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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유통시장

돼지고기 유통시장에서 보는 한돈고기 소비 방향 변화 및 판매 확대 전략

돼지고기 유통시장에서 보는 한돈고기 소비 방향 변화 및 판매 확대 전략        

견양저육(汧陽豬肉)이라는 말이 있다.. 소동파가 잔치를 하려고 하인을 시켜 돼지고기가 맛있기로 유명한 견양에 가서 돼지 두 마리를 사오게 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술에 취해 끌고 오던 돼지를 잃어버리고, 다른 곳에서 구한 돼지를 견양돼지라고 했다. 소동파가 요리를 내놓자 손님들은 이렇게 맛있는 돼지고기는 처음 먹어 본다며 입이 닳도록 칭찬했다. 자리를 파하면서 소동파가 말했다. “지금 드신 건 견양 돼지고기가 아닙니다. 하인이 이웃 고깃간에서 사온 모양입니다.”견양이 지금 우리나라의 제주도처럼 중국에서 맛있는 돼지 산지로 유명한 곳이었던 것 같다.

소동파가 살았던 시절 사람들은 돼지고기 맛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럼 지금 우리는 어떨까? 

소동파 시절 사람들과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삼겹살로 고착화 된 돼지의 서민육 이미지, 맛과 품종이 아니라 오직 '생산성과 무게'에 의해서만 가치가 정해지는 돼지고기 유통시장. 돼지고기는 매일같이 소모되는 한낱 일상재에 지나지 않습니다.몇 주전 모처에서 돼지고기 이벤트, 행사를 하면서 주최측에서 쓴 카피문장이다. 아마 이 작은 글이 오늘 우리의 돼지고기 시장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다.  동의하건 안하건 우리나라의 돈육 시장은 비약적인 양적 성장을 가져 왔지만 많은 문제점들을 야기하게 되었다.

필자는 요즘 우리나라 근현대 양돈산업 100년사를 연구하고 취재하면서 많은 의문점들을 가지게 되고 역시 역사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무기가 되어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아직은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아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가 돼지고기를 소고기보다 2배 더 먹고 있는 지금의 소비 패턴은 불과 60년이 안 된 현대의 일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돼지고기를 서민육이니 최고의 고기니 하는 건 박정희와 전두환 군사 독재의 정치적 산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언제든 육류의 소비 패턴이 전환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년쯤 후에는 돼지고기 소비와 소고기 소비가 같아 질 수도 있다는 가설도 성립된다. 소고기 자본주의 라는 책을 보면 이런 글들이 있다.

중국 내륙지역에서는 식육이라고 해봤자 돼지고기나 닭고기 밖에 없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소고기를 거의 먹지 않던 지방도시에서도 소고기 수입이 늘고 있다. 그것도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발적인 속도로 말이다. 지방의 중화요리점에서 가장 인기리에 팔리는 메뉴도 다름 아닌 소고기볶음이다. 거기다 서양식 스테이크 하우스도 줄줄이 문을 열고 있다. 소고기를 그리 즐기지 않던 시골에서 왜 갑자기 소고기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일까? 물론 살림살이가 윤택해지면서 비싸고 맛좋은 소고기를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만으로?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중국인의 식습관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을까? 20~22p 유럽에 기계를 수출하여 수익을 올리던 무역상들은 그 바람에 갑자기 돈 냄새 맡기가 어려워졌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은 전직을 결심하게 된다. 그것도 기계 무역과 전혀 관계가 없는, 완전히 다른 업종으로 말이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바로 소고기 수입이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그들은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다량의 소고기를 수입한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가급적 소고기를 많이 먹도록, 소고기 유행에 불을 지피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다. 이런 식의 돈벌이라면 굳이, 반드시 소고기가 아니어도 좋았을 것이다. 그저 소고기가 돈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소비 확대를 위해 소고기 메뉴를 다양하게 늘리고 스테이크 하우스란 것을 오픈하여 소고기를 먹도록 장려한 것이다. 22~23p  

지금 중국의 소고기 소비 붐이 무역상들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돈시장도 이런 전략적 변화가 우리나라에도 언제든 접목이 가능하다는 걸 인지해야 할 때다.

