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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 Dec 22. 2022

겨울에 이렇게 먹고 지내요.






달큰한 배추 겉절이랑 바몬드 카레



실한 배추에 소금 팍팍 넣고 절인다. 사실 그 과정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만, 모두 그렇게 하니까. 나도 한다. 양념은 고춧가루, 마늘, 까나리액젓, 설탕 마지막에 참기름 쪼르륵 - 그 정도만 넣어도 맛있다.



나는 카레를 그다지 안 좋아하지만 레시피가 간편하다. 그래서 자주 한다. 남편도 좋아하고.




토마토 가지 파스타




1년 전부터 전기밥솥을 안 쓰고 있다. 대신 형님이 주셨던 압력밥솥이 꽤 요긴하게 쓰인다.

밥도 빨리 돼서 식사때마다 만들어 먹는다. 대신 보온 기능이 없으니 오전에 해먹고 남은 밥은 저녁에 볶음밥이나 국이랑 함께 먹는다. 식어도 맛나다. 이 얘기를 왜 했냐면 저녁에 밥을 다 먹고 나면 남편은 회사 가고, 아이는 학교에 가면 내가 먹을 밥이 없다.

​​

그럴 때 간편하게 파스타를 해먹는다. (어쩔 수 없이) 그래서 만들었다. 토마토 가지 파스타, ​


건강하고 슴슴한 맛.



​​​


따끈한 떡국과 매운 멸치볶음



떡국을 좋아한다. 쫄깃한 식감도 좋고, 따끈한 떡국을 먹으면 엄마가 떠오른다. ​


한참 병원에서 입맛 없던 엄마는 아산병원 지하 1층에서 떡국을 사드셨다. 밥은 안 넘어가도 떡국은 넘어간다고. 그때는 의아했는데 이제 왜 넘어가는지 알 것 같다. ​


수저 하나에 떡 하나.

김치 하나 올려 먹으면 맛있으니까.​


떡국이 맛있으면 엄마 생각이 더 난다. 꿀떡하고 목구멍으로 떡을 넘기면 꿀떡하고 위로 눈물이 올라온다. 남편에게 “우리 엄마가 떡국 정말 좋아했는데” 눈물 대신 옛이야기를 한다. 아마 떡국 먹는 날마다 남편에게 몇 번이고 그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그는 이미 내 마음을 알고 나를 향해 살짝 미소를 보낸다.


내 딸 다원이도 떡국을 좋아한다.

떡국 먹는 날에는 꼭 “엄마 더 없어?” 묻는다.



돼지고기 가지 덮밥 그리고 딸기




가지는 호불호가 강한 재료라는데, 난 좋아한다. 어릴 적에는 입도 안 댔고 엄마 돌아가시고 먹기 시작했다.


​​

집 앞 작은 반찬가게에서 가지나물을 구매했다. 가끔 계란말이도 사고. 근데 내가 알던 가지나물이랑 다르게 식감이 살아있고 자기 안에서 달큰한 즙이 팡! 터져 나왔다. 지금껏 먹은 건 여름 햇볕에 다 녹아버린 거시기? 아.. 딱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그만큼 축 늘어지고 물컹해진 가지는 맛이 없다는 뜻.


​​

“너무 푹 익히지 않기” 가지 요리에 가장 큰 꿀팁이다.





고구마 간장 닭조림 배추 된장국




겨울에 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배추 된장국 아닐까.


하루 종일 추위와 싸우다 와도 된장국 한입이면 얼었던 몸이 녹아내린다. ​


오래전 텐텐씨와 배추 된장국 이야기를 했었다. ​​


“지금 뭐 해요?”

“된장국 끓여요. 배추 된장국”

“우와 맛있겠다 보내줘요. 저희 집으로”

“집 앞으로 보내면 배추 도령 얼어요”


당시에는 배추 도령 드립이 뭐가 좋다고 새벽에 혼자 실실거리다 잠이 들었다. 이제 배추 도령 배달은 필요 없다. 함께 밥을 먹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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