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미련한 짓 중 하나, 과식
나는 최고 미련한 짓 중 하나를 과식이라고 생각한다. 알다시피 과식은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양보다 더 먹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과식인줄 알면서도 돈을 낸 것이 아까워 과식하는 경우가 최고 바보 같은 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잘 그런다.
그저께는 과거 직장 동료 부부들과의 저녁모임이 있었다. 매번 분위기 있고 음식맛도 좋은 장소를 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보니 이번에는 양재역 근처에 있는 상당한 단가의 뷔페식당으로 정해졌다고 알려왔다. 모임 장소가 확정되는 순간 나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과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약속장소로 가면서 아내에게 오늘은 아무리 아까와도 가능한 적게 먹자고 했다. 아내도 늘 이런 장소에선 과식후 후회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동조해 줄줄 알았는데 "맛있는 것 있으면 먹어야죠..." 라고 한다. 이것 참 큰 일이다 싶었다. 왜냐하면 혼자 고군분투 해야하기 때문에..
음식 가지 수가 많지 않은 곳에서 과식하는 것과 맛있는 음식이 다양한 뷔페에서 과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뷔페에서는 아무리 배가 불러도 또 미각을 돋우는 음식이 있다보니 거의 목구멍까지 음식을 밀어넣게 되는 것 같다. 같은 종류의 음식이었다면 그렇게 많은 양을 먹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꾸역꾸역 먹은 음식을 집에 와서 구토라도 한다면 이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다. 구토는 않더라도 그것을 소화하기 위해 밤새도록 나의 장기는 엄청난 고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알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미련한 것이다.
돈내고 병을 얻는 식이다. 이제는 많이 먹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영양가 높고 몸에 좋은 음식을 적게 먹느냐를 고민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음식 앞에서 절제가 쉽지 않는 것이 사람이다.
음식을 주문할 때도 그런 일이 발생한다. 중국 음식점이라면 기본 메뉴만 시켜도 되는데 탕수육이나 만두를 더 시킨다거나 한식점에서도 기본 음식을 시키고 파전이나 감자전 같은 것을 하나 더 시켜 결국 다 먹지 못하지만 아까와서 한 두 점씩 먹다보면 과식하는 일을 되풀이 하곤 한다.
잘 버려야 한다. 아깝다고 잘 버리지 못하고 몸에 밀어 넣는 일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음식점 뿐 아니라 냉장고 속에도 마찬가지다. 잘 버리지 못해 상한 음식을 먹게 되거나 결국은 버리고 말 것을 간직하여 집안 쓰레기로 변하게 만든다. 그래서 잘 버려야 한다.
옷가지도 마찬가지다. 어떤 옷을 산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냥 아까와서 몇 해 걸어두고 옷장만 차지하게 둔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마음과 어느 정도 타협(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어 그 옷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를 지켰다고 생각되면)이 되면 쓰레기 통으로 보낸다. 바로 버렸으면 더 좋았을텐데도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이제부터 아무리 아까와도 바로 버리고 더 먹기를 중단하자. 그게 바로 합리적인 삶의 방식이다. 그 보다는 처음부터 많이 시키지 말고 처음부터 뷔페같은 음식점을 자제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 조그만 소망은, 가능 할 수 있다면 그 남는 음식이 지금도 지구상 인구중 20%나 차지한다는 영양실조 상태에 있는 가족들에게 나눠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