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육 소비 패턴 변화와 양돈현장의 대응 방안
양돈농가들을 위해서 양돈 농가의 입장에서 정리한 글입니다.
식육 소비 패턴 변화와 양돈현장의 대응 방안
“그런데 삼겹살구이의 대중화는 역사가 짧다. 빨라야 1970년대, 늦으면 1980년대 초반에 유행했다, 필자는 그 시기에 청년기가 시작되었는데, 고기라면 당연히 돼지갈비였다. 연탄이나 숯에 돼지갈비를 굽고, 돈 좀 있는 사람들은 소갈비를 구웠다. 삼겹살은 허름한 식당에서 가외 안주로 시작한 게 틀림없다. 누구랄 것도 없이 이 집 저 집에서 동시 다발로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그 흔한 원조집에서 삼겹살은 찾아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는 프로판 가스의 도입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필자가 고기 안주를 먹을 때 연세대 앞 신촌 뒷골목에서 연탄불 구이로 돼지 목살이나 앞다리 살을 구웠다. 삼겹살은 기름이 연탄불에 떨어지면서 연기가 많이 나 굽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프로판가스가 도입되면서 쇠로 된 불판에 알루미늄 호일을 깔면 연기가 별로 나지 않았다. 기름이 불에 직접 닿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편리함 덕분에 전형적인 고기 굽는 장비 - 둥그런 미제 드럼통과 숯이나 연탄불이 없어도 즉석에서 고기를 구워, 매상을 올릴 수 있었다. 삼겹살의 득세는 이런 시대적, 풍속적 배경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어쨌든 남들이 안 먹는 부위도 우리는 굽는다. 요새는 돼지 불살도 굽니다. 이 부위는 근육이 많아서 굽기에 적당하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는 갈매기살과 함께 굽기 어려운 것도 무엇이든 굽는다. 이 굽는 성향의 원조를 맥적에서 찾는 학자들이 많다. 중국 고대 문헌인 (수신기)에 맥족 (고구려의 한 족속)이 고기를 잘 구워 먹는데, 이를 맥적이라고 한다고 슨 데서 근거를 둔다.“ 요리사 박찬일의 노포 기행 백년 식당 p128-129
식육 소비 패턴 변화와 양돈 현장의 대응 방안에 대한 글을 쓰면서 필자의 동네 친구인 글잘 쓰는 세프 박찬일의 백년손님의 내용을 적어 보았다. 가장 정확히 현대화의 시작에서 우리 식육 적어도 돼지고기 구이 문화에 대한 근거 있는 설명이다. 돼지고기하면 삼겹살이라고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식육 소비 패턴의 탄생은 불과 30- 40년전의 일이다.
맛칼럼니스트인 황교익은 80년대 초반 돈육의 대일 수출로 안심, 등심, 뒷다리등의 수출부위 이외에 잔여육으로 남았던 삼겹살이 대량으로 시장에 유입되어 삼겹살집이 유행했다고 방송에서 계속 주장하는데 1968년부터 우리나라 돈육의 대일 수출이 이루어진 건 사실이지만 80년대 초반에서 국내외 사정으로 거의 수출하지 못했다. 어쩜 80년대 초반 본격적인 축육 햄 소시지를 생산하는 롯데햄과 백설햄의 시작이 삼겹살의 대량 부분육 유통이 가능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삼겹살의 유행은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하기로 하자.
