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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면 가볼 만한 '인서울 카페 순례길'

2022년 올해 서울의 개화 시기는 3월 마지막 주로 예상된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인 만큼 여의도, 석촌 호수 등 서울 시내 유명 벚꽃 명소는 매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전에는 북적북적한 서울 시내와 다양한 명소들을 다녔다면, 이번 봄은 인파를 피해 커피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공유된다는 '봄 시즌 카페 순례길'을 따라가 보자. 


유서 깊은 커피 전문점부터 ‘뭘 좀 아는 사람들’이 찾아가는 카페까지, 근본 있는 커피와 봄 꽃놀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서울의 숨은 명소 세 군데를 추천한다. 


신촌 안산 자락길-미네르바


안산은 서대문에 있는 해발 296m 높이의 산이다. 걷기 좋은 ‘안산 자락길’에는 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벚꽃 산책로가 있다. 정상까지 한 시간 이내로 오를 수 있고, 도심 속 산답게 서대문구청, 봉원사, 연세대학교 등 사방에 등산로 입구가 있어 등산 초보자들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안산 자락길을 따라 걷다가 신촌동 연세대학교를 방문하는 것도 봄 시즌 숨은 산책 코스이다.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앞에서 출발해 안산 벚꽃길을 충분히 즐긴 후, 안산 산책길을 통해 연세우유 서울 사무소와 체육대학 기숙사인 우정원이 있는 출구로 나오면 화사한 캠퍼스를 만날 수 있다. 언더우드관 옆 동주길과 중앙 도서관 뒤편의 또 다른 벚꽃 길을 걸으며 오래된 정취와 대학교의 푸릇한 기운을 느끼며 산책을 마무리할 수 있다.

여전히 싱그러운 연세로를 걷다 보면 70년대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던 낭만적인 ‘미네르바’ 원두커피 전문점을 마주칠 수 있다. 


미네르바는 1975년에 오픈한 ‘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원두커피 전문점’이다. 2015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한국 원두커피의 원조, 혹은 ‘사이폰 커피’의 원조로 불린다. 단순히 오래된 향수를 넘어 맛있는 원두커피를 판매한다. 


이곳의 시그니쳐는 창업주가 고수하던 플라스크 커피, ‘사이폰 커피’이다. 테이블 위에서 직접 내려주어 원두의 향을 배가한다. 일반 드립 커피보다 깔끔한 맛과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다.


소설가 성석제는 ‘쏘가리’라는 소설에서 ‘그곳을 클래식 음악보다는 커피향이 더 인상적이고, 커피향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알코올램프였고,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구석 자리에서 눈을 감고 인상을 쓰고 있는 70년대식 낭만주의자들이었다’라는 문장으로 미네르바를 묘사한다. 70년대 대학가의 낭만과 진짜 맛있는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미네르바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안양천-인크커피


안양천 제방은 봄이면 벚꽃이 만발해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안양천 둔치의 자전거 길 위쪽, 금천, 구로 지역 제방은 벚꽃이 터널을 이룬다. 다른 벚꽃축제에서 보이는 판매 좌판이나 음식 냄새가 나지 않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원래 자전거족과 가산디지털단지의 직장인들 사이에서만 공유하던 숨은 명소였다. 


안양천의 진가는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의 제방길에서 발견할 수 있다. 5~10분 간격으로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국내선 비행기가 하늘을 낮게 가로지르는 모습도 볼 수 있어 여행에 목마른 사람들에게는 벚꽃길에 앉아 여행의 기억을 추억해 보기에도 좋은 장소다. 금천구의 벚꽃로보다 풍성하고, 초록과 어우러진 이 벚꽃 터널은 낮 시간 뿐 아니라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에도 절경을 이룬다. 회사원들이 다 빠져나가고 조용해져 자연의 물소리와 함께 한적하게 산책하기 좋다. 


한적한 벚꽃 산책길에 들어가기 전, 인크커피에 들러 기분까지 좋아지는 진한 커피를 테이크 아웃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안양천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인크커피는 작년 9월 오픈 후 입소문만으로 그야말로 ‘핫플’로 부상했다. 공간이 주는 압도감 뿐 아니라 인근의 직장인들 사이에서 고급스러운 커피 맛과 사용되는 식재료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의 빵과 커피로 유명하다.


공장을 개조하여 만든 이 카페는 원형의 중앙정원, 인크커피에서 직접 수입한 생두를 로스팅 하는 로스팅 팩토리, 루프탑, 야외 정원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계의 직선과 자연의 곡선이 어우러져 있어 방문객들은 도심 속 오아시스라고 말하기도 한다.


매장 내에서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고 있으며, 여타 카페들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방문객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게 다양한 음료를 제공한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론 자카파 밀크’이다. ‘자카파’란 과테말라의 ‘자카파’시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럼의 이름이다. 이 럼을 담는 자카파 오크통 안에 숙성 가공한 생두를 직접 로스팅 후, 인크만의 방식으로 만든 시그니처 음료로, 논알콜이지만 깊은 원두와 럼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시그니처 음료와 커피 메뉴가 있으며, 내부 베이커리에서 매일 아침 굽는 다양한 빵과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한편, 인크커피는 벚꽃 개화 시기를 맞이하여 핑크색 레몬에이드와 아포가토를 한정 판매하고 있으며, 4월까지 필름 카메라를 증정하는 포토존 이벤트도 진행한다. 명소인 만큼 아메리카노 대신 시그니처 음료와 시즌 한정 메뉴를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당인리 발전소 벚꽃길-스타벅스 상수역점


망원과 합정 사이의 당인리 발전소 벚꽃길은 번화가 속 숨은 명소이다. 홍대 근처에 있어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젊음과 낭만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서울 시내 한복판의 벚꽃길이지만 비교적 붐비지 않는 ‘숨은 명소’로 여유로운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당인리 발전소’는 국내 첫 화력발전소인 서울화력발전소를 부르는 이름이다. 이곳은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하나 둘 생겨 볼거리가 많으며, 벚꽃길을 따라 카페와 맛집, 다양한 소품샵이 들어와 문화 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당인리 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상수역이다. 벚꽃길을 따라 걷다가 지쳤다면 현대인들의 쉼터, 스타벅스에 가서 봄 메뉴를 즐겨 보자. 스타벅스는 벚꽃 시즌을 맞이하여, 21일 ‘미드나잇 베르가못 블루’를 비롯해 벚꽃 시즌 음료와 푸드, MD 상품을 선보였다. 


봄의 절정을 알리는 ‘미드나잇 베르가못 콜드 브루’는 지난해 벚꽃 시즌 한 달 동안 100만 잔 이상 판매된 음료로, 고객들의 재출시 요청에 따라 올해 다시 한번 선보인다.


‘미드나잇 베르가못 콜드 브루’는 달콤한 화이트 초콜릿과 화사한 베르가못 향이 콜드 브루와 어우러지는 음료로, 보랏빛 색과 콜드 브루 커피의 색이 조화를 이루며 벚꽃이 만발한 봄의 야경을 형상화했다. 

벚꽃길과 어울리는 티와 라떼 음료도 새롭게 선보인다. 


캐모마일과 민트 블렌딩 티, 레모네이드, 망고스틴을 조합, 벚꽃을 형상화한 무설탕 캔디 토핑으로 벚꽃 피는 계절의 설렘을 표현한 ‘핑크 크리스탈 캐모마일 티’와 산뜻한 딸기 라떼에 부드러운 폼을 올리고 쌉싸름한 말차 샷으로 마무리한 ‘딸기 드림 말차 라떼’도 다음 달까지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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