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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Sep 08. 2016

던져진 나의 책

그를 통해 나를 보게 된다.


 


 


명함을 전달했는데, 건성으로 보고는 바로 자신의 포겟에 집어 넣어 버린다면 어떤 느낌일까?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만약 그 명함을 건네 준 사람이 정.관계 인사나 대기업 사장과 같은 유명인사였더라도 그랬을까생각해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적어도 명함을 살펴본 후 명함에 적힌 내용을 토대로 하는 일과 일하는장소 등을 물어보고 난 뒤, 조심스럽게 명함집에 넣거나 자신의 호주머니에 보관해야 상대가 존중받는 다는느낌을 가질 것이다.


 


이번에 나는 세번 째 책을 발간했다.


 


회사 생활 만 30여년 하다가 퇴임하여 거의 1년여동안 회사 바깥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면서 보고 느낀점을 적은 글이다. 그래서 자랑도 하고 책도 알릴겸 카톡방 여러 그룹에도 올리고, 또, 몇몇 분들에게는 우편으로 책을 발송하기도 했다. 또 어떤 분들에게는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나도 대표이사 재임 시절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책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당시 나는 독서경영을 실천하고 있을 때라 책을 주면 좋았다. 우편으로 오는 경우에는 고맙다는 문자 인사를 보내고 직접 받는경우에는 정중히 책을 받으면서 책을 쓰신 분의 노력과 열정에 감사와 찬사를 보냈다. 그렇지만 그 정도까지였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와 완전히 다른 경우에는 대충 훓어볼 수 밖에 없었겠지만, 업무와 관련되는경우이거나 내가 좋아하는 분야라면 반드시 정독하고 그 느낌을 전해 주었으면 그리고 좋은 책은 더 구입해서 직원들이나 지인에게 나눠주었으면 저자가더 좋아 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내가 회사 밖에서 책을 써서 나눠주면서야 알게 되었다.


 


책을 나눠주면 여러가지 반응이 나온다. 우선 페이스북에서의 반응은 축하한다, 대단하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된다.반드시 사서 읽어 보겠다. 등의 댓글이 달린다. 페이스북의출간 소식을 보고서도 침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숫자가 많으니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렇지만 카톡은다르다. 카톡그룹의 경우는 멤버가 뻔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늘 카톡을 주고받는 그룹에게 올리기 때문에 지나가는 인사라도 할법 한데 전혀 반응이 없는 분들도 있다.


 


어떤 카톡 그룹에서는 구성원 중 반응이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다. 원래 악플보다 무플이 더상처를 준다고 하지 않는가? 과거라면 나는 무척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상처받지도 않지만 그냥 지켜보고만 있지도 않는다. 이들이 나의 출간 소식이 마뜩찮을 수도 있고, 축하할 만한 일이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는 다시 한번 더 애교를 섞어 부드럽게 요청해본다. 나한테는 의미있는 일이니 축하해 달라고...뭐, 그래도 별 반응이 없으면 어쩔 수 없지만...


 


책을 우편으로 보내줘도 마찬가지다. 어떤 분들은 금세 감사표시가 오고 책을 들쳐보고 책에 대한내용까지 간단히 언급하면서 인사를 해준다. 이런 분의 인사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어떤 경우는 아예 답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책을 받았는지, 못받았는지도 알 수 없다. 등기로 보내니 못받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도적지 않게 상처를 받는다. 그렇지만 이 경우도 너무 바쁘서 그렇거나 내가 회사에 높은 지위에 있었을때처럼 자신에게 주는 책을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버리고 금세 평상심으로 돌아가려 한다.



 




최악의 경우는 면전에서 책을 받고서는 바로 차 트렁크에 넣으면서 말로는 "내가 사서봐야 하는데..." 라면서 떠나버리는 경우였다. 이분이 직접 책을 샀을 리는 만무하고 내가 준 책의 내용도 볼 리 만무하다. 괜히 책을 전했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바로 집어 넣어버리는 명함처럼 무시받는 느낌이다.


 


한편, 어떤 분들은 출간을 축하해 주면서 꼭 사보겠다고 약속해 준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다 믿지는 않는다. 인사상으로 그렇게 했거나 마음은 그렇더라도 책을 사는 행동으로 옮기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간혹 정말로 그 것을 실천에옮기는 지인들도  있다. 그 분들이 나를 아끼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책을 사는 행동까지 옮기기 쉽지않고 예산이 들고 무엇보다 내 생각을 사겠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볼 뿐 아니라 여러 권의 책을 더 사서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사람도 있다. 이 분들은 더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를 인정할 뿐 아니라 내 생각의 지지자 이기 때문이다.


 


사실, 평소 책을 잘 읽지 않을 뿐 아니라, 평소함께 술마시면서 시시껄껄한 세상 얘기를 나누던 사람이 쓴 글이면 뻔할거라는 선입견을 갖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1만원의 적선을 할지언정 종이 냄비받침이 될 지도 모르는데 그 돈을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에게는 소중하고 자식같은 책이지만 상대방에는 시커먼 표지의 생뚱맞은 논문집과 같은 애물단지일 수도 있음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책을 쓴 사람의 수고와 비용을 생각하면 '책은 사서 보는 것'이라는 말이 내 책을 나누면서 확실하게 공감하게 되었지만, 보고싶지도 않는 분들에게 그냥 덥석 책을 안기는것도 무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던져진 나의 책을 통해, 상대에게 더 의미있고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를 돌이켜 보는 기회를 얻게된다. 다른 분들의 행동을 평가하기 이전에 나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졌는지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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