필자는 백년 식당의 저자 박찬일 세프와 동갑이니 필자가 음주 문화에 심취할 당시에 삼겹살이 등장했다. 백년 식당에 더 하자면 100% 냉동 삼겹살 이상하게 80년대와 90년대는 냉장 삼겹살을 일부러 냉동시켜서 육절기로 세절해서 판매하는 식당이 많았다. 아주 얇은 삼겹살이 먹기 좋게 알루미늄 호일 위에 놓여 있었다. 이게 1995년 얼리지 않은 돼지고기 하이포크를 선두로 브랜드 돈육의 시대가 오면서 냉장육은 좋은 고기 냉동육은 맛없고 나쁜고기라는 인식이 서서히 사람들에게 심어진 것 같다. 아마 1995년 이후의 냉장 브랜드육의 선호하는 돼지고기의 소비 패턴은 지속적으로 유지해 오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2010년 11월의 구제역 발생과 함께 사람들 인식에 큰 변화가 발생한 걸 감지 못했다. 사실 2010년 11월 구제역 이전까지는 국내산은 안전/ 안심 먹거리 수입육은 왠지 나쁠거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2010년 11월 구제역 이후 사람들의 인식은 국내산이나 수입육이나 모든 고기에 대한 안전성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건 어쩜 1960년대 후반 1970년대 초반 미국 가정에서 월남전이 생중계되면서 미국 사람들이 전쟁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일어 났던 것 같이 뉴스로 중계되는 수많은 돼지의 매몰 장면은 한국 사회의 먹거리의 안전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계기가 되었다. 이는 2008년 소고기 촛불시위와 함께 고기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과거 어떻게 하면 고기를 많이 먹을 것 인가를 고민했다면 2010년 구제역 이후에는 어떤 고기가 품질이 좋고 안전할까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되었고 건강을 생각하는 고기 소비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변화의 조짐은 필자가 2011년 상반기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축산물 시장 조사론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조별 과제로 육류 소비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도록 했는데 몇몇 조의 조사 발표 내용에서 소비자들이 고기에 대한 안정성의 문제에 민감해지기 시작했고, 고기의 품질에 대한 선호도가 가격보다 민감해지고, 놀라운 것은 과거와는 확실히 다르게 수입육이나 국내산 육 모두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근거로 필자는 식육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시프트에 대한 이야기했다. 양의 시대가 가고 질의 시대가 온다고 이제 식육도 마케팅이 중요한 시대가 될 거라고
마케팅이라는 학문은 원래 인류가 잉여 생산물이 생겨난 시점부터 발전한 분야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공습에 의해서 유럽의 모든 산업 시설은 파괴 되었지만 미국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군수 물자를 만들던 많은 공장들이 소비재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재의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탱크를 만들던 공장에서는 자동차가 생산 되고 군복을 만들던 공장에서는 기성복들이 생산되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군용 스팸은 그대로 마트 진열대에 진열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은 전쟁 당시의 근검 절약 습관이 생겨나고 전쟁터 나간 남성들을 대신해서 공장으로 달려 나갔던 여성들이 그대로 생산에 종사하는 새로운 생활 패턴이 생겨났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방법을 찾는 것이 마케팅이다. 미국의 경우는 특히 다민족 국가라 인종 마다 선호하는 취향이 달라서 마케팅 리서치가 발달하게 되었다.
이처럼 2010년 이후 정말 육류에 대한 소비 인식의 변화를 알아내기 위한 식육 마케팅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는데 식육 마케팅에 대한 고민과 실천에 옮겼던 기업이 한국 기업보다는 외국 수입육 업체가 많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육류 수출협회하는 단체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였고 칠레는 아그로수퍼라는 기업이 한국 돼지고기 시장에 대한 시장 조사를 통해 한국 육류 시장에 상륙했다.
그 결과 미산 돈육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 아그로수퍼의 돈육은 수입돈육 최고의 인기 브랜드가 되었다. 한국 기업중 식육 마케팅으로 최근 성공한 기업은 선진포크가 아닐까 한다. 필자가 마케팅에 참여한 여러 브랜드 돈육보다 늦게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 가장 활발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식육 마케팅의 중요성을 설명하였는데 더 깊은 이야기는 결론부분에서 다시 이야기 하고
다시 주제로 돌아가자.
2014년 들어서 생겨난 돈육 소비패턴 변화.
