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심은 나무가 있다. 황폐한 산지를 하루빨리 복구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던 시절, 나무를 사랑하고 산림을 애호하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라고 강조하며, 광릉숲 육림호 주변에 전나무와 잣나무를 심었다. 호수둘레를 걷다보면 옹달샘도 만난다. 옹달샘물이 어찌나 맑고 차가운지 손끝이 시릴 정도다. 호수 앞엔 통나무 카페도 있다. 한낮의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카페에서 잠시 들러 달콤 쌉싸래한 아포카토 아이스크림으로 당 충전한다.     

 

정시된 시간을 뒤로하고 수목원 앞 광릉숲 길을 걷는다. 광릉숲길은 봉선사 까지 3키로 남짓 숲이 우거진 무장애 길이다. 광릉 숲길은 데크가 깔려있고 다양한 테마로 꾸려져 있다. 제10경 광릉 숲길은 야자매트길로 다소 울퉁불퉁해 휠체어 사용자는 이 구간만 주의하면 바로 데크길과 만난다. 무장애 데크길엔 단풍숲과 놀이터 구간, 물의 정원 구간이 있고, 광릉으로 가는 구간은 계단이서 길 건너 광릉으로 휠체어 사용자는 갈 수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 없어서 국민안전신문고 앱으로 접근성 관련해 민원을 제기했다. 며칠 후 개선한다는 답변이 왔다. 제6경은 고사리 숲길이다. 고사리 숲길엔 숲속 도서관이 있어 잠시 머물며 책을 볼 수 있는 사색의 장소다. 제5경, 산새소리 정원엔 새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새들도 쉬어가는 산새소리 정원에서 눈감고 새소리에 집중해 본다. 제4경 나물정원을 지나고 능내교를 건너 제3경 사계찬미 구간을 지난다. 제2경은 전나무 복원 숲이다. 이곳을 지나니 제1경 맞이길 정원이다. 드디어 광릉숲길이 끝남과 시작 지점이다. 3키로 남짓 광릉숲 길을 걷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땡볕에 숨쉬기조차 버거운 여름. 장맛비는 남쪽에 머물다 소멸돼 무한 더위가 반복된다. 한차례 소나기라도 뿌려줘야 열기를 식혀 줄 텐데. 폭염에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이성의 감정이 녹아내릴 것 같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거리두기 4단계엔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이런 시국에는 렌선이나 사진, 글로 떠나는 무장애 여행으로 대신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는 길

장암역에서 의정부 장콜 즉시콜 이용해

포천 국립수목원 까지 

국립수목원에서 포천 장콜 즉시콜 이용해 의정부역 까지

의정부 장애인 콜택시 031-1577-2515

포천 장애인 콜택시 031-536-2000     


-접근 가능한 식당

수목원 내 카페 및 봉선사 입구 식당가 이용     


-접근 가능한 화장실

수목원 내 다수

광릉숲길엔 화장실 자체가 없다.     


-무장애 여행 팁

국립광릉수목원은 예약제로 운영돼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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