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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RETOURE A DAY

이불속 고양이

느낌 좋다

by DAWN

내가 사는 집에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다. 그중 한놈은 아깽이 시절부터 아무것도 없는 이불을 파는 행동을 많이 하며 놀았는데 커서도 똑같다. 오늘 잠에서 깰 때쯤 내 발 밑에서 고양이가 또 이불을 파는 소리가 들려왔다. 등을 구부려 앞발로 열심히 이불을 파서 내가 덮고 있는 이불속으로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고양이는 내 두 발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이불을 들춰보니 반짝거리고 동그란 두 눈동자가 날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아주 귀여웠다. 발에 닿는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이 좋아 그 상태로 조금만 더 있고 싶었다.

두 발로 고양이 몸을 쓰다듬기도 하고 발을 오므려 고양이 몸에 내 발을 갖다 대기도 했다. 고맙게도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주었다. 얼마 전 시끄러운 공사 소리에 눈을 떴을 때와 달리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도 날 이렇게 깨워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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