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너무 두려워 하진 말자.
어 느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실 뒤편에 걸려있는 액자.
[닥치는 대로 살아라]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고 있던 중소기업 사장은 꺼져가는 아버지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서 계속 말을 걸고 있었다.
"아버지 요새 사업이 이러저러해서 많이 힘듭니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
"아버지 들으셨어요?"
"헉헉 야 인마 닥치는 대로 살아 인마~"
이게 마지막 유언이다.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던 사장은 불필요한 고민을 버리기로 한 뒤 이 말을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고 본다고 했다.
오늘 아침 차에서 버스커버스커 노래를 들으며 운전하는데
새삼 노래가 매우 자유스럽더라고.
언젠가 비틀스에 빠져서 허우적 됐을 때 느꼈던 그런 비슷한 기분이 들었어.
진지하지 않고, 장난치는 것 같다.
내 귀에는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지들 마음대로 부르는 것처럼 들린다.
그 부분에서 비틀스와 같았다면 큰 과장은 아닐 것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일약 세계적인 가수가 되었음에도
후속곡 젠틀맨은 이어지지 못했다.
그것은 대표곡도 아녔기에 닥치는 대로(?) 놀듯 만들었다면
젠틀맨은 흥행 재현을 위한 최고의 전문가들이 정밀한 분석으로 공식을 따랐던 것이다.
그런 방식은 기본은 할지 몰라도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지 못했다.
닥치는 대로 산다는 게.
그것이 꼭 흐지부지한 걸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는 누군가 만들어놓은 공식에 맞춰 남의 옷 입길 노력한다.
그것은 내 방식이 아니다.
우연히 내 몸에 잘 맞을지 몰라도 대개는 어색할 뿐이다.
지금 하는 일이 보잘것없고, 앞날에 실패가 훤히 보인다 해도
재미있거나, 몰입되거나, 흥미를 느낀다면
그것은 맞춤옷을 만들고 있는 중이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 있겠어 없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