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생존자, 비주류, 코미디언, 크리에이터 애나 아카나의 메시지
https://www.youtube.com/watch?v=MKW15fFCocA&t=16s
2007년, 애나 아카나는 열세 살이었던 동생 크리스티나를 자살로 잃었다. 꼬박 2년 뒤, 애나는 슬픔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았다. 바로 코미디였다. 그때부터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본인의 창작열을 발산하고 타인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년 현재, 277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애나의 재기 넘치는 유튜브 채널을 시청한다.
미국 사회의 비주류로서 애나 아카나는 유튜브를 통해 직접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고양이 5마리의 집사이자 본투비 집순이 애나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 열심히 대본을 쓰고 연기하고 영상을 편집했다. 각본을 쓰고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었다. 노래를 부르고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그렇게 런칭한 뮤직비디오는 12개다. (퀄리티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2018년에는 자신이 바이섹슈얼이라고 커밍아웃했다.
애나의 채널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섹스를 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3가지'(조회수 1114만), '피임약을 챙기자'(조회수 672만), '남자들이 아시아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조회수 628만), '얼굴에 잘 바르는 법'(조회수 456만)를 비롯한 애나의 영상들은 대부분 웃기고 도발적이지만 그 안에는 한결같이 깊은 메시지가 있다. 바로 "나의 가치는 오직 나만이 결정한다"라는 것.
이 책에서 애나는 낮은 자존감과 싸우며 세상에서 홀로서기까지의 우여곡절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자존감, 돈, 일, 성생활에 이르기까지 신선하고 재밌는, 어렵게 직접 얻은 조언들을 제공하며 연애의 현실, 여자들의 우정, 꿈을 이루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는다. 이는 애나가 크리스티나를 비롯해 험난한 인생 여정을 앞둔 모든 동생들에게 바치는 이야기이다.
동생이 죽고 많은 일이 있었다.
2007년, 내 동생 크리스티나는 겨우 열세 살이었다. 살아있다면 한창 20대, 술도 마시고 운전도 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은 동생이 죽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저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 어디론가 떠난 느낌이다. 마치 헤어진 연인처럼, 오랜 시간 매일 함께하던 사람과 영영 못 보는 사이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친구이자 룸메이트, 인생의 한 구간을 통째로 함께 한 사람이 그렇게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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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가 죽고 나는 무너져 내렸다. 가족 모두 마찬가지였다. 꽤 오랜 시간 함께 허물어져 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다시 주워 맞추려 해도 파편들이 너무 들쭉날쭉해서 도저히 짜 맞출 수 없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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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그 처절한 나날들을 거쳐 어떻게든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러자 엄청난 것이 찾아왔다. 코미디였다.
내 슬픔을 치환할 새로운 통로를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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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비로소 내 입으로 크리스티나에 관한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죽 크리스티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맙소사. 그러고 보니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동생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몇 년 전에 각본을 쓴 웹 시리즈 <라일리 리와인드Riley Rewind>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소녀가 반 친구를 자살로부터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심지어 그때 나는 동생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자각도 없었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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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어느새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수 없이 동생 이야기를 꺼내고 나누다 보니 날카로웠던 파편들이 어느새 닳고 닳아 더는 아프지 않았다.
크리스티나 이야기를 하고, 젊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영상을 만들어내면서 내 상처도 아물었다. 동생의 죽음은 이제 나를 따라다니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앞으로 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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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크리스티나는 내가 하는 모든 일의 원동력이다. 이 책은 동생에게 영감을 받아 쓴 책이 아니라, 동생을 위해 쓴 책이다. 내가 동생에게 해주고 싶던 이야기의 모음이자, 지난 10년간 몸소 배운 것, 내가 저지른 모든 실수, 그 과정에서 치열하게 얻은 교훈이다. 또한 창작, 사랑, 야망, 돈, 일, 그밖에 종잡을 수 없던 모든 감정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 책은 동생이 살아있었다면 해주고싶었을 이야기, 그리고 방황하는 모든 젊은 친구들에게 닿길 바라는 조언을 모아 만든 결과물이다.
- <슬프니까 멋지게> 서문 중에서
애나는 자신을 '언니'로 포지셔닝하는 데 스스럼이 없습니다. 자신이 어린 시절 겪은 실수와 흑역사를 펼쳐 보이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동생들'에게 자존감, 우정, 섹스, 일, 돈에 관해 조언을 쏟아냅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언니'라는 호칭을 붙이려먼 어느 정도 나이가 있어야 하거나 아주 지적이거나(학벌이 좋거나) 권위가(혹은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동생을 위해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는 일, 자신이 겪은 실수를 모두 털어놓고 나의 실수를 거울삼아 동생이 더 나은 선택을 하기를 바라는 일,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는 일, 그게 언니들이 하는 일 아닌가요? 그렇다면 애나를 언니로 부를 이유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애나 아카나는 2011년부터 무료 10년 가까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계속 성장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독자는 꾸준히 증가해 277만명, 제가 작년부터 구독을 시작했는데 그 와중에도 계속 증가하더군요. 반짝 스타보다 오랫동안 크리에이터의 삶을 지속하는 것이 더 어려울 텐데 그것을 해내고 있는 사람이죠.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는 애나 아카나에게 언니의 자격을 물을 필요는 없겠죠.
애나 아카나의 자서전 《슬프니까 멋지게, 애나 언니로부터》는 현재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77만 구독자를 보유한 애나의 창작 방식을 시도해볼 수 있는 크리에이터스 노트, 영원우표를 포함한 편지지 세트는 오직 텀블벅 후원 기간에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텀블벅 프로젝튼 3월 14일에 마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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