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칼 세이건
옛사람들은 하늘의 별자리를 보며 그 규칙을 찾아 시기를 가늠했다고 한다. 따라서 천문학이 관측과 수학과 문자(<규칙을 찾으려면 기록해야 하니까)의 발달에 크게 이바지한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어찌 보면 이상한 사상이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대체적으로 경험 법칙에 의존하던 과학의 영역을 신비주의와 미신이 치고 들어온 것이다.”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치를 때 배웠었다. 구석기를 지나 신석기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농경을 하기 시작했고 농사가 잘 되기 위해 자연에 제사를 지내거나 토테미즘, 애니미즘, 샤머니즘을 믿기 시작했다고. 계급이 없는 평등했던 구석기시대를 지나 농경을 시작하는 신석기가 되면서 사람들은 농작물을 매일 관리하기 위해 노동력이 중요해졌고 정착생활을 하며 그들이 머물 땅의 소유권이 중요해졌을 것이다. 따라서 노동력을 얻기 위하거나 땅을 빼앗거나 지키기 위한 싸움도 생겨났을 것이고, 자신들의 부족의 안녕을 빌기 위해 더욱 그런 신앙 활동이 활발해졌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원시시대는 지났지만 여전히 세상의 진리보다 종교의 믿음이 더 중요시되었던 시대가 있었다. 케플러, 코페르니 쿠스, 튀고 브라헤 등 새로운 법칙을 발명한 사람들이 살던 시대였다. 이때에는 자신들이 발견한 법칙을 세상에 알리면 종교의 신념을 배반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굴욕, 모욕, 수치, 고문 등을 당하고 쫓겨나는 시대였다. 따라서 케플러는 자신이 우주 행성의 궤적을 알아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릴 수 없었다. 시간이 엄청나게 흐른 뒤에야 고등학생들의 교과서에 조금씩 그들의 연구가 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요하네스 케플러의 목표는 행성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천상 세계의 조화를 밝히는 것이었다. 그것은 36년이 지나고 나서야 이루어지게 됐는데 움직이는 물체는 다른 것의 방해를 받지 않는 한 가던 길을 계속 가려는 성질을 발견하면서부터이다. 이 성질을 ‘관성’이라 하고 이것은 행성에 적용되어 운동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달도 계속 직선으로 움직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지구의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달은 직선이 아닌 원에 가까운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데 이것이 바로 ‘중력’이다. 사과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이유도 바로 ‘중력’ 때문이다. 지구가 달을 끌어당기는 힘처럼 사과도 지구가 끌어당겨 떨어뜨린 것이다. 이것은 다른 행성인 목성에도 적용이 된다. 목성의 달들이 목성 주위를 궤도 운동하는 것은 목성에도 목성의 중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중력의 법칙을 최초로 알아낸 사람이 바로 아이작 뉴턴이었으며 뉴턴의 중력 법칙을 ‘만유인력의 법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만유인력의 법칙이 우주 어디서나 성립하는 범우주적 성격의 보편 법칙이기 때문이다.” (p.157)
“이 두 사람은(요하네스 케플러, 아이작 뉴턴) 비교적 단순한 수학 법칙이 자연 전체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지상에서 적용되는 법칙이 천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며, 인간의 사고방식과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이 서로 공명함을 밝혔다.” (p.160) 3장의 소제목이 왜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 인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각 장의 내용과 소제목이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정확히 일치한다. 한 장의 내용을 칼 세이건의 방식으로 요약한 것이 그 장의 소제목이라 해도 될 만큼 척척 들어맞아 무척 깔끔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