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원장님 담당 아이들을 수업해야 했다.
현재 학원 선생님들이 모조리 도망 나가는 상황인데 나는 모두가 움직일 때 반대로 내 자리를 지킨다. 혼란스러울 때 우직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직원을 챙겨주는 대표도 있지만 반대로 호구로 보는 경우도 많더라. 나는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원장님에게 제시한다. 월급 인상, 퇴직금. 어쩌면 난 기회주의자일지도 몰라, 호구처럼 그리 착하게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열심히 일 할 거고 그만큼 받아야 된다.
어제 수업하게 된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또래에 비해 많이 어리숙하다. 장애라고 하기엔 과하고(마치, 도장 쾅쾅 찍히는 것 같아) 이런 경우는 발달 지연으로 말한다. 그 아이는 1학년 아이들 중에서 가장 예의가 바르고 순수한 아이라 사랑을 많이 받는다. 통통하고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모든 선생님이 좋아한다.
어제는 아이가 수업에 들어오고 싶지 않다며 밖에서 울고 있었다. 나중에 전해 들은 이야기는 또래 여자 친구가 “못생기고 뚱뚱하다며” 계속 놀린다고.
다른 친구들은 그 친구를 놀리지 않는다. 딱 한명! 똑같이 못생긴 뚱뚱한 여자아이가 그 친구를 놀린다. 바로 눈앞에서 “아 진짜 못생겼어. 뚱뚱해” 혐오스럽다는 표정이다.
내 앞에서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하마터면 “얘! 너도 뚱뚱하면서 왜 그러니?” 할뻔했다. 가끔 미운 아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속에서 어린아이가 올라온다. “야. 너도 똑같이 당해볼래?” 그랬다간 철컹철컹 잡혀갈지도 몰라. 마음을 누르고 “친구한테 나쁜 말하면 친구가 상처받지 않겠어? 그런 이야기를 네가 들으면 어떨 것 같아?”
내 말에 아이의 답은 “저는 괜찮은데요?”
못난이가 못난이를 보며 못생겼다고 놀린다. 못난이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이 이들에게 못난이 취급을 받았을 텐데 왜 누군가에게 똑같이 못났다고 놀릴까? 어쩌면 내가 너보다는 덜 못났다고 생각하며 자위하는 건가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못난 얼굴보다 더 못난 건 마음에 있지 않을까. 나는 못생긴 외모보다 가끔 못생긴 외모에 갇혀서 생각도 모질게 하는 사람을 보며 아쉬움을 느낀다. 그런 사람들은 예쁜 얼굴을 가진 누군가를 동경하며 마치 신을 보듯 환호한다. (우리 언니는 너무 예뻐! 사랑해요! 인스타그램에 그런 댓글 엄청 많다.)
진짜 예뻐지려면, 심상부터 하나하나 뜯어고쳐야 될 것 같다. 아 근데 너나 잘하세요. 내 심상이나 잘 다지고 살아야겠다. 예쁘게 나이 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