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그리고 끌림

처음부터 끌림이 있으면 좋겠지만...

by 이원희


요즘은 사람끼리의 만남이 예전보다 쉽게 이루어지고 또 쉽게 헤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특히, 남녀간의 만남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변했다. 쉽게 만나기도 하고 쉽게 헤어지기도 한다. 심지어는 헤어진 사람이 자기가 만났던 사람에게 소개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이 경우는 특수한 경우이겠지만 과거처럼 손 한 번 잡았다고 결혼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이렇게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질 수 있어 만남의 기회는 훨씬 많아졌지만 결혼까지 이르기는 오히려 더 멀어진 것 것 같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과거보다 조건이 전제된 결혼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또 여성의 입장에서도 경제적인 여건이 좋아져서 혼자 살더라도 충분히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구태여 관계 속에서 얽매여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좀 더 큰 관점에서 보면 사회안정망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오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쉽게 결혼을 결정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후회하지 않아도 후회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정답은 없다. 일단 결혼을 한다고 하면 자녀를 갖느냐에 여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차적으로 배우자와의 관계가 더해지고 양가 부모와 친척 그리고 자녀로 인해 생기는 관계가 엄청나게 넓어지고 복잡해진다.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은 관계 속에 들어가게 되고 그런 관계를 잘 유지하고 관계 속에서 자신이 성장하고 또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를 자연스럽게 맺고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관계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람의 목숨까지도 위태롭게 만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관계로 인해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관계로 인해 삶이 더욱 아름답고 가치있게 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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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두 가지 모습을 고려할 때, 미리 부정적인 관계를 최소화 하고 차단하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결혼이 사람이 만들어 놓은 제도이기는 하지만 남녀가 만나 번성하게 하는 게 자연이치라고 보면 자연에 순응해서 사는 것 중 하나에 결혼이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은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는 말도 있는데 그 행복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중 하나가 안정적이고 좋은 관계라고 한다. 긍정심리학자인 에드 디너와 마틴 셀리그만은 이런 말을 남겼다. “공평하고 친밀하며 서로 돌봐주면서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 관계보다 강력한 행복의 조건은 없다.”


아내와 나는 최근, 40대 초반의 두 남녀의 만남을 주선했다. 몇 번 주선해 본 적이 있지만 이번 건을 통해 어느 정도 나이가 든 분들끼리의 만남은 마음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학력, 종교, 사회적 지위 등과 같은 객관적인 부분도 비슷해야 하는 부분을 맞추기도 쉽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형성되어온 삶의 방식과 태도까지 맞춰서 소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내와 내가 보기에는 두 사람 모두 여러 측면에서 서로에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주선했지만 사람의 만남에서 객관적인 조건 이전에 중요한 점 중 하나인 끌림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추가적인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끌림! 특히 남녀간의 끌림, 이것이야말로 당사자 이외에는 알 수 없다. 이 끌림이 있어야 만남이 시작되고 그 만남을 통해서 객관적인 조건을 포함하여 삶의 태도와 방식에 대한 접근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데 서로에게 끌림이 없으면 만남이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는다.


살면서 점점 더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이란 가방이나 핸드폰과 같이 외면적으로 금세 알기 힘드는 오묘하고 깊은 존재라서 여러 번 만나서 대화를 나눠 보지 않고서는 사람의 내면까지 알기 힘든다. 만나면서 끌림이 더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금세라도 결혼할 것 처럼 끌렸다가도 만나면서 실망하여 끌림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이루어지는 만남이라면, 끌림에서부터 시작할 것이 아니라 만남의 회수를 늘려가면서 끌림을 발견해가는 방법을 택해야 그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궁극적으로는 상대에게서 나오는 끌림도 중요하지만 나를 만나 그 끌림이 더욱 깊어질 사람인가 아니면 나로 인해 현재 그 끌림 마저 사라지게 만들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상대에게 끌림이 커지고 있는 사람일까? 아니면 점점 사라지게 만드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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