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은 요리의 시작이다.

식육마케터 김태경 Ph.D

에쎈 201607

숙성은 요리의 시작이다.

지금부터 100년전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유기농이었다. 100년전에는 화학비료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라면 50년 우리가 먹는 모든 고기는 드라이에이징이었다.

진공포장필름이 도입되어 웻에이징을 시작한지 50년이 안 되었으니 말이다.

고기는 주로 지방맛과 단백질의 숙성 맛 즉 감칠맛으로 먹는데 사실 지방맛으로 고기를 먹기 시작한 건 1980년대 프로판 가스의 보급으로 삼겹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그리고 1990년대 이후 한우 등심 마블링의 지방맛으로 고기를 먹었지, 그 이전에는 살코기를 숙성한 감칠맛으로 주로 고기를 먹었다. 삼겹살에 대한 편애가 큰 우리나라에서는 돼지고기의 숙성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다. 아닌 옛날부터 소고기는 겉에서부터 썩어 들어가고 돼지고기는 속에서부터 썩어서 숙성이 불가능하다고 상식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사실 이건 냉장 시설이 발달하지 않고 온도체 지육으로 유통되던 과거의 돼지고기 유통체계에서 나온 말이고 요즘은 워낙 냉동 기술이 발달하고 또 지육 등급제 도입이후 거의 모든 지육이 예냉후 유통되기 때문에 돼지고기도 숙성이 가능해졌다.

2014년 서동한우 유인신 대표와 돼지고기 드라이에이징(건조 숙성법)을 연구했었고 지속적으로 매체를 통해 돼지고기의 드라이에이징에 대해 소개했었는데 불과 2년 사이에 돼지고기의 숙성이 육류 소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요즘 핫한 돼지고기 식당들은 거의 다 숙성육 전문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우선 숙성을 하면 4가지 효과가 있는데 첫째,숙성육은 부드럽다. 둘째, 숙성육은 보수력이 좋아서 육즙이 풍부하다. 셋째, 숙성육은 진한 풍미를 가진다. 넷째, 숙성육은 소화가 잘 된다. 이건 소고기나 돼지고기나 모든 숙성육의 공통적인 효과고 돼지고기를 드라이에이징 했을 때는 돼지고기 고유의 잡내가 사라져 고기의 품격이 높아지고 고급스러워지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평소 돼지고기의 특유의 잡내 때문에 돼지고기를 싫어하시던 분들도 드라이에이징 돼지고기를 잘 드시는 걸 자주 보게 된다. 돼지고기 숙성을 통해 앞다리나 등심등 평소 지방이 없어 구이용으로 잘 이용되지 않는 저지방 부위들이 아주 훌륭하고 건강한 저지방 감칠맛 가득한 스테이크 메뉴로 사랑받고 있다. 저지방육의 활용 범위가 넓어져 소비가 확대됨으로 약 1조 이상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놀라운 경제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돼지고기 숙성은 저성장시대의 새로운 메뉴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싸고 맛있는 메뉴 가성비 좋은 메뉴들의 개발이 돼지고기 숙성으로 가능해졌다. 숙성법은 흔히 드라이에이징(건조숙성) 웻에이징(습식 숙성) 으로 나누는데 드라이에이징 돼지 고기의 대표 식당은 상암동의 바람맛 돼지이고 웻에이징 돼지고기의 대표 식당은 맛찬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최근들어 웻에이징후 드라이에이징을 하는 교차 숙성법이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식당이 만덕식당이다.

안타까운 점은 숙성이 유행하다보니 연육제등 첨가제를 활용 고기의 연도만 개선하고 에이징했다고 이야기하는 많은 식당이 출현하고 있는 실정이다. 숙성은 하나님의 요리솜씨라 숙성을 통한 풍미의 증진은 연육제등으로는 흉내 낼 수가 없다. 그럼 왜? 숙성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일까? 숙성육의 감칠맛은 엄마의 모유에 있는 성분으로 인류가 추구하는 기초적인 맛이다. 콩의 원산지인 만주 생활권이었던 우리나라는 예부터 콩을 발효시킨 된장, 간장에서 감칠맛을 찾았고 강이 많아 물고기가 풍부했던 동남아에서는 생선소스(젖갈)롤 감칠맛을 찾았고 평원의 숲이 많아 야생동물이 많았던 유럽에서는 고기를 발효시켜 감칠맛을 찾았었다. 2차세계대전이후 식량의 과잉생산과 경제의 고도 성장으로 우리삶에 속도는 중요한 생활패턴이 되었고 우리는 지방맛으로 고기를 먹었지만 지방이 많은 고기는 돼지고기의 경우 삼겹, 한우의 경우 등심등 특정부위에 국한되어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사회환경속에서 다시 숙성에 대한 우리의 욕구가 살아나고 있다.

가끔 한우의 경우 숙성육이 좋은지 마블링이 좋은지 하는 논쟁이 있는데 이건 그냥 우리가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지 믹스 커피를 좋아하는지 하는 것과 같은 각자 입맛, 기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사회도 나와다른 남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다.

그래서 난 숙성 돼지고기를 개발하고 복합유기생산체인 돼지 한 마리의 균형있는 소비 촉진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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