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처럼 안된다...
나는 대인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기술이 '잘 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겸손하라, 배려하라, 역지사지하라, 칭찬하라, 긍정적인 말을 하라, 화를 내지 마라...
이런 수많은 대인관계 방법은 그 나름대로 의미있고 중요하지만, 그 중 하나만 얘기하라면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간의 관계에서 잘 듣는 것 만큼 중요한 '기술'은 없다.
여기서 '기술'이란 표현을 적절치 않다. 기술적으로 잘들어 주는 것은, 진정성 있게 잘 들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눈을 마주치고 적당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 치고... 등등
이런 잘 듣는 기술이 조금 도움될지는 모르지만, 잘 듣는 기술의 핵심은 '진정성'이다. 상대의 마음을 공감하면서 그냥 잘 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잘 들어 주기만 해도 상대와의 문제는 거의 다 해소된다.
잘 듣지 않고서는 그 사람의 문제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 여부와는 관계없이 문제를 알아 주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나부터 그렇다.
매일 사람을 만날 때면 오늘은 "나는 듣기만 하자, 상대가 묻기 전에는 내가 먼저 말을 하지말자."
이런 결심을 하고 사람을 만나도 어느 순간에 가면 나 중심으로 대화를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조금 달라진 점은 얘기하고 있는 중에도 내가 또 대화를 주도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을 때가 많아진 점이다.
"내가 먼저 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가만히 있어 어색하기 때문이다. 혹은 대화를 주도하는 것과 내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과는 다르다. 말하지 않는 사람도 골고루 말하게 해주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정도의 역할로 주도하는 것은 괜찮은 것 아니냐?" 뭐, 이런 핑계가 있기는 하다.
사실, 일대 일의 대화가 아니고 여럿이 모여 대화를 할 경우에는 주도하는 사람이 없으면 대화가 중구난방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분위기상 내가 이야기를 시작했더라도 다른 사람의 입을 살피면서 이야기 하고 싶어 하는 상대가 있으면 빨리 끝내고 상대에게 대화의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는 정도까지는 되는 수준까지 가야한다는 말이다.
회사에서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들일수록 대화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회사 고위직들은 대부분 전문 코칭을 받은 분들일텐데도 모임에서 이야기의 주도권을 놓지 않는다. 아시다시피, 코칭의 핵심기술은 상대입장에서 잘 들어주는 공감적 경청이다. 그 분들도 코칭을 받을때는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감했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비용을 들여 코칭을 받은 분들 조차도 왜 각종 모임에서는 자신의 얘기만 늘어 놓다가 일어서게 될까?
높은 경력과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정보도 많고 경험하는 것도 아래 사람들 보다는 많기 때문에 더 흥미롭고 더 유익한 소재가 풍부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그 사람에게 집중하게 되고 그 사람은 그에 걸맞는 대화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다른 사람들은 그 수준에 맞는 얘기를 하기 힘들어 그냥 듣기만 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경우가 전형적으로 상대를 배려하지 못한 대화가 된 경우다. 본인은 억울하게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은 상하관계에 놓여 있는 모임일때 특히 그러하다. 이 경우는 아랫 사람의 입장에 있는 사람은 평소 직장관계와 비슷한 수직관계가 사적인 자리에까지 그대로 재현하게 되어 윗사람이 더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역시 상사가 잘못한 경우다. 직장에서든, 사적인 모임에서든 부하가 더 말을 많이 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상사가 평균이상 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정에 대한 욕구다. 이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욕구일 것이다. 높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더 많은 정보나 지식을 가지고 표현함으로써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물론 참여한 다른 사람들도 다 같은 욕구를 갖고 있지만 높은 사람의 인정욕구가 더 반영되기 마련이다. 이는 과도한 인정욕구에서 벗어날 때 만이 대화를 주도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의식성장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거꾸로 얘기하면 잘 듣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보다 인정욕구에 더 목말라 있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여유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람은 여유가 생기면 말을 절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경험해 볼 수 있다. 상대보다 조금 우위가 아니라 한 차원 높은 우위로 가버리면 특별히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게 되는 원리다. 몇 마디만 간단히 해도 서로 통할 뿐 아니라 인정되기 때문이다. 여유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잘 들을 수 있다. 이 역시 의식 성장과 닿아있다.
결국 내 말을 적게 하고 더 들어주는 방법은 내가 의식적인 측면에서 더 성장하는 방법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