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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Feb 28. 2019

비현실적인 아름다움, 할슈타트

잘츠감마구트의 진주

리리라는 여주인의 이름을 가진 중국음식점에서 주인의 김치 인심까지 포함한 넉넉한 식사를 마치고 할슈타트 관광에 나섰다. 할슈타트 관광은 최근 눈이 많이 내려 일주일 이상 관광이 허락되지 않은 곳이라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잘즈부르크에서 1시간 거리의 잘즈부르크의 진주라는 할슈타트를 향해 나갔다. 그렇게 좋아 보이던 눈이 중지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잘츠카머구트의 진주, 잘츠부르크도 아름다운데 그 지역의 진주라는 할슈타트는 독일어 hal(소금)+stat(정착지)로 소금지역이란 뜻이다. 급여를 뜻하는 ‘salary’를 비롯해 ‘soldier’ ‘salad’ 등은 모두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에 어원을 두고 있다.(hal의 어원이 소금이 아니란 의견이 있었으니 감안 바랍니다.)  8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데 할슈타트 호수를 끼고 있는 세계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할 만한 관광지. 과거에는 소금광산으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지금처럼 바다에서 소금채취가 쉽지 않은 때라 수 억 년 전에 바다가 융기되면서 만들어진 암염을 캐던 이곳이 소금이 귀한 당시에는 굉장히 부유한 곳이었다 한다.


2키로에 달하는 소금층을 기원전부터 채굴했는데 이런 소금채굴자에게 잘츠페르티거란 지위를 부여했고 소금 선사유적지가 발굴되면서 학설과 달리 이미 이곳에 철기시대에 돌입해 있음을 알게 되어 할슈타트 문화라 하면 철기문화를 지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십 여 분 달려가니 멋진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동영상을 남기고 있는 동안 가이드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길을 잘못들어(눈이 많이 와서 종종 기사가 길을 잃어버리는 듯 했다) 호수를 잘 조망할 수 있는 지역으로 들어왔다며 덕분에 할슈타트 호수 전체를 볼 수 있는 산쪽으로 왔다며 운이 좋다고 했다.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마을 길로 버스가 이동하여 눈으로 거의 원웨이가 되어 버려 마주오는 차량들에게 미안했지만 우리는 눈덮힌 마을을 잘 볼 수 있어 좋았다.


거의 할슈타트 마을로 들어왔지만 아직 진입이 허락될 지 모른다고 했다. 지난 주에도 폭설로 인해 관광객이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빨간 줄 막대가 서 있어야 들어갈 수 있고 눕혀져 있으면 들어갈 수 없다며.... 그런데 우뚝 서있는 붉은 막대가 나타났다. 일행들의 박수가 터졌다. 할슈타트를 관광할 수 있는 운좋은 관광이 된 셈이었다.


할슈타트에서 주어진 시간은 30분.

호수가에 서 있는 형형색색의 예쁜 집들과 우뚝 쏫은 성당 첨탑!

이곳에 오면 누구나 그렇게 사진을 남긴다. 멋진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마을 관광을 시작했다. 1미터 이상이나 될법한 눈으로 덮힌 집들과 자동차 모습이 우리에겐 아름답게 보였지만 이 마을 주민들의 생각은 어떨가 싶었다. 계속 내리는 눈을 치워야 하고 길을 만들어야 하는 이들에게 예쁘다고 방문하는 관광객도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리 반갑지 않을듯 싶었다. 사유지라고 사진기에 사선을 그어놓은 모습에서 보호받고 싶어하는 이들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공중 부양


[가을의 할슈타트, enjoy유럽 사진]


아무튼 우리들은 눈 덮힌 마을과 호수가 어울어진 모습을 향해 여러번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마을 사이로 드러낸 계곡에는 폭포가 얼어붙은 모습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는데 여름이면 더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없어 뛰다시피 마을 중심에 있는 성당에서 사진도 찍고 성당 내부에도 들어가 보았다. 마을의 공동체 중심 역할을 하는 성당인듯했다.


성당 사진을 끝으로 걸음을 독촉해 버스가 있던 정류장으로 돌아왔다. 바삐 서둘러 버스를 타니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눈이 내리면 다음 관광객들에게는 할슈타트가 폐쇄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미 우리의 관심사는 아니다.(실제 우리가 떠난 뒤 다음 날은 폐쇄되었다 한다TT) 짝퉁 왕국 중국에서 가만 있을리 없다. 할슈타트를 베낀 마을을 만들었다기 인터넷에서 찾아서 올려봤는데 그저 그렇다.

[짝퉁 할슈타트, 중국버전, 인터넷 자하바님 사진]


서둔 이유는 볼프강호수 유람선 때문이었다.

이젠 눈 관광에 지칠 정도가 되었는데 또 다른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눈이 발목까지 덮힌 선착장으로 다가가니 밑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호숫물 가까이로 백조와 오리들이 다가왔다. 뭔가 먹을것을 기대하는듯 우리들이 손짓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해 사진으로 남기면서 유람선을 기다렸다.


유람선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우리 식구를 태우고 유람하기에 딱 맞을 규모의 적당한 유람선이었다. 유람선에서 호숫가 예쁜 집들을 바라보는 느낌은 또 달랐다. 배가 나아가는 앞쪽에 나가 사진도 남기고 동영상도 남겼다. 배에서는 한국말로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 코끼리 모습과 독수리 모습의 바위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기억에 남는게 없다.

[코끼리 바위라는데 난 아직도 모르겠다]
[가을에 갔더라면.... 이런 모습,  인터넷 사진]


배에서 내린 곳은 전날 식사장소인 모짜르트 누이의 레스토랑에서 멀지 않는 곳이었다. 그 동네를 모짜르트 어머니 마을인 길겐(Gilgen) 마을이라고 한다. 일행이 호수옆 마을길을 걸어 식당으로 올라가다가 모짜르트의 외가라는 건물을 마주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곳에서 기념 사진을 남기고 앞의 머리 위로 별이 몇개 그려진 신부님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나무 앞에서 설명을 들었다. 네포목이란 신부인데 이 분에게 얽혀있는 사연을 체코의 유명한 다리 까를교에서 다시 보게될 것이니 잘 기억하라 했다.

모짜르트 외가건물, 현재는 박물관
[네포목신부 앞에서 설명 중인 가이드... 실제는 이보다 훨씬 아름다우심]


그리고 다시 걸어 올라 전날 저녁을 먹었던 모짜르트 누이 식당을 지나 자그마한 모짜르트 동상이 있는 곳으로 갔다 .  시청 청사가 있는 곳 앞에 동상이 놓여 있었다. 둥근 원 중간 초록색 위에 검게 바이올린을 들고 있는 모습이 어둡게 보인다.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저녁 예약시간이 남아 가까운 곳 수퍼로 가서 일행이 같이 쇼핑을 마치고 돌아와 돈카스 형태의 저녁을 했는데 고기도 부드럽고 맛도 좋았다.


저녁 식사후 호텔로 돌아 왔다.

호텔로 돌아 와서는 일행이 우리 숙소로 모였다. 3부부와 혼자 온 J씨 그리고 고교동기로 온 대학생 4명 중 3명과 같이 시간을 보냈다. 와인 4명 소주 1병 그리고 맥주 4명이 날라갔다. 일행중 일부지만 서로간의 우애가 더욱 깊어진 것 같다.

[일행들과, 로마 숙소 주변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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