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자기가 믿는 종교다...
어떤 종교가 좋은 종교인가? 정답은 자기가 믿는 종교다.
우리들은 자기가 사용하고 있는 신념나 물건에 애착을 갖는다. 당연한 일일 것이다. 거주지역도 그렇다. 어떤 거주지역이든 자기가 사는 거주지역에 제일 애착이 가고 나름대로 살기에 편한 이유들이 있다. 그래서 한번 눌러 앉으면 좀처럼 다른 곳으로 이사가기 힘들어진다. 새 핸드폰으로 바꾸면 더 경제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고(한때 그랬다) 새로운 가전제품을 사면 절전이 되어 궁극적으로는 가정 살림에 더 도움이 될텐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잘 없다. 현재 사용하는 물건에 대한 애착과 변화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종교문제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보니 기독교를 믿게 되었고 기독교 환경 속에서 그렇게 수 십 년 살다 보면 다른 종교는 왠지 꺼림칙하게 느껴진다. 절에 있는 불상도 그렇고 절 입구의 사천왕상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불교 믿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교회에 가게 되면 교회를 상징하는 십자가도 어색하고 각종 하나님과 예수님 형상들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이 믿어 익숙해진 종교 이외 다른 종교에 대해서는 일부러 알려고 하는 것이 불경스럽게 느껴지고 점 점 더 자기가 믿는 종교에 빠져든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는 몰라도 그럼에도 이해하기 힘든 것 중 하나는 기독교와 가톨릭교는 한 뿌리에서 난 종교여서 섬기는 상징물로 비슷한데도 왜 기독교와 가톨릭 보다는 불교와 가톨릭이 더 가깝게 느껴지느냐이다.
나는 과거에 불교써클에 다니는 선배와 종교에 대한 우위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스운 일이지만 그 땐 그랬다. 나 역시도 대학교때 불교학생회에 다닌 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엔 아내를 만나면서부터 교회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기독교 편을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자기가 가까이 하는 종교 편을 든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었는데 대화를 하면서 점점 더 내가 믿는(엄밀히 얘기하면 내가 그때 다녔던) 종교의 좋은 점을 주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나는 당시 기독교에 입문한 정도의 초보였는데도 그랬다.
그 당시 종교적인 논쟁을 기억해 보면 이러했다. 선배는 불교가 진리에 가까운 종교라며 나를 설득하기 위해서 유명한 목사님 중에 기독교로서는 삶에 답을 찾지 못하고 결국 불교에 입문하게 된 외국인 목사와 국내 유명인의 예를 들었다. 그래서 불교가 우수한 종교라는 것이었다. 나도 지지 않으려고 비슷한 얘기를 했다. 어느 책에서 본 내용을 토대로 불교에서 답을 못찾고 기독교로 귀의한 한 스님의 예를 들어 기독교가 우수한 종교임을 설명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며 부질 없는 논쟁을 벌인 것이다.
마치 자기 사는 집자랑 하는 것과 같다. 객관적으로야 서울 강남이 비싸고 살기도 좋은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곳에 익숙해지면 자기가 사는 곳이 좋은 곳이라며 나름 논리를 편다. 상계동은 이래서 좋고 성북은 이러이러해서 좋다. 개봉동은 이렇게 해서 살기에 편하고 일산은 일산대로 좋고 분당은 분당대로 좋다. 또한 동작과 송파에서 사는 친구들도 그 곳이 참 살기 좋은 동네라 한다. 그리고 얘기를 들어보면 그 말이 다 맞다.
우리들은 자기가 선택하여 갖게 되는 물건이나 생각을 옹호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사실 마저도 자신의 생각에 맞춰서 생각하고 주장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심지어는 몇 날 몇 시에 휴거가 일어난다면서 가산을 다 팔아 한 곳에 모여 떠들썩 하게 기도하다가도 막상 그 날이 되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지켜보는 사람의 상식으로는 그 주장을 했던 종교인과는 바로 결별을 하고 돌아올 것 같지만 오히려 그 신도들은 더욱 더 자신들이 매달렸던 그 사실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찾아 합리화 하게 되는 것을 본다. 이해는 안되지만 우리들은 정도는 다르지만 그렇게 행동한다.
이렇게 보면 참 어리석은게 사람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마저도 자존심 때문에 혹은 다른 사람의 눈 때문에 틀린 이론이나 생각을 고수하게 되는게 사람이다. 그렇지만 의식이 성장하면서 점차 이런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지리산 산사에서 불교대안학교에서 근무 중인 그 선배를 만나면 이렇게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선배님, 그 때 참 답답하셨죠? 죄송합니다. 제가 어려서 잘 몰랐습니다." 라고...
마지막으로 프란체스코 교황이 제시한 행복 10계명 중 하나인 "개종시키려 하지 말자"란 얘기를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