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를 버려 권위를 얻다

만들어진 권위에 굴복하지 말자

by 이원희

권위,


사람들은 권위에 저항하면서 정작 자신은 권위적인 성향을 갖는다고 한다.

이 말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권위가 있게 보여지는 것을 좋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권위는 자연스럽게 생기기 보다는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권위와 권위적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한다.

권위는 분명하고 원칙이 있고 고품격의 사람에 대해서 하는 말이지만, 권위적이라는 표현은 부정적인 면이 강한 표현이다. '권위적'은 그 사람이 처한 직업 환경과는 관계없이 강압적이고 지시적이고 자기 독단이 강한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말한다. 따라서 권위는 긍정적이고 지향해야할 가치라면 권위적이 되는 것은 버려야할 가치다.


권위는 언제 생길까?


우선, 어떤 분야에 전문능력을 갖게 되면 권위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의사, 변호사, 판사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권위를 갖는다. 만약 그들이 권위가 없다면 일반인들이 그런 전문서비스를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의사, 변호사, 판사가 다 권위적이지는 않다.


노무현 대통령시절 강금실법무장관과 노무현대통령이 평검사와 대화를 하면서 대통령의 권위가 실추되었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 그렇게 해서 대통령의 권위가 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지금의 대통령처럼 최소한의 말만하고 토론보다는 지시 위주로 행동하기 때문에 권위가 더 높아졌을까? 이것은 권위와는 관계없다. 권위적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권위의 문제로 착각한 것이다.


교회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권위도 그렇다. 단지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유만으로 모든 목회자는 권위를 갖는게 맞을까? 왜 대부분 교회에서는 목회자들이 설교한 뒤에는 신도들이 갖는 의문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갖지 않을까? 설교한 내용에 대해서 토를 다는 것은 목회자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일까? 목회자의 수준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오히려 권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없는 목회자는 권위적인 태도를 선택해서 권위를 확보하려 든다.


나는 다른 사람의 권위적인 행동을 싫어하기 때문에 나부터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직장 재임시절에 권위적이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늘 했다. 의식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회사에서 대표의 자리에 있게 되면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그렇게 만든다. "대표께서 직접 나서시면..., 그건 대표님이 나설 자리가 아니고..." 등 대표를 보좌하는 직원들이 그렇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은 노력하지 않으면 어느 새 권위적인 사람으로 바뀌어 있게 된다. 직장을 떠난뒤 직원들에게 들었던 인사중 제일 자랑하고 싶은 말, "늘 귄위를 내려놓으심으로써 저희들에게 진정한 리더의 권위를 보여 주셨습니다." 이다.


그렇다. 권위는 내려 놓을때 오히려 '권위'가 생긴다. 그렇지 않고 권위에 집착하게 되면 '권위적'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대방을 대할때 상대방의 껍데기를 보고 선입견을 갖거나 이미 자신의 위치를 정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에서 처음 만난 경우는 더욱 더 그 사람이 가진 스펙이나 현재 위치로 정해져 버리지만, 어릴 적부터 혹은 학창시절부터 만나 관계를 맺어온 경우는 그 친구의 학업수준, 완력수준에 의해서 이미 권위서열을 정해져 버리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한번 정해진 권위서열은 좀처럼 바뀌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머리 속으로 자신보다 못한 것으로 정해 둔 사람이 사회에서 자신보다 나은 위치에 오른 사람을 보게 되면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현재 운이 좋아서 그렇지... 내가 그 위치에 있었으면 더 높은 위치에 가 있었을거야" 는 생각으로 잘 다가가려 하지 않게 된다. 객관적으로 좋은 학력과 스펙을 가졌으나 현재의 상태가 별로인 사람들이 동문회에 잘 나가지 않은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다.


나는 권위란 위에서부터가 아니라 아래에서 부터 자연스럽게 생기는 권위가 진정한 권위라고 본다. 즉, 상대가 인격적으로 감화가 돼서 알아줘서 생기는 권위 말이다. 그리고 학력이나 스펙, 돈에 의해서 생기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권위란 것도 한 번 정해지면 끝이 아니라 인생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 상황을 인정할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상황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미 권위적이지 않는 사람이 되는 셈이다.


사실, 아래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생기는 권위가 아닌 모든 권위는 모두 내가 동의한 적이 없는 만들어진 권위다. 이런 권위에 미리 굴복하고 굽신거릴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하는 나 스스로도 대기업에서 대표의 위치에 있을때 상대를 대할 때와 회사를 나와서 백수가 되어 상대를 대할때 태도가 다른 것 같다. 상대의 권위나 권위적인 태도에 미리 주눅들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상대의 태도와 관계없이 내가 미리 만들어 놓은 권위에 굴복하여 시도조차 하지 않은 일도 생기기도 한다.


"권위의 힘을 빌어서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은 결국 다른 사람의 가치관에 맞춰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되지(미움받을용기)"


나 스스로 자연스럽지 않은 권위를 만들려고 하지도 말고, 또한 남이 만들어 놓은 혹은 내가 인정하지 않은 권위를 잘 살피고 거기에 굴복하지 않은 것, 바로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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