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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Dec 15. 2017

시간을 관리하는 것, 가능한가?

그렇다, 없던 시간도 예쁜 여인이 만나자면 생기는 걸 보면...

"시간은 금이다." 


이런 경구를 보면 식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책이나 강의에서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누구나 자신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는 고민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업에서 한창 일할 때는 바빠 죽겠다며 정신없이 살고, 은퇴해서는 시간은 남는데 할 일이 없다고 아우성치는 모습이 전형적인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싶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이 점점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젊을 때는 시간이 좀 더 빨리 갔으면 했는데, 나이가 들면 천천히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나만 그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시간은 저장할 수도 없고 더 늘릴 수도 없고 양도할 수도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 24시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면, 전체 시간의 활용 밀도를 높이는 방법과 절대적인 시간을 늘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절대적으로 활용시간을 늘리는 방법은 잠을 줄여야 하는데 이것은 바람직하다 않은 것 같다. 중고등학교 시절 4당5락이라 해서 4시간 자면 입시에 붙고 5시간 이상 자면 떨어진다는 얘기를 하면서 잠을 적게 자려고 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올바른 방법이 아닌것 같다. 잠을 덜 잘 상태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은 그 만큼 집중력도 떨어지고 건강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충분히 자고 깨어있는 시간에 집중하는 것 보다 못하다는 생각이다.


인터넷 이미지


사실 인생의 1/3을 잠을 자기 때문에 잠자는 시간을 줄일 수만 있으면 절대적인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 잠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 기웃거려 보지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어떤 사람은 3, 4시간 만 자고도 완벽히 피로가 풀린다는 사람도 있어 부럽긴 하지만 이것도 개인의 타고난 체질과 관련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알다시피 일반적으로는 적어도 7, 8시간을 자야 다음 날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것 같다.


절대적인 시간을 늘리는게 만만치 않다고  하면, 이제는 자신의 생체리듬에 지장을 주지않는 범위 내에서 깨어있는 시간을 더 집중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만 남는다.


시간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돈과 재화처럼 자원으로 보느냐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대부분 돈이나 물질적인 것들은 자원으로 여기지만 시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자원으로 보기 쉽지 않다. 


기업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시간이 핵심자원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휴대폰 경쟁에서 경쟁회사보다 높은 사양을 가진 휴대폰을 얼마나 빨리 출시하는 만큼 그 기간 동안 자사의 수익을 최대로 할 수 있다. 그리고 후발사업자들이 같은 사양으로 진입하면 같은 기능의 휴대폰 가격을 내리고 자신은 또 더 나은 기능의 휴대폰을 출시해서 수익율이 높은 시장에 머무려고 하는 것이다. 반도체 용량 경쟁에서도 마찬가지고 자동차, 의류 등 모든 제품의 출시기간은 그 기업의 경쟁력과 맞물려 있다. 기업에서 시간은 바로 핵심 자원이고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유명인이나 전문가들에게 있어 개인의 시간은 바로 돈(자원)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은 말할 것도 없고 전문직업인 변호사나 의사, 상담사의 시간은 모두 돈으로 바뀌는 자원이다. 단지, 학업기간에 있는 대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시간이 자원으로 바뀌는 준비기간이기 때문에 귀중한 자원으로 인식되지 않아 소홀히 여겨질 수 있겠지만 그 시간동안 준비하는 공부, 네트워킹, 경험이 모두 미래의 귀중한 자원이 됨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시간의 사용 밀도를 높여야 한다. 


이것은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 전날 감기나 숙취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를 하거나 레포트를 쓰는 것과 아침에 운동을 하고 건강하고 활력적인 상태에서 처리하는 일의 효율성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난다. 같은 시간을 더 밀도있고 집중적으로 사용하려면 건강해야 한다. 적은 시간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중요한 일부터 먼저해야 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븐 코비 박사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에서 세 번째 중요한 습관으로 중요한 것부터 먼저해야 풍요롭고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주어진 일을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기준으로 4분면으로 나눠보면 중요하고도 급한일,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는 일,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로 나눠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하고 급한 일은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기말고사 시험을 본다거나 어머니가 갑자기 다친 것과 같이 중요하고도 급한 일은 다른 일을 제쳐놓고 먼저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은 급하지 않은데 중요한 일이다. 이런 일은 중요하긴 해도 지금 급하지 않기 때문에 처리하기를 미루게 된다. 그렇게 미루다가 나중에 문제가 될 때는 급하고 중요한 일도 바뀌게 된다.


지금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에는 앞에서 말한 건강 챙기기와 가족 모임, 자기 계발, 취미 활동, 친구와의 교류, 적당한 휴식과 같은 활동들이 있다. 주로 자신의 미래와 관련되는 사항들이다. 가령 지금 대학생인 젊은 학생들은 당장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고 문제가 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급하고 중요한 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일부터 자신의 일정표에 먼저 고정시키고 난뒤,  나머지 중요하지 않는 일상을 채워나가야 제대로 시간을 쓰게 된다. 


네 번째는 주도적으로 시간을 사용해야 한다.


한때는 비서들이 마련해준 한 시간 단위로 일정이 짜여진 빼곡한 수첩을 보며,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을 흐뭇해 하면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고 착각하며 지내던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일정표가 빈틈없이 채워지고 일정을 추가하기 힘들 정도로 바쁘게 사는 것이 나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수단인 양 도취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시간관리의 핵심은 시간을 빈틈없이 꽉 찬 시간을 비집어 끼워넣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개념없이 일정을 채웠다는 것 만으로 만족해서는 시간에 끌려다니기 십상이다. 주도적으로 시간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평소 할 일을 적어두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어느 날 아침에 보니 10가지 정도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상태에서 그냥 하루를 바삐 보내고 나면 십중팔구 저녁에 한 두가지 이상은 빠트리고 처리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마치 마트에서 장보러 갈때 적어 가면 효과적으로 장을 볼 수 있듯이 미리 해야할 일을 적어두고 시작해 보라. 내 경험으로는 거의 100% 처리된다. 이처럼 적어두는 것은 목표달성이나 비전 달성에도 도움될 뿐 아니라 하루 하루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시간을 잡아먹는 좀 도둑들을 퇴치해야 한다. 

목표나 계획이 엉성하거나, 작업공간이 산만하다든지 뒤로 미루는 버릇이 있으면 2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는 시간을 자꾸 도둑 맞게 된다. 


시간관리는 좁은 의미로 보면 주어진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일이 되지만, 좀 더 크게 보면 자신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인생을 통제하는 출발점이 된다.


그런데, 과연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할까?

아무리 시간이 없어 바빠 죽을 상태라 하더라도,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어여쁜 아가씨가 차 한잔 하자고 하면 당장 시간이 생기는 것을 보면, 시간은 관리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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