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돼지고기 유통과 지역 간 가격 차이 분석
중국의 돼지고기 유통과 지역 간 가격 차이 분석
— 시장 분절의 현실, 그리고 가격 형성의 복잡성 —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국이자 생산국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중국의 돼지고기 시장은 아직 전국적으로 통일된 가격 체계와 유통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 글에서는 중국 돼지고기 유통 구조, 지역 간 가격 격차, 그리고 그 원인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1. 중국 돼지고기 시장은 왜 통일되지 않는가?
중국에서 축산물 시장화가 시작된 것은 1997년. 25년 이상이 흘렀지만 여전히 지역 간 가격 차이가 큰 것이 현실이다.
예시:
베이징·톈진 vs 충칭·쓰촨·구이저우·윈난(서남지역)
→ 베이징·톈진의 가격이 더 저렴
→ 서남지역은 수요가 많고, 사육비가 높아 가격이 비쌈
일본과의 비교
일본은 좁은 국토, 발달한 물류 시스템, 전국 슈퍼체인으로 가격 격차가 적은 반면, 중국은 지역마다 사료비, 운송비, 소비 구조가 달라 가격 분절이 뚜렷하다.
2. 시장 가격의 지역 간 분산도: 변동계수로 본 현실
변동계수란?
: 표준편차 ÷ 평균 → 가격 분산도를 보여주는 지표
돼지고기 변동계수는 다른 축산물(쇠고기, 양고기, 계란 등)보다 낮은 편
→ 전국 시장 통합은 가장 많이 진행된 축산물이 ‘돼지고기’
그러나 ASF(아프리카돼지열병)와 환경 규제로 인해 2017~2018년 변동계수 상승
→ 시장 통합이 오히려 후퇴
3. ASF 이후 유통구조의 대변혁
ASF는 단순한 질병을 넘어, 중국 돼지고기 유통 구조 자체를 흔들었다.
변화 전
생체 돼지를 전국 단위로 이동 → 소비지에서 도축
변화 후
생체 돼지 이동 금지 → ‘생돈 유통’에서 ‘돼지고기 유통’으로 전환
소비지인 베이징의 도축 두수는 2017년 705만두 → 2020년 10만두로 급감
대체 조달 지역: 랴오닝, 허베이, 지린 등 동북지방
‘5대 구역(大区) 체계’ 시행
구역 내 유통만 허용 → 전국 시장은 분단, 지역 내 시장은 통합
4. 가격 차이의 구조적 원인
돼지고기 가격 = 수요 + 공급 + 생산비
수요 측면
표 6에 따르면,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 상위 지역은 대부분 서남지역:
광시(39.6kg), 쓰촨(36.3kg), 충칭(30.4kg) 등 → 인구도 많고 전통적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활발한 지역
공급 측면
쓰촨은 전국 최대 생돈 출하 지역이지만, 여전히 수입도 필요
구이저우·윈난은 자급 불가능
생산비 측면
사료(옥수수) 가격이 높고, 사육규모가 작다
표 5: 충칭·윈난의 옥수수 출하가격은 전국 최고 수준
표 8: 소규모·방목형 사육이 많아 사육비도 높음
5. 자돈 가격과 사료비는 어떤 영향을 주는가?
표 7을 보면 서남지역의 자돈 가격은 비교적 낮은 편
→ 즉, 서남지역 돼지고기 가격 상승의 원인은 자돈이 아니라 사료비와 사육구조에 있음
사료 원가 구조:
옥수수 = 전체 사료의 60~70%
서남지역은 옥수수 자급이 어려워, 동북산 옥수수를 구매 → 운송비 부담
6. 사육규모와 사육비: 규모의 경제
표 8에 따르면, 사육규모가 커질수록 1두당 사육비는 줄어든다.
방목형: 2300~3200위안
대규모 사육: 2000~2700위안
서남지역은 여전히 소규모·방목형 농가 비중이 높아 사육비가 높음
쓰촨: 고정 도축장 수가 2017년 265곳 → 2021년 1051곳
→ 생산지에서 도축·유통으로 전환 중
7. 결론 및 시사점
정리하면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지역별로 차이가 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소비 수요의 차이 (서남지역 수요↑)
사료 원가 및 운송비 (서남지역 곡물가격↑)
사육규모의 비효율성 (서남지역 소규모 중심)
유통구조 변화와 정책적 분할
특히 중요한 점:
베이징·톈진 같은 대도시는 돼지고기 가격이 낮음
쓰촨·충칭 등 서남부는 가격이 높음
이는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니라 생산 구조와 유통 체계의 문제다
앞으로의 과제
냉장육 유통망 확충
지역 간 운송비 격차 완화
사육 규모 확대 및 구조 개선
자돈 및 사료 수급 안정을 위한 정책 강화
중국 돼지고기 시장의 통합은 아직 멀었다. 그러나 위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면, ‘일물일가’ 원칙에 근접하는 진정한 통일시장이 형성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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