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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RETOURE A DAY

산 넘어 산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by DAWN

아침의 휴대폰 알람 소리가 아닌 창문 밖의 시끄러운 공사 소리가 또 나를 깨운다. 따갑고 사나운 소리에 잠에서 깨 아침부터 기분이 그리 상쾌하진 않다.

이틀 전엔 시험이 끝났는데 시험이 끝나고 나면 난 또 뭘 해야 하나 불안함에 휩싸인다. 무언가에 몰입하기까지가 힘들다. 시험 결과가 안 좋으면 난 그 시험을 또 준비해야 하고 시험 결과가 좋으면 다른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느낌으로 보아 또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지쳐하기가 싫어진다.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면 될 것 같은데 그 하나하나가 산 넘어 산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처럼 옆에서 누가 이렇게 저렇게 해라. 다음에는 이런 방법으로 해라. 하는 사람도 없고 맨날 듣던 것 같은 걱정의 잔소리 조차 이젠 귀하다. 다 내가 알아서 해야 하고 아무도 신경 써 주지 않는다. 근데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엔 많다는 것이다. 다들 나 같은 심정일까.

무기력하고 쳐지지만 나 자신을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머릿속으로는 아침에 일어나면 매트 깔고 운동한 다음 밥 먹고, 씻고, 독서 조금 하다가 이후부터 쭉 공부해야지. 생각하지만 일어나면 휴대폰부터 찾게 된다. 눈은 떴지만 이불에서 벗어나는데 1-2시간은 걸린다.

다시 다짐해 본다. 내일부턴 일찍 일어나 내 계획대로 실행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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