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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Jan 02. 2018

인도로 가는 길

힘들었지만 다시 가고싶은 길

인도를 여행하게 되었다.


인도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최근 경제가 급성장하고 세계 2번 째의 인구를 자랑하며 IT가 발달한 카스트제도와 힌두교의 나라, 그리고 소를 숭배하여 소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정도의 사전지식에서 인도여행을 준비하면서 막연했던 인도가 조금씩 구체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행이란 준비없이 그냥 훌쩍 떠나서 느끼는 것이란 분도 있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특히 해외여행을 할 때는 많은 준비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전 나의 글, '여행 소비 노하우'에서도 언급했듯이 10일 가까이 해외여행을 가려면 지출이 인당 300만원이 넘어가고 두 사람이 합치면 500만원이 넘어가는 지출을 하는 셈이 된다.


최근 100만 원 정도 하는 TV를 바꾸면서도 일주일 이상 대상 모델을 비교하면서 요모조모를 따진 뒤에 결정한 적이 있다. 그런데, 500에서 천 만원 가까이 드는 소비를 하면서 그냥 훌쩍 떠나서 그 지역의 랜드마크 앞에서 사진을 찍고 인증샷을 남기는 것은 나를 위한 여행이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행으로 만족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인도 방문지, 인터넷자료

하물며, 신비의 나라 인도여행 아닌가? 인도를 가기 전에 인도를 다녀온 사람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한 쪽은 인도를 가봐야 진정한 여행의 의미와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면서 지금까지의 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여행을 경험하려면 꼭 가봐야 한다며 추천하는 쪽과 다른 한 쪽은 그렇게 지저분하고 음식도 적응하기 힘든 나라를 왜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쪽으로 나뉜다. 여행을 갔다온 나의 입장은 전자다.


아무튼 인도 여행을 위해 나는 제법 많은 준비를 했다. 인도 영화와 유튜브 강의를 보고, 관련 서적을 읽고 그리고 내가 방문하는 지역에 대한 인터넷 정보와 먼저 여행한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고 정리를 했다. 바쁜 일상 가운데도 두 달 가까이 준비를 했다. 준비를 하는 동안 동서양 역사와 종교에 대해 더욱 흥미를 갖게 되어 기대에 부푼 여행이 되었다.


인도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면적의 33배가 되는 나라이고 대한민국과 같은 규모의 주가 29개로 구성되어 있다. 남북으로 3600키로, 동서로 3200키로나 되니 지역마다 기후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나라다. 종교는 80%가 힌두교를 믿고 15% 정도가 이슬람교 나머지는 자이나교 불교 시크교와 같은 종교들을 믿고 있다. 사용하는 언어는 3천개가 넘고 100만 이상 쓰는 언어 만도 30개가 넘으며 국가가 공용으로 지정한 언어만도 22개 언어다. 힌두어를 쓰는 사람도 60% 정도 밖에 안되니 인도 전 국민이 공통으로 쓰는 언어는 없는 셈이다.


이런 방대한 나라의 일부를 그것도 10일 미만의 짧은 여행으로 인도를 얘기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그래서 내가 본 인도는 인도 국민이 좋아하는 거대한 코끼리의 일부를 만진 장님의 얘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여행기는 내가 본 인도 여행기다. 어차피 사람들의 여행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사람이 미리 가진 지식와 경험 바탕에서 본 만큼 기술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인도를 보더라도 그 내용과 느낌은 적는 사람 수만큼 다를 수 밖에 없다. 마치 인도인들이 3억3천 각자의 다른 신을 믿듯이...


인도여행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인도여행이라서 그런가? 여행 전에 인도의 악명높은 열차나 비행기의 출발지연 사례를 많이 들어서인지 인도가는 비행기라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여긴 세계 최고의 공항이라는 인천공항이고 또 최고수준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대한항공인데... 3시간째 출발지연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뿐 아니라 인천공항의 짙은 안개 때문에 거의 전 노선이 지연되어 난리였다는 뉴스를 나중에 접하고 잠시 동안의 오해를 풀 수 있었다.


