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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육 이야기 음식 트렌드의 변화

음식 트렌드의 변화

음식이 단순히 영양분을 섭취하게 해주는 수단이라는 것은 옛말이 되었다. 음식은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으며 이에 따라 음식에도 트렌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웰빙, 수제, 로컬, 발효(숙성), 슈퍼푸드, 훈제등이 식품의 새로운 트렌드라고  미국의 식품유통 전문가 필 렘피트 슈퍼마켓구루닷컴의 최고 경영자, 브랜드 개발회사 스털링라이스그룹, 시카리뷴, CBS가 이야기하고 있다. 

훈제오리, 훈제연어 등으로 친숙한 훈제(Smoke)향과 맛이 새로운 트렌드다. 이미 미국에선 훈제 맛 맥주가 등장했다. 미국 식품공학회가 발간하는 푸드테크놀로지는 전통적으로 고기와 관련된 맛인 훈제가 이제는 소다, 맥주, 술에서도 보인다고 말한다. 맛에 깊이를 더하는 훈제는 핫 트렌드로 꼽히며 훈제 야채 통조림, 훈제 치즈, 훈제향을 내는 술 등이 슈퍼마켓 판매 대에 오를 날이 머지 않았다고 예상한다. 

발효(숙성)음식도 새로운 트렌드다.  톡쏘는 김치, 홍차버섯, 케피어(우유나 양젖을 발효시킨 음료), 사우어크라프트(독일식 김치) 같은 발효음식이 소화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반 가정과 식당에서는 유산균 메뉴가 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발효(숙성) 음식은 발효 숙성하는데 일정시간이 필요하고 맛의 균일화를 유지하는데 어려워 공장식생산이 한때 어렵다고 생각되었으니 기술의 발달과 음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유행되고 있다.

로컬푸드(지역산지식품)와 도시농업은 전세계적인 유행이다. 주로 채소,과일 위주이던 로컬푸드가 곡물로까지 진화되고 있다. 즉, 거주지와 가까운 지역에 씨를 뿌려 거두고 신선하게 제분한 다양한 곡물들이 출연하고 있다. . 거주지와 멀지 않아 식품의 안정성은 더해지고 생산과 유통 과정은 더욱더 투명해져 로컬 곡물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못생긴 사과, 모양이 이상한 호박과 피망이 영양, 맛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기 시작했다. 보통 못생긴 채소와 과일은 보통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데, 소비자는 맛 좋고 영양이 풍부한 과일, 채소를 값싸게 즐길 수 있으며 외형상 문제로 버려지는 채소와 과일이 줄어들 것이다.  이제는 잘생긴 채소, 과일이 아닌 못생긴 채소와 과일을 통한 마케팅도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 

최근 몇년새 수제 맥주 인기에 대형 주류업체들도 수제맥주 제품을 내놓고 있다. 기존 대형 식품회사들이 작은 장인의 솜씨를 탐구하는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 전망된다. 펩시의 자당(사탕수수설탕) 소다 신제품 '칼렙 콜라', 미국 최대 식품가공회사인 콩아그라푸드의 알렉시아 유기농 감자 인수, 햄제조사 힐 셔팜의 소시지업체 아이델 인수 등이 이런 경향을 앞서 간 사례라고 들 수 있다. 보다 자연스럽고 개성있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시도를 식품업계에서는 진행하고 있다. 

훈제, 발효(숙성),로컬푸드, 수제등 최근 식품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유심히 보아야 한다. 세계는 2차세계대전이후 코카콜라, 맥도날드, 라면, 스팸, 허쉬 초코렛, 켈로그등식품의 공업화, 인스턴트화, 대량생산화,통일화등의 트렌드가 지배하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건강과 다양성에 대한 욕구가 다시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기에 대한 숙성이 최근들어 화제가 되고 유행이 되고 있는 건 이런 식품의 트렌드와도 일치하고 있다. 세계 2차대전이후 세계적으로 미국식 대량 생산 기술이 식품산업에도 농업에도 도입되었다. 부품의 공통화, 규격화로 제품을 양산하는 미국 특유의 수법은 미국에는 유럽의 장인 계급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술이 세련되지 않은 적은 수의 사람으로 유럽과 경쟁하려면 기계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 머스킷 총 제조부터 시작된 대량 생산은 재봉틀 등을 거쳐 경공업 분야 전반으로 확대되고 1913년 우리가 잘 아는 T형 포드 자동차의 벨트 컨베이어 시스템이 잘 말해 주는데 이 벨트 컨베이어 시스템은 원래 미국의 육류 도축가공 시스템이었으니 이 시기에 이미 식육의 대량 생산 체계가 완료되어 있었다고 보면 된다. 거의 백년을 20세기를 규격화된 대량 생산 시스템화의 음식을 수퍼마켓이라는 대량 소비처에서 구매 소비해 오던 사람들이 19세기식 소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맛의 다양성에 대한 욕구라고 할 수 있다. 육류의 숙성은 이런 새로운 식품 트렌드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들어 육류에 관한 신문 잡지의 보도 내용을 보면 확실히 숙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청담동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만 독점적으로 유통되던 숙성육이 이제는 한우 전문점뿐 아니라 돼지고기 식당들에서도 저마다 각가지 숙성육을 자신들만의 차별화로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식당뿐이 아니다. 신세계 백화점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백화점들에서 건조숙성(드라이에이징) 한우를 몇 년전부터 팔기 시작했는데 2017년 3월에는 드디어 대형마트(이마트)에서도 습식숙성(웻에이징)한우와 건조숙성(드라이에이징)한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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