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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Jun 22. 2020

반복되는 그때의 그 감각

지속되는 불안감과 동반되는

너는 한순간 떠나버릴 것만 같다.

내가 지나치게 행복한 감정에 눈이 멀어
감당 안될 배신감에

지나치게 힘들었던 그때처럼.

행복한 날들 후에는 불행한 날이 오기 마련이다.
나에게 있어 최대한의 불행은
또다시 그 날이 반복되는 것.


때문에 이렇게 행복한 나날들 속에서도
나는 언제나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너는 어쩌면 또다시 실수를 반복할지도 모른다.

이제는 정말 많은 걸 깨달았다며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말했지만.

어찌 됐건 너에게는 몇 번의 기회가 주어졌고
언젠가 너의 귀에 들려올 유혹에
그 기회가 또다시 있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어물쩡 넘어가버릴지도.




내 세상이라 믿었던 너와의 추억들이
사실은 그저 연극의 시나리오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내 지난날의 너와의 삶은

모두 거짓이 되어버렸고,

네가 말하기를

너에게 있어 너무도 소중한 사람이라던
나의 존재마저도 부정되어버렸다.



숨이 막혀오고

가슴에 무언가가 자꾸만 무너져내리는 기분.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축 늘어져

제발 이 순간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아니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가,

보고 싶지가 않다는 생각만 했다.


통각을 초월한 어떠한 감각,

슬픔을 초월한 어떠한 감정과 동시에 무한한 무기력함.

아마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잠시 동안 찾지 못한 것이겠지.

한 순간 내 세상이 무너져버렸으니.



그러한 모든 감각과 감정들을
버텨낼 여력이 더 이상은 남아 있지 않다.

결코 반복하고 싶지 않은 그때의 느낌들이지만
나는 모순되게도 아직도 네 곁에 남아
그때의 그 모든 느낌들이
나도 모르게 되풀이되는 걸 버텨내고 있어.

차라리 이걸 계속해서 곱씹게 된다면
조금은 익숙해질 수 있을까.
그렇게 익숙해진다면
후에 다시 겪어낼지도 모를 그 상황에
조금은 덜 아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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