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방면 활동가들'의 시작

우리는 어깨너머 배운다

by 책덕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 기억난다. 쌀쌀한 날씨였고 만나기로 한 카페에 내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 (우리는 요즘에도 종종 그 카페에서 모인다.) 그레이스, 코작가, 민트리 이렇게 셋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셋의 접점은 오직 한 명, 림쥬였다. 어느 날, 림쥬는 따로 따로 만나던 셋에게 함께 모여 서로에게 잘하는 것을 배워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평일 시간이 자유로운 우리 넷이 모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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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했지만 편안한 첫 모임이었다. 림쥬라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아마 우리가 마음을 금방 열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내가 이 모임 바깥에서 세 사람을 처음 만나볼 일은 이제 없겠지만 만약 우리가 그렇게 만났다면 지금처럼 대화를 하며 서로를 대하는 관계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람을 처음 만날 때의 마음가짐이란 그렇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을 살면서 여러 번 가져보기도 참 어려운 일이다.


처음에는 서로를 잘 알지 못해서 이 모임이 무엇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고, 아마 뭐라도 되겠지 생각하며 시작했던 것 같다. 약간의 배려와 탐색을 동시에 하면서. 우리는, 순수하게 노는 모임도 아니고 그렇다고 진지하게 뭔가를 배우는 모임도 아닌 모임을 시작했다.


돈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닌데도 정말 마음을 다해 알려주고 조언하고 칭찬을 해주었다. '마음을 다한 가르침(이라는 말을 쓰기 싫은데 더 적확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이라는 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앞에 선 사람들에게 마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8개월 동안 마음을 다해 가르치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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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에 그림 그리기, 스콘&호두파이 베이킹, 성경 공부, 나의 한국 현대사 읽기, 유화, 글쓰기, 이모티콘 만들기, 라탄 바구니 만들기, 사진 수업, 애니어그램, 스노클링, 동아서점 탐방, 고양이 집사 체험 등등. (만남 초기에 태어났던 아깽이들이 지금은 폭풍 성장을 했다.)


여러 가지를 함께 했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하고 싶은 것이 엄청나게 많다. 작사, 아카펠라, 작곡 기초, 프랑스 자수, 시쓰기, 천연화장품 만들기, 꽃꽂이, 클라이밍, 랩배틀...


그리고 그중 한 가지, 팟캐스트! 우리는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은 10월의 어느 날, 첫 번째 팟캐스트를 녹음했다. 처음 해보는 거라 어설펐지만 그레이스가 음악을 만들고 림쥬가 진행을 하고 코작가가 프로필 그림을 그렸더니 그럴싸해졌다. 민트리는... 티는 별로 안 나지만 뭔가를 하긴 했다. (쓸모 있어 지려고 노력 중-)


꼭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만나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얘기 나눌 수 있는 모임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집중하고 있는 예술 비스무리한 것에 대해 진지하게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예술가'라는 명칭이 그저 '예술을 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을 텐데도, 아직 우리는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칭하기가 쑥쓰럽다. 그저 '예술 방면 활동가'라는 명칭에 만족하며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나눈다. 알 수 없는 누군가를 신경 쓰기보다는 우리 넷에게 즐거운 것을, 즐거울 때까지, 즐겁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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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방면 활동가들 http://m.podty.me/pod/AR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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