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밥과 성장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은 성장의 결과

by 이원희


1타 3피!


고스톱에서 한꺼번에 3장의 피를 가져올때 쓰는 표현이다.

나는 아들을 공군사관학교에 합격시킨 지인을 축하하면서 카톡으로 이렇게 표현했다.


학교, 군대, 취업까지 한꺼번에 해결되는 방법이 사관학교 입학하는 길이다. 그래서 요즘은 사관학교 가기가 하늘에 별따기라 한다. 어느 정도 적성에 맞아야 하겠지만 사관학교 가는 것은 우리가 어렵던 시절에도 최고의 엘리트 들만이 지원할 수 있는 정말 자랑할 만한 진로였다. 특히 공군사관학교는 복무 후 고연봉의 비행사가 되는 길이 열려 있어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이런 공군사관학교에 입학을 했으니 부모 입장에서는 얼마나 자랑스러울 것인가?


어제는 이들 부부를 포함하고 있는 신년모임에서 공군사관학교를 보낸 부모가 굳이 한 턱을 내게 했다. 보통은 모임 비용을 갹출하는데 이 날은 한 턱 내게 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기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얻어 먹는 사람은 당연히 돈을 내지 않아서 기분이 좋고, 돈을 내는 사람은 내 놓고 아들 자랑을 할 수 있고 인정 받아 기분이 좋은 것이다. 그래서 잘 얻어 먹는 것도 중요한 관계 중의 하나인 것이다.


지금은 집들이 문화가 많이 사라졌지만, 직장 초내기 시절에 무리를 해서 큰 평수의 집을 샀다고 생각해 보자. 집을 갖게 된 사람은 집자랑을 하려면 집들이를 해야 하고 집들이를 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게 되는데도 집들이를 하려고 한다. 이런 경우 주위 동료나 친척들은 넌지시 집들이를 하라고 부추겨야 예의다. 그리고 얻어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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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집들이 뿐인가? 승진축하를 포함해서 좋은 일이 생기면 일부러 밝혀서라도 축하를 해주고 얻어 먹어야 한다. 승진을 했는데 아무도 한 턱 내라는 사람이 없다고 가정하면, 이건 슬픈 일이다. 자신의 승진이 다른 동료들에게는 마뜩찮은 일이거나 기분 좋지 않은 일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잔치날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고 싶은 것도 마찬가지다. 관계에 소홀하다가도 자녀 결혼과 같은 이벤트가 다가오면 안나가던 모임이나 동기회에 얼굴을 비추는 것도 축하를 받고 싶어서이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을 포함하여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이것이 진정한 축하인지 아닌지는 다른 문제다. 그렇지만 내가 더 넓고 성장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축하해 줄 수 있다. 그래서 기쁜 날은 굳이 밝혀서라도 축하해 주는 것, 성장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기쁜 일이 생기면 세상 모두가 자신의 마음처럼 기뻐 할 것 같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다. 내 아들은 사관학교를 가서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 추운 날 훈련소에 들어가 안타까운 마음도 크지만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 혹은 자신의 자녀에게 생긴 조그만 좋은 일에 더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또, 기껏해야 사관학교 간 것을 축하할 정도지, 그 아들이 이 추운날 훈련을 들어가야 한다는 안타까운 마음까지 이르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기쁨을 함께 하는 일은 공감의 영역에 속한다. 자신의 관심사를 제끼고 다른 사람의 현재 상태까지 공감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진정한 축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기쁜 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일은 개인의 의식성장과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의식성장은 정신적인 면 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공짜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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