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 아이의 하루
퇴근하고 나오면 대략 6시 20분쯤 일까?
퇴근길에 다원이랑 5006번 버스를 탔다.
마을버스도 있지만 사이즈도 작고 자석이 적어서
서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빨간 버스를 탄다.
5006번 버스 안에서 다원이가
"엄마 너무 배고파"
그날은 가지고 있는 간식이 없었다.
"다원아 조금만 참아 집에 가서 저녁 먹어야지"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고 우리 집 아파트까지 걸어 올라가는데 5분 정도 걸릴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 우리 집으로 들어간다.
집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손을 닦고 다원이는 직접 유치원 가방을 정리하는데
그날은 다원이가 가방을 정리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 어휴~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 "
다원이의 말에 웃음이 픽 나왔다.
너도 오늘 하루를 열심히 버텼구나. 아침에는 조금 더 자고 싶었지만 씩씩하게 일어나서 유치원도 가고 집에 가는 길에 배가 고팠지만 열심히 참아서 집에 왔구나.
다원아! 엄마도 아빠도 아침에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어. 그렇지만 정해진 약속 같은 거야. 일어나서 회사에 일을 하러 가는 거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실컷 잠잘 수 있는 주말이 또 돌아오잖아?
그렇게 간혹 별로인 하루도 또 세상에서 제일 지옥 같던 하루도 버티고 하루하루가 지나가면
또 기분 좋은 하루가 오게 되는 게 삶인 것 같아.
엄마도 눈물이 많이 났던 하루들도 지나갈 일처럼
잠을 자고 밥을 열심히 먹었더니 어느 날은 눈물 나게 행복한 날이 생기더라고
바로 다원이랑 아빠를 만나게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