시작부터 좀 무거운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이제 한돈 시장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자. 

필자는 2017년 돼지고기의 트렌드를 첫째 느리게 키우기 둘째 종의 다양성 셋째 돼지곰탕의 출연 넷째 뼈등심등 세프 스펙의 등장 다섯째 돼지고기 미디움 시대 여섯째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숙성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미 협동조합 농축식품유통경제연구소에서 발행되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7월호를 참고하면 되고 정리를 좀 해 보면 2017년 한돈시장은 첫째 200일이상 키운 느리게 키운 돼지의 고기가 인기가 있다는 것 둘째, 박화춘박사의 버크셔k,  YBD인 얼룩도야지, 듀록 거기에 스페인산 이베리코까지 기존의 LYD 이외의 참 다양한 돼지고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셋째 돼지의 앞다리 뒷다리로 고기국을 끓은 맑은 돼지국밥이 돼지곰탕이라는 이름의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거기에 수육까지 구이 중심의 고기 소비 문화가 삶거나 끓여 먹는 과거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넷째, 뼈등심등 세프 스펙의 등장 이건 돈가스나 탕수육으로만 먹던 등심을 서양식 조리법을 이용한 구워 먹는 스테이크 메뉴로 개발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등삼겹, 목전지등 과거의 80년대 스펙들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다섯째 돼지고기 미디움 시대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고 바싹 구워 먹어야 한다는 통념들은 과거 사람과 돼지가 함께 생활하던 시절에 사람의 충이 돼지몸에 기생하고 다시 사람에게 옮겨져서 실명할 수도 있는 위험성 때문이었으나 공장식 축산의 발달로 이미 1990년대 초반 이후 더 이상 충이 돼지에서 발견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FDA에서도 돼지고기를 미디움으로 구워 먹어도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였다. 돼지고기를 미디움으로 구워 먹으면 등심이나 전지 같이 지방이 적은 부위도 부드러운 식감으로 먹을 수 있다.

여섯째 숙성 돼지고기의 유행이다. 소고기는 밖에서부터 섞어 들어가고 돼지고기는 안에서부터 섞어지기 때문에 돼지고기는 숙성 할 수 없다는 통설이 있었으나 유통 구조가 혁신되고 위생적인 도축과 온도 관리를 통해 돼지고기도 숙성이 가능해 졌다.

돼지고기의 숙성은 삼겹 이외의 저지방 부위에 대한 맛을 증가 시키게 된다.

2017년 한돈 시장의 트렌드 여섯가지를 살펴 보았다.

