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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돈가 시대 이제 농장 브랜드 돈육시대가 온다.

더 맛있는 돼지고기 시대의 브랜드 돈육 만들기 -저돈가의 시대 이제 농장 브랜드 돈육 시대가 온다.

3월3일 삼겹살데이다.

모처럼 홍보를 하고 신나 보이는데 작금 한돈의 위기는 우리 모든 농산물이 겪고 있고 겪게 될 위기일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이후 지금까지 우리 농업은 시장 경제의 논리에 의해서 운영된 것이 아니라 통치 계급의 정책에 의해서 운영되어 왔다. 그 결과 시장에서 경쟁력은 둔화되고 이제 농업이 외면 당하는 처지가 되어 버린 거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 성장도 값싼 농산물의 공급으로 저임금을 유지할 수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일제 강점기 일본에 의한 수탈당한 농업은 다시 개발 독재에 의해서 다시 한번 착취를 당했다고 봐야 한다.(이 표현이 좀 강한 느낌도 있지만) 특히 양돈산업은 지금까지 값싼 육류의 공급이 존재의 이유였는데 이제 와서 새로운 먹거리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밀려 나고 있다.

양돈산업의 패러다임을 시프트할 역랑이 양돈산업 내부에는 없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답을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생산성 중심의 양돈산업이 문제이고 그것이 오직 농민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돼지와 돼지고기의 역사를 공부하고 대한민국 돼지산업사를 정리하고 삼겹살의 시작을 쓰면서 우리 양돈 농민들이 생산성 중심의 사고를 가지게 된 건 농업 정책의 결과라는 결론에 점점 도달하고 있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는 국민에게 값싼 육류를 공급하는 건 매우 중요했던 시대가 있다.

내가 살았고 내 아버지가 살던 시대는 밥과 고기는 이데올로기였던 시대

배고픔의 시대였다.

지금은 아마 배고픔과 탐식이 공존하는 시대고

말하기 좋아하는 자 앞선 트렌드, 라이프 스타일 모두 탐식을 조명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작금의 한국의 돼지고기는 비판 받고 있는거다.

난 이렇게 우리농민의 편이 되고 싶다. 

pig&pork 201904


더 맛있는 돼지고기 시대의 브랜드 돈육 만들기 


저돈가의 시대 이제 농장 브랜드 돈육 시대가 온다. 


 

돈가가 하락하니 농장들이 다들 돼지 한 마리 출하를 하면 7만원이 8만원 손해를 본다고 한다. 이번 돈가 하락의 원인이 미중 무역전쟁이라고 한다. 중국으로 수출될 미국산 돼지고기 우리나라로 덤핑 수출이 되었다. 돈육 공급이 과잉이 되어 돈가가 하락한 거라고 이야기들을 한다. 물론 수요 공급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니 이 말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시장을 잘 관찰해 보면 최근들어 삼겹살 식당들이 장사가 잘 안되고 전반적인 삼겹살 소비가 위축되는 느낌이다. me too등 사회적 이슈로 직장 회식이 줄어 삼겹살 식당이 고전했다고 하지만 이런 단순한 사회적 이슈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돼지고기 소비에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가 돼지고기를 많이 먹기 시작한 건 조선시대말경 육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부터다. 1920년대 일본은 조선우를 이출해 가기 위해 버크셔를 재래 돼지와 누진 교배 시키는 정책을 쓰기 시작했다. 해방이후도 일소의 부족으로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장려했다.

기업식 양돈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한 1970년대 후반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삼겹살 로스구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삼겹살 로스구이는 인기있는 돼지고기 메뉴가 되고 있다. 우리는 40년이상 거의 같은 방식으로 삼겹살을 먹어 왔다는 거다. 

처음에는 냉동삼겹살이 브랜드 냉장 삼겹살이 되고 다시 두꺼운 스테이크형 삼겹살이 되었다. 다양한 숙성법까지 도입이 되고 서비스 측면에서는 손님이 구원먹던 삼겹살이 구워주는 서비스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1970년대 이후 압축 성장의 산업화속에서 삼겹살은 직장인의 회식메뉴에서 시작되어 남녀 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져 직장 회식 횟수도 예전만 못하고 소주의 도수도 낮아지고 맛있는 요리들도 많이 보급되어 삼겹살에 소주 한잔 이라는 말이 옛말이 되고 있다. 소비의 패턴이 변하고 있다는 말이다. 돼지고기를 예전처럼 안 먹는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돼지고기는 192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품질이 개선되어 왔다. 돼지고기가 값싸고 맛있어서 가장 많이 먹는 육류가 되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2000년대초 구제역으로 대일 수출이 중단되고 돼지의 품질개선이 예전만 못하다. 맛있는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돼지라고 도매시장에서 등급을 잘 받거나 경락가를 더 받지 못하니 모든 돼지가 맛보다는 생산성 중심으로 사육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 의미에서 나라 전체가 같은 품종의 돼지를 비슷한 사료로 비슷비슷한 환경에서 키우고 있는 천만두를 키우는 단일 양돈장이라고 봐도 무관할 것 같은 모습이다.

