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리 Jan 03. 2022

당신과 나. 인생은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흘러간다

<2022년 첫 그림>





나는 너무 단순해서 별거 아닌 일에 꽁해지곤 한다.




아마 당신을 향한 마음이 커서 나는 당신 앞에선 더 속이 좁은 인간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꽁해지는 시간은 오래가지 못하지, 휴대폰에 흘러나오는 노래에도 나는 금세 기분이 좋아져서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오곤 해. 나는 내가 단순해서 참 좋아. 슬픔과 괴로움보다 내 삶에 즐거운 일들이 참 많기 때문이야.




당신은 참 답답해. 말을 못 알아들어서 3번 이상은 얘기해 줘야 하고, 리모컨은 분명히 소파 근처에 있는데 찾지를 못하지. 눈앞에 있는 걸 왜 보지 못할까?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짜증을 내곤 해. 사오정과 함께 사는 건 꽤 피곤한 일이거든!




그래도 당신이 참 좋아. 나를 생각하며 꽃다발을 사주는 마음을 가졌고, 편의점에 가면 내 생각이 났는지 초코칩 쿠키를 꼭 사다 주잖아. (그리고 자기는 초코칩 쿠키를 싫어하지만 나 때문에 일부로 사 오는 거라고 생색까지) 생색내는 건 감점 요인이지만 내 눈에 그 모습까지 귀여우니 감점은 하지 않겠어.






며칠 전,​​​


2013년에 썼던 글이 눈에 들어오더라.













​2013년도 내 나이 21살, 9년 전 내가 당신을 생각하며 썼던 글인데 정말 말하는 대로 되는구나. 오늘 하루 종일 열심히 밥을 지었다. 주말에 나가지도 않고 밥 차리고 잠자고 일어나서 밥 차리고 그러다 보니, 지금 이 시간 헐. 진정 밥순이가 따로 없네. 하지만 난 밥순이 좋아. 내가 당신을 위해서 밥을 차려주고 당신은 내가 해준 밥을 맛있게 먹잖아. 그럼 됐지.



말하는 대로 된다고 하니 오늘은 10  

미래의 일상을 상상해 볼까?



우리가 원하던 조용한 곳에 우리만의 집을 지었어. 작고 아담하지만 속은 따뜻하고 포근하지, 집안에 채워진 가구들은 당신이 직접 나무를 깎고 오래 시간  만져 만든 것들이야. 부엌에 있는 작은 도마까지 당신 손이 가지 않은  없어. 당신 솜씨가  괜찮거든. 나는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고 당신은 거실에서 요리하는 나를 보고 웃는다.

​​​



옆에서 게임하는 남편에게 물었다.

​​​



“당신은 10년 뒤, 우리 모습을 상상해 봤어?

어떨 것 같아?”


​​​​​​


“음.........................​

좋은 차 타고.....”


​​​​​​​​​​




부부가 동상이몽이구나. 하하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산타는 누구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