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창한오후 Dec 15. 2016

당황하면 진 거다.

의연하게.. 의연한 척..

당황하면 지는 거다.

살아온 뒷 길을 돌아볼 때
그때그 내가 있어야 할 위치 선정에 장애가 있었음을 알다.




이등병 시절,
자대 배치받고 얼마 안  짧은 에피소드다.


 "상황병~! 상황병~!"
대답 없어 답답했던 일직사령 대위가 전투화를  집어던졌다.
난 연대 작전병이라고 들었을 뿐 아직 그것도 뭔지 모는데..
상황병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었다는 거.
긴장으로 얼은 상태에서 머리가 핑핑 돌아간다.


 '아! 여기가 상황실이다.  그럼 내가 상황병?'


이때 생긴 호칭들을 나열하행정병, 계원, 작전병, 교육병, 근무설 때 초병, 작업할 때 작업병, 비밀취급 요원, 비전투원, 차트를 쓰는 차트병 외 엄청 많다.

나는 한 사람인데 호칭은 끝도 없이 늘어간다.

뉘 집 막내아들, 누구 동생, 삼촌, 결혼하니 누구 아빠, 누구 신랑, 사위, 이모부, 고모부, 물건 살 땐 고객님.


일정치 못한 인격도 호칭마다 석이 죽고, 기가 살며, 거만과 겸손을 왔다 갔다 한다.



나는 누까?
서 있는 여기에 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가!


하루에도 포지션은 계속 바뀐다. 느끼지 못면서도 상황에 맞게 사는 것이 본능인 것 같다.
헬스장에서는 회원, 저녁 한잔할 때단골손님. 

손님도 친절한 손님도 되고 어떨 땐 진상 손님.




'고 김근태 선생'은 자신을 끔찍하게 고문하던 수사관들이 쉬던 시간 사적인 대화 엿 들었는데
그 순간에는 애들 진학 걱정, 마누라 싸운 얘기 생일 선물 뭘로 살지 같은 이야기를 하는지극히 평범한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영화 '남영동'에서는 이를 모티브로 잘 나온다.


우리는 그렇게 카멜레온보다 더 빠르게 바꾸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포지에 색 변화가 둔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당황된다.


군대처럼 낯선 곳에 격리됐을 때,

새로운 직장 첫 출근 했을 때,

그럴 때마다
 '나는 누구인가? 또 여긴 어딘가?'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또 실수를 하고 있진 않나?'


이렇게 중심 없이 어지럽다면 자연스러운 척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불편한 사람 여럿 태우고 정해진 시간에 도착해야 하는 곳으로 운전하고 있었다.

급히 가던 중 길을 잃어 매우 난했는데.. 

당황한 나머지 "큰일 났다"라는 말을 뱉고 말았다.
동행하던 사람들도 늦어질까 한 나머지 한 마디씩 했지만 길은 곧  찾을 수 있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한 바퀴 돌았으면 아무도 몰랐을 텐당황해서 쓸데없이 내 약점을 보이게 된 사례이다.   


사람들은 본인에 대한 고민이 커서 내가 실수를 하는지 괴로워하는지 관심이 없다.

그냥 어떤 상황에 걸려들어 쫓기는 마음이 들거나 당황될 조용히 자연스럽게 넘어자.

그러면 아무도 모르게 대부분 문제는 해결된다.  


@의연한 척@도 기술이다.


개콘의 유행어처럼

"당황하지 않고 명치를 팍~! 끝"





매거진의 이전글 중3 아들 키우는 아빠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