식육 전문 잡지를 보니 삼겹살의 소비가 둔화되고 후지등 비선호 부위의 소비가 확대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늘 주장해 온 이야기지만 이제 먹거리의 다양화와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 그리고 소주 도수가 낮아짐으로 인해 삼겹살의 선호도가 감소할 것이다. 육류 소비를 자발적 소비와 비자발적 소비로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자발적 소비란 우리가 스스로 먹고 싶어서 사먹는 소비이고 비자발적 소비는 학교 급식이나 단체 급식등에 의해서 우리의 선택이 아닌 비자발적으로 소비하게 되는 소비를 말하는데 비선호 부위 특히 후지 소비의 확대는 단체 급식등의 수요가 늘어 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으로 돌아서면서 점심도 저렴한 구내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고 불고기나 탕수육등 고기를 주원료로 하는 식당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후지의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 필자가 이야기한 소비패턴의 변화는 2013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변화이고 2014년의 삼겹살 소비 둔화와 이로 인한 삼겹살 가격의 하락 그리고 후지 소비의 확대 특히 후지 가격의 강세는 다른 측면으로 보아야 한다. 2014년 과연 삼겹살의 하락이 삼겹살 소비 둔화 때문일까? 물론 소비가 둔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국내산 삼겹이 시장을 잃어 버리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가 삽겹살을 안 먹는 것이 아니라 가격만 비싸고 품질이 나쁜 국내산 삼겹살에 대한 확실한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봐야 한다. 무슨 근거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우선 브랜드돈육이라는 선진포크와 도드람 포크등의 품질이 안정화 되어 있고 우수한 돈육의 판매가격과 일반 삼겹살의 가격 격차가 예전보다 더 벌어지고 있다. 아무리 선진포크나 도드람포크가 이미 대기업화가 되어 나름의 가격 통제능력이 생겼다고 해도 팔리지 않는 냉장 삼겹의 가격을 고가로 지켜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필자의 주장은 선진포크와 도드람 포크의 실질적인 냉장 삼겹 판매 가격에 대한 조사와 냉장 삼겹의 생산량과 냉동 삼겹의 생산과 재고량 그리고 이마트 대형 소비처로의 판매가격들을 면면히 조사하면 더욱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유통 시세만으로 본다면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브랜드 삽겹살의 도매가격과 품질 격차가 심한 브랜드나 비브랜드 삼겹살의 도매가격 격차가 예전 그 어느때 보다도 크다. 이는 식당등 수요처에서 품질이 좋은 국내산 삼겹살에 대한 선호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반면 품질이 나쁜 삼겹살은 수입 삼겹과의 경쟁에서도 밀린다는 가정이 된다.
2014년 후지 가격의 이상현상은 비자발적 후지 소비의 확대도 이유가 있겠지만 CJ, 롯데햄 등 대형 육가공 업체의 국내산 후지 소비 확대가 주요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CJ , 롯데햄 (참 이제 롯데햄이라는 회사는 역사속에서 사라지고 롯데 푸드라고 해야 하나)등이 고급 햄 소시지 브랜드를 유통하면서 국내산 원료육의 소비량 예측의 실수로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지 때문이다. 이미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실수를 안한다고 수입 원료육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내년도 후지 가격이 얼마일지 궁금해진다. 이제 후지 가격은 국제 가격화 된다고 보아야 할 것 이다.
이제부터 결론적인 이야기를 하자.
소비자는 삼겹살을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안심이 되고 품질 좋고 가격도 착한 삼겹살을 선호한다. 요즘 인터넷 블로그들 용어로 가성비 좋은 삼겹살을 찾는다.
아마 미국산 삼겹살이나 아그로수퍼의 삼겹살이 식당 사장님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가성비가 좋아서다. 가성비 품질대비 가격만족도다.
비싼 선진포크나 도드람 포크가 무너지는 삼겹살 가격속에서 그나마 가격을 고수하고 있는 것 역시 고급 삼겹살 시장에서 가성비가 좋아서다.