국민의 영적 아버지 간디, 인터넷자료


출발 게이트도 6번에서 5번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빨리 안내하지 않아 스스로 묻고 찾아서 출발 게이트를 찾아 왔다. 인도에서의 여행 일정도 바뀌어 여행 후반에 들럴 예정이던 바라나시로 먼저 간다는 얘기를 들은 터여서 뭔가 불안해하며 빨리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결국 4시간 이상 기다린 후에야 이륙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델리공항까지 8시간 소요 되었다. 우리나라와 시차는 3시간 30분 늦다. 30분 단위 시차를 적용하는 나라는 처음이다.


국적기라 기내에서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세계 최고수준의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친절한 서비스와 최신식 개인별 모니터를 이용할 수 있어 지루하지 않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4기간 늦게 출발한 불만이 곧 앞으로 펼쳐진 여행에 대한 기대로 묻혀 버렸다.


이동하면서 대한항공에서 제공하는 영화 두 편을 관람할 수 있었다. 하나는 인도영화이고 나머지 한 편은 국내영화였는데, 인도영화 제목은 '인도로 가는 길'이었다. 또한 귀국하면서 본 '빅토리아와 압둘'이란 영화를 포함해 보게된 인도영화 두 편은 영국지배하의 인도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영화였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 중 하나가 그 나라에서 만든 역사영화나 유명한 영화를 보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관람한 인도 영화 중 다음 영화 두 편은 꼭 봐야할 영화라 생각한다.

조다악바르, 인터넷자료

인도영화는 할리우드에 빗대어 인도 서부 해안 도시인 봄베이(지금은 뭄바이) 영화라 해서 발리우드 영화라고도 한다. 발리우드 영화의 특징은 뮤지컬, 콘서트, 무용이 합쳐져 나타나는게 특징인데, 이러한 인도영화의 특징과 역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영화가 '조다악바르'가 아닐까 싶다. 4시간 가까지 되는 러닝타임에도 전혀 지루함없이 인도영화의 특징을 느끼면서 힌두의 인도가 이슬람제국화 되는 과정을 무굴제국의 3대황제인 악바르와 그의 세번째 부인이 되는 조다를 통해 느껴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영화는 '간디'다. 역시 4시간 가까이 상영되는 영화이지만 영국지배 하의 인도를 보고 인도 최고의 영적지도자인 간디의 사상을 느껴보기 위해서 반드시 봐야할 영화라 생각한다.


예정보다 4시간 늦게 인도델리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밟는 시간은 너무 지루하였다. 우선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소까지 가는 거리가 몇 키로 되는듯 했다. 공항규모가 엄청난 것은 이해가지만 이 정도면 무빙워크시설이 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늦게 도착하여 지쳐있는 우리 사정과는 관계없이 입국수속을 처리하는 직원들은 너무 느긋했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비자와 여권을 확인하고 양손 손가락 지문채취까지 하느라 더욱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나서야 입국심사 통과가 가능했다. 내가 싫어하는 단어 중 하나인 '효율'이란 단어가 그리워졌다.


짐을 찾은 후에 함께 여행하게 된 분들이 만났다. 함께 여행하는 인원은 13명, 우리를 포함한 부부 4팀 여성 친구끼리 온 1팀, 부모와 아들이 여행온 1팀을 포함해 모두 6팀이었다. 현지 가이드와 만나 인사하고 심야의 델리 시내를 가로 질러 30분 거리의 호텔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다음 날 바라나시로 이동하기 위해 빨리 잠을 청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식사후에 바로 국내선 비행장으로 이동했다. 국내선 공항에 도착하여 가이드 도움으로 수속을 밟고 나니 비행기 출발이 지연되어 8시경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가 9시 10분 출발로 바뀌었다. 비행기니까 그 정도지 철도는 20시간 이상 연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지연 출발은 일상이니 그러려니 하고 편안한 마음 가지고 기다리는 여행을 즐기는게 좋을 거라는 말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인도여행은  여름에는 너무 덥기에 우리의 겨울에 해당하는 11월에서 2월까지가 최고라고 한다. 그렇지만 아침은 5, 6도로 낮고 낮은 20도가 넘어간다고 하니 일교차 심한 곳이라 옷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 이곳에 도착해서 새벽기온을 보니 14, 15도라고 하는데에도 체감 기온은 5, 6도로 느껴진다. 항상 가벼운 파커 정도는 준비하는게 좋은 여행 방법이다. 추워 감기들면 그것으로 여행의 질은 추락하기 때문이다.


인도입국검사,인터넷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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