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부터 해보자

그리고 수정하면 되니까...

by 이원희

카드게임을 해본 적이 있는지?


나는 이 분야에 소질은 없지만, 과거 내가 대학생활을 할 때는 남학생의 경우 카드게임을 못하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어 모일 때 마다 술 마시면서 카드게임하는 것이 대학생활의 한 과정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카드게임을 해보면 상대의 성격이 다 드러난다고 한다.


내가 그때 눈으로 본 결과로는 카드 게임을 잘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자본이 든든한 사람이 최후까지 이길 가능성이 높았던 것 같다. 카드도 확율게임이므로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돈이 많은 사람 만이 항상 위너가 될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다음은 상대의 심리를 잘 읽고 배포가 큰 사람들일수록 카드게임에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성격 탓도 있지만 확실한 패가 들어오지 않으면 게임을 계속하지 않았다. 포카라고 불리는 이 게임에서 미리 받는 네 장이 스트레이트나 플러쉬가 될 가능성이 있는 패가 들어오거나 아니면 같은 숫자가 3장인 트리플 이상 들어와서 안전할 경우에만 배팅을 한다. 그렇게 하면 돈을 잃지 않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주위 눈치가 보여 매번 포기(die)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드는 돈이 조금씩 나가 본래부터 자금이 적었던 나는 금세 돈을 다 잃어 버린다. 조금 좋은 패를 가졌더라도 상대방이 워낙 위압적으로 베팅을 해오면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die)해 버리기 때문에 계속해서 좋은 패가 들어오지 않는 한 내가 돈을 딸 방법은 없다.


이렇게 카드 게임 얘기를 장황하게 한 것은 우리의 삶에서도 이렇게 포카(같은 숫자 4장)와 같이 좋은 패를 가지고 안전하게 시작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완전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되는 경우는 잘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카드얘기를 꺼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시작해야 하는데 그 다음도 쉽지 않다. 특히 그 일이 새로운 일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카드 게임도 그렇지만 시도도 하지 않고 미리 die를 해버리면 돈을 딸 수가 없다. 그래서 어느 정도 준비되면 시작을 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가 강연을 마치고 청중들의 질문을 받고 있었는데,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선생님, 사진 작품을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사진작가는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답했다.

"제일 먼저 카메라의 뚜껑을 여는 겁니다.


출발하지 않고 목적지에 다다르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사실 뭔가 새로운 시도한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보통은 현재 하고 있는 일로 일상이 꽉 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 현재 최선을 다해 살지 않고 현재 일을 하면서 옆을 기웃거리는 것도 문제다. 그렇게 해서는 현재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은 새로운 도전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올 것이 뻔하다.


그런데, 환경이 바뀌지 않은 채 기존 틀에서 벗어나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시도와 기회를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현재에 집중하다 다른 대비를 못한 채 새로운 환경을 맞게 되는것 같다. 더 최악은 현재에도 집중하지도 않은채 어영부영 하다가 새로운 환경을 맞는 경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타의에 의해 새로운 환경을 맞는 것은 바람직인 태도는 아니다. 할 수만 있다면 현재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서 새로운 준비를 잘하다가 타의가 아닌 자의에 의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주도적인 태도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안주하는 습관을 버리고 도전적인 현재를 살면서 늘 새로운 환경이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비를 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다.


"Ready, Fire, Aim(준비, 발사, 조준)"


톰피터스가 '최우량 기업의 조건'에 나오는 현대 기업이 갖춰야 할 자세에서 한 표현이다. 준비->조준-> 발사가 순서로 보면 맞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세상의 흐름을 쫓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먼저 발사하고 그것을 토대 해서 조준하고 다시 발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준비가 다 된 상태에서 시작하면 안전하긴 하겠지만 빠른 변화의 세상에서 이미 기회를 떠나버렸을 가능성이 있고, 또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몰라 준비만 하면서 다 지난 세월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


오늘도 나는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조금 미흡해도 발사할 생각이다. 그리고 다시 수정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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