이를 한마디로 정의 한다면 시장에서 사람들이 돼지고기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위의 여섯가지 트렌드를 처음 듣는 이야기 인데 하시는 분도 있고  보긴 봤는데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분명 유통 시장에서는 서서히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도드람 한돈의 더 느림 포크 190일을 키웠다고 한다. 느리게 키우기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시작한 거다. 아니 주도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이번에 돈마루에서 다비육종의 맛그린이라는 유통회사를 인수했다고 하는데 여기 주판매 품종이 YBD 얼룩도야기와 듀록이다. 이미 돈마루는 종의 다양성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돼지곰탕은 박화춘박사의 버크셔K 가 주도하고 있다. 뼈등심과 미디움 구이 시장은 제주돼지업체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이미 선진 돼지고기 유통 업체들은 새로운 시장 트렌드의 주도적 위치를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맛과 품종이 아니라 오직 '생산성과 무게'에 의해서만 가치가 정해지는 돼지고기 유통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필자를 브랜드 돈육의 스페샬티시장의 형성이라고 정의한다. 스페샬티 커피처럼 돼지의 품종, 사양기술, 농장관리등을 차별화한 돼지고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페샬티 커피(SPECIALTY COFFEE)는 커피의 품질, 정교한 기술, 그리고 생산에 관여된 여러 경험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대규모 기계수확이 아닌 손으로 직접 열매를 채취한다. 스페샬티 커피는 전 세계 생산량 중 5%를 차지하며, 이는 10조원에 해당하는 경제규모이다. 스페샬티 커피라는 용어는 1978년 커피수입회사인 Knutsen Coffee Ltd.의 Erna Knutsen이 국제커피협회에서 연설하며 최초로 사용되었고, 그 후 커피의 일반용어로 자리 잡았다. 엄청난 규모의 커피 시장에서 품질과 기술 그리고 경험을 차별화해서 스페샬티 커피라는 새로운 고급 커피의 군을 만들어 가듯 이제는 천만 마리의 돼지중에서 무엇인가 차별화된 품질과 맛을 가진 스페샬티 포크 시장이 필요한 시기가 왔고 이미 스페샬티 포크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스페샬티 포크 시장의 선두는 제주돼지 또는 제주 흑돼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박화춘의 버크샤K가 가장 완성도 높은 스페샬티 포크 브랜드 관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돈마루의 영업력과 다비육종 기술의 콜라보도 앞으로 눈여겨 볼만 하다. 

지금 이야기 한 건 불행하게도 한돈산업의 메이저들 이야기다. 그럼 일반 한돈 농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한돈 농장에서는 종의 다양화와 느리게 키우기 정도가 도전 가능한 부분일거다. 요즘 이베리코 돼지의 영향으로 방목에 관심을 가지는 농장들도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방목은 필자의 생각이지만 통일 한돈 산업의 이슈가 되지 않을까? 시설 투자를 적게하고 자연 친화적인 한돈 산업 통일된 조국의 핵심 산업화가 가능할 수도 있다.    

모든 일은 마음 먹기 나름이라고 했다. 

“맛과 품종이 아니라 오직 '생산성과 무게'에 의해서만 가치가 정해지는 돼지고기 유통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자꾸 이 문장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이제는 생산성과 무게의 한돈 산업이 아니라 맛과 품종을 생각하는 내가 키운 돼지가 스페샬티한 돼지고기가 되는 한돈 산업을 고민 해야 한다. 

모두가 규격돈 생산이 아니라 나만의 특별한 사육 방식으로 200KG 이 넘어가는 이베리코 돼지같은 돼지도 생산 할 수 있고 30KG의 새끼 돼지도 통돼지 바비큐용으로 생산 출하 할 수 도 있는 다양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필자가 요즘 우리나라 근현대 양돈산업 100년사를 연구하고 취재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삼겹살을 미치게 좋아하는 건 LYD 가 맛 없는 돼지이기 때문 아닐까라는 질문을 해 보고 있다. 70년대 생산성 위주의 통일벼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은 다 사라져 버렸지만 LYD 품종이 어쩜 통일벼 같은 돼지 품종이고 서양에서는 돼지고기의 많은 부분을 육가공품으로 가공해서 소비하기 때문에 고기맛이 좀 떨어져도 생산성이 좋은 것이 최고가 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생고기 소비가 많은 나라에서는 고기가 맛이 없으니 지방맛이 좋은 삼겹살 소비에 취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런 고민을 풀어가는 것이 돼지고기 판매 확대 전략의 해답이 될 것 이다.    

맛과 품종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스페샬티 포크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한돈 농가가 농업노동자가 되지 않고 주체적인 농민으로 살아가는 길일 수도 있다.    

한돈시장의 확대 가장 쉬운 방법은 북한 시장의 개방이다.

적어도 이번 문재인 정부나 다음 정부의 한돈 정책 최우선 과제는 남북 공동 한돈 사업의 기초를 다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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