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첫눈 Jul 12. 2020

사라져 버린 그때의 너.

그때의 너, 그때의 그 눈동자


처음 날 바라보던 네 눈빛을 기억해.


-
너의 그 반짝이던 눈동자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고
나의 모든 것을 탐하고 싶어 했지.


온통 나로만 가득 차있는 듯한 그 눈동자.
나를 너무도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내어줄 것만 같던 그런.

-
난 아마 그때의 그 눈동자가 잊혀지질 않아서
널 붙잡고 있었나 보다.
네 눈빛이 아직도 나를 향해 반짝이고 있다고
착각하고서는.

그 반짝거림은 이미 사라져 버린 지 오래였는데.



나를 이렇게 홀로 아픔 속에

방치해둘 거였다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양
내 슬픔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을 거였다면
나를 이렇게 외롭게 만들 거였다면

그렇게 간절했던 그 마음을 금세 잊고서
이렇게 빨리 변해버릴 거였다면

너와의 관계를 두려워하던 나에게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있다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행동할 거라는,
이제껏 해왔던 연애와는 다를 거라는
그런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말들은
하지 말았어야지.

너를 놔버리려는 내 손을 붙잡고서
내가 없으면 죽을 것만 같은 표정으로

그 눈물을 흘리지 말았어야지.
그 눈동자를 반짝이지 말았어야지.

-
너는 정말 다를 것처럼 행동해놓고
결국엔 똑같이 구는 걸까.




언젠가 네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넌 언제든 날 놓을 수 있을 것만 같아'
자신은 그러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덧붙이고서.

넌 알까
사실 우리 관계는 그 반대라는 걸.
넌 언제나 내 손을 먼저 놓아버린다.
나를 몇 번이고 홀로 이별하게 하고
상처 받게 한다.
무수한 감정 변화들을

혼자서 다 감당하게 만든다.
난 그런 너의 행동에
나 역시도 고통을 삼켜내며

감정을 정리할 수밖에.

-
이러한 과정의 반복에 나는 지쳤고



나는 더 이상 네가 날 향해 반짝이지 않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소한 존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