물론 점점 식육 회사들이 사료사와 함께하면서 식육 회사 자체의 손익보다는 사료사들의 사료 판매를 위한 부수적 역할론이 대두 되는 식육 회사의 경우는 내부 사정을 정확히 모르는 입장에서 선진포크의 고가 전략이 정말 수요가 있어서 인지 마케팅 전략인지는 확인할 방법은 없다. 내년에 숨겨진 냉동 삼겹살이 시장에 막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럼 이미 소문이 날 건데 그런 소문이 없으니 필자의 주장이 옳다고 우겨야겠다.
확실한 사실은 소비자는 이제는 맛있고 안전하고 가격도 착한 삽겹살을 선호한다는 것이고 이제 맛있고 안전하고 가격도 착한 삼겹살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때다.
삼겹살의 품질은 필자 생각으로는 이미 농장에서 50%이상 결정된다.
아무리 도축 가공 유통 설비가 좋아도 생돈의 품질이 삼겹살 품질의 50%이상 어쩜 거의 100%의 좌우 한다고 봐야 한다. 나머지 도축, 가공, 유통 과정에서는 품질을 개선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고 그냥 품질을 유지 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더 나쁜 품질이 안되게만 할 수 있지 모든 돈육의 품질은 어떤 생돈을 생산하는가 하는데 있다.
물론 필자가 요즘 연구하고 있는 드라이 에이징을 통해 후지를 부드럽고 풍미가 좋은 구이용으로 숙성 시킬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생돈의 품질이 좋아야 더욱더 맛있는 숙성한돈을 만들 수 있다.
그럼 어떤 생돈이 좋은 생돈일까?
필자가 도드람포크에 있을 때 180 5 110 운동을 주장한 적이 있다.
180일 사육 기간을 확실히 지키고
사료급여 5 단계를 철저히 준수해서 꼭 후기사료를 급여하여
110kg 의 건강한 생돈이 생산된다면 이게 가장 좋은 삼겹살이 된다는 것이다.
참 쉬운 이야기이고 정말 back to the basic 기본에 충실하자는 이야기다.
현대사회가 복잡해지고 어려워질수록 back to the basic 이 중요하다.
몇해전 아바타라는 새로운 기법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적이 있었다. 영화의 기법은 최신이었지만 왠지 영화가 익숙하다. 어릴 적 보던 서부영화랑 비슷한 스토리다.
최근 인터스텔라라는 무지 어려운 영화가 유행을 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대학을 다시 다니고 물리학자가 자문을 하고 어려운 물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아주 긴 영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스텔라가 히트작이 될 수 있었던 건 그 영화의 주제가 아마도 사랑일거다. 인간의 사랑은 물리적 시간을 뛰어 넘는 것일 수 있다. 딸을 둔 필자는 특히 부녀의 시공을 초월한 믿음과 사랑에 감동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지만 아주 오래된 기본이 우리사회를 우리 미래를 균형있게 유지 한다.
1980년대 1990년 초반 우리 양돈 농가들은 아주 우수한 품질의 생돈을 생산해서 많은 대일 수출을 했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어느 나라의 농민과 경쟁해서도 승리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그 숨은 잠재력을 발휘하면 된다.
다만 이제는 사람을 바라보고,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중심의 양돈을 했으면 한다.
사람을 바라보고,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 중심이 되는 것이 마케팅이다.
마케팅이 있는 양돈 현장이 되어야 한다.
마케팅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필자가 도드람 양돈 테마단지를 기획하고 제주햄에 소시지 체험 교실을 만들고 돼지문화원을 돼지의 6차산업 메카로 마케팅했던 이유 사람이 좋아하는 양돈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양돈 산업이 단순히 돼지고기를 생산한다는 의미 이상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건 우리의 양돈 산업이 우리 대지를 기름지게 하고 우리 농업의 미래가 되고
지구를 푸르게 만드는 기초 산업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하고
우리의 양돈산업의 통일 한국의 중추 산업임을 양돈인 스스로가 알아 주었으면 한다.
그런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칠레나 미국 돼지보다 더 좋은 돼지를 키워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