이런 환경에서 돈가가 하락하면 모든 농가가 같이 다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품질이 좋아서, 생산된 돼지고기의 맛이 좋아서, 도매시장 지육 경락가격과 상관없이 고가로 판매되는 돼지 농장은 몇군데 없는 실정이다.

이번 돈가 하락에도 걱정없이 생산비를 보장받고 이익까지 챙기는 농장이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백화점에서 이미 품질을 인정 받은 농장들은 백화점 소비자 가격을 고려해 보면 도매시장 지육 경락가와 상관없이 일정한 마진과 이익을 감안한 가격을 백화점측으로부터 보장 받아야 한다. 왜냐면 적어도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들은 브랜드 돈육이기 때문이다. 시장 가격과 상관없이 고객들의 충성도가 있으니 맛있다고 인정을 받았으니 마트에서 kg 당 삼겹살 10,000원할 때 백화점에서 2만원이나 3만원을 받아도 구매하는 브랜드 충성도가 있는 브랜드 돈육이다. 아마도 이번에 현대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SSG나 마켓컬리정도에서 팔리고 있는 브랜드 돈육들은 돈가 하락의 피해가 없어야 한다. 불행이도 아닐 거다. 백화점 납품가격들도 일반 돼지고기보다 좀 비싸겠지만 도매시장 지육 경락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을 거다. 1990년대 중반부터 돈육 브랜드가 만들어졌지만 확실한 프리미엄 가격을 형성할 수 있는 브랜드는 성지농장, 길갈농장 흑돼지, 버크셔K등 일부 농장 브랜드 돼지들이지 하이포크, 선진포크, 도드람 한돈, 생생포크등 메이저 돈육 브랜드들은 아직도 일반 돼지고기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을 받을 뿐이지 확실한 가격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메이저 돈육브랜드들이 다 대일 냉장 수출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들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의 도축 가공하는 두수가 많아서 최상의 품질 차별화가 어렵다. 원료돈을 납품 받는 농장이 많아서 농장별로 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땅의 돈육 브랜드가 처음 만들어지던 1990년대 중반과 2019년 오늘은 라이프 스타일이 많이 변했다. 배고픔과 탐식()이 공존한다. 우리나라의 양돈산업은 배고픔을 극복하고자 장려 되어 왔다. 그리고 해방이후 정말 그 역할에 충실했다. 그래서 이렇게 까지 성장해 왔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탐식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고 한우고기는 세계 최고의 고기라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우리 한돈은 국내시장에서도 이베리코돼지고기와 비교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자연 순환이나 방목돼지니 하는 소규모 돼지 농장들의 돼지고기는 인터넷으로 직거래하면서 뒷다리, 앞다리들은 KG 당 2만원에 삼겹, 목심등은 KG 당 3만원에 잘 팔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대한민국 국민중 많은 이들이 돼지고기도 탐식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많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메이저 돈육 브랜드들은 이런 탐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힘든 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제 맛있는 돼지고기를 키워 내는 우수한 성적의 농장들이 이런 탐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브랜드는 기업(혹은 개인)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해 주고(Identify), 경쟁자의 것과 차별화 해주며(Differentiate), 소비자가 가치 있게 느끼게 하는 경험적 상징체계 (Experiential symbolic system)- 메타 브랜딩


농장 브랜드 만이 이런 진정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성지 농장이나 다비육종, 산수골 농장, 버크셔K등이 아마도 농장 브랜드의 선구자들이 되어 줄거라 믿는다. 아니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품질 상위 100대 농장들은 다들 농장 브랜드를 할 수 있는 기본 여건들을 가지고 있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결국 시장에서 비싸게 팔 수 있다는 거다.

어쩜 2018년이 단군이래 우리민족이 처음으로 고기가 남아 돌아가는 해가 되었는지 모른다.

없어서 못먹던 고기가 남아서 걱정을 하게 된 최초의 해가 2018년이다.

이렇게 공급이 과잉일 때일수록 브랜드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진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브랜드 돈육이 못 되면 판매할 곳이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무서운 이야기다.


나이키 운동화의 가격과 브랜드가 없는 남대문 시장에서 팔리는 운동화의 가격차이를 생각해 보자. 

아니 동네 정육점에서 팔리는 삼겹살의 가격과 신세계 백화점에서 팔리는 삼겹살의 가격을 직접 확인해 보셨으면 한다.


 건국대학교 축산경영연구소 김태경 Ph.D식육마케터, 식육역사학자, 30년간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식육 마케터로 활동하면서 롯데 후레쉬포크등 브랜드 돈육을 만들고 T.G.I.F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찹스테이크등 메뉴 기획을 했다. 만덕식당, 모두의 한우, 제주 숙성도에 숙성기술을 전수하고 지금은 고기에 관한 역사를 찾아서 소개하는 일과 어려운 식당 재활사업, 청년 기업들 자문활동을 하고 있다.저서) 숙성,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대한민국 돼지산업사, 돼지브랜드 경영지침서, 삼겹살의 시작 (2019.4월 출판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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