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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 비거세 한우의 가치

식육마케터 김태경 PH.D

3등급 비거세 한우의 가치     

한우등급제도라는 것이 90년대 초반에 생겨 났다

소고기 수입개방이 된다고 하는데 값싼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에서 한우 산업을 보호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1990년 먼저 수입개방이 된 일본이 마블링 좋은 화우로 값싼 미국산 수입 소고기를 방어해 내는 모습을 보고 한우산업계와 축산학계에서 우리도 마블링 좋은 한우를 생산하면 승산이 있다는 주장이 한편에서 나오고 한편에서는 역우인 한우가 어떻게 일본의 화우처럼 마블링을 형성할 수 있겠는가하는 부정적 주장이 나왔다. 그때 어느 노교수가 일본의 화우가 거의 우리 한우의 혈통이니 우리 한우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고 한우도 거세를 하면 마블링을 형성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를 가지고 한우 거세를 장려하고 마블링을 기준으로하는 한우 등급제를 만들었다.

한우의 살 길도 고급육 생산밖에 없다는 정책

비싸지는 한우도 상류층만 소비해도 한우 산업의 일부는 보호할 수 있다는 정책은 대 성공이었다. 마블링 좋은 한우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생산원가가 상승해서 가격이 비싸진 한우에 대한 소비가 상상을 초월하여 전국민 모두 혀에서 살살 녹는 한우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이제 한우는 맛으로 먹기 이전에 마블링을 확인하는 순간 이미 우리 몸의 모든 감각세포들을 자극하는 눈으로 먹는 고기가 되었다.    

돼지고기도 등급이 있다. 돼지고기 구매할 때 등급을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있을까? 계란 등급은 나도 잘 모른다.

그러나 한우 등급은 일반인들 모두 전문가 수준의 상식을 가진 국민이 되었다.

한우 등급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설명도 이해도 필요없다. 지난 이십여년간 국민들이 스스로 먹어 보고 체득한 놀라운 학습능력들로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가 되어 있다.

이렇게 우리가 한우의 마블링에 환장하고 있을 때    

비거세 수소 흔히 황소라고 하는 소들은 사라지고 있었다.

거세는 가축 사육 초기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몸집이 작은 짐승들은 남성이 다룰 수 있었지만 큰 짐승들은 쉽게 다룰 수 없었다. 수소는 물론 이후에 사육되는 숫말이나 몸집이 큰 수퇘지 같은 가축들이 그에 해당한다. 어느날 수컷의 고환을 떼어버리면 더 다루기 쉬워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발정기의 수소가 암컷 주변에서 날뛰는 행동이 바로 성욕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성욕을 제거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고환은 몸 바깥에 나와 있어 새끼 때 간단히 떼어버릴 수 있었다. 사육자들은 이미 고환을 떼어버리면 생식을 할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그대신 가축들은 성질이 훨씬 유순해졌다. 목축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이었다. 암컷들은 그렇게 할 수 없었지만 수컷보다 성질이 온순했다. 원시시대의 사육에서 중요한 점은 이렇게 거세 이외에 가축을 우리에 가두고 인간을 낯익은 존재로 여기도록 한 것이다. 그 과정은 아마 상당히 오래 걸렸을 것이다. 풀어 놓으면 야생으로 돌아가는 짐승들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지금 호주에서 살고 있는 들소, 물소, 낙타 등은 옛날 인간에 의해 사육되었던 짐승들이다. 아직도 세계 각지에는 야생마, 돼지, 당나귀들이 있다. - 고기잡설 -

거세는 이미 인류가 일만년전 야생의 동물들을 가축화하면서 가축을 온순하게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주 오래전 부터 시행되어 온 방법이다.

한우는 거세를 하면 마블링이 좋아진다.

반면 비거세 한우은 마블링이 거의 형성되지 않는다. 

사육의 편리성을 떠나 상품으로의 가치상 마블링이 없는 비거세 한우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국내에서 일년에 도축되는 한우중 비거세 한우의 비율은 4% 미만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반면 비거세 한우는 성장 속도가 빠르다.

거세 한우은 700kg 정도 키워서 시장에 출하하는데 까지 약 30개월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비거세 한우는 18개월정도면 700kg 까지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이 기간동안 먹이는 사료값만 약 100만원 정도 절약이 된다고 하고 1년 정도 출하가 빠르니 회전율이 좋다는 이야기고 거기에 따른 비용 절감도 상당하다.

문제는 현행 등급체계로 등급 판정을 받으면 마블링이 없어 백이면 백 거의 다 3등급 판정을 받고 그 결과 경매 가격도 형편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아무리 생산비가 절감되어도 농가 수취가격은 형편 없게 되니 어느 농가에서 힘들게 비거세 황소를 키우겠는가?

그러나 고집스럽게 비거세 한우를 키우시는 농가들이 간혹 있다.

동물 복지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육향 진한 고기맛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비거세 한우를 고집한다.

진한 국물맛을 원하시는 분들도 기름기가 적고 육향이 좋은 비거세 한우를 원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비거세 한우 최대 소비처는 롯데리아 한우버거 패티를 만드는데 비거세 한우가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HMR 국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비거세 한우를 계약 사용한다는 소문도 들었다.


지금까지 20여년동안 마블링 좋은 고급육 한우 생산 정책은 한국 사회의 고도 성장과 한우를 미치게 좋아하는 민족성에 힘입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저성장 시대의 시작과 김영란법등 한국 사회 전체의 인식의 변화는 국민의 소비패턴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비싼 생산원가 모두가 등심, 안심, 채끝등 일부 구이용 부위에 가중되어 등급간의 가격차가 커서 이제는 마블링 좋은 등심, 안심, 채끝을 식당에서나 집에서 구워 먹기 힘든 형편이 되었다. 아니 물론 일부 고소득층은 제외다. 

80년대 강남에 가든형 한우 갈비집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한우 구이 소비 시대는 어쩜 이제 서서히 시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국민들이 투뿔등심을 사먹기에는 너무 가난해지고 있는지 모른다. 


필자는 몇년전부터 미래의 육류 소비패턴의 변화에 대한 고민을 했다.

과연 지금처럼 돼지고기 소비가 소고기 소비의 2배이상 유지가 될까?

우리 민족은 왜? 삼겹살에 환장을 할까? 언제부터 였고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투뿔등심을 소비할 수 없는 계급의 소외감, 먹거리의 계급화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개고기 소비가 과연 야만스러운 일이고 중단되어야 하는가? 이런 문제들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하는 일이 나의 직업이다.

이런 고민들을 통해 고기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일이 내 직업인 식육마케터의 일이다.

투뿔 등심에 대한 고민 

마블링 중심의 한우 소비에 대한 고민과 대안으로 필자가 찾아 낸 방법이 숙성이다.

처음에는 드라이에이징에 깊은 관심을 가졌지만 드라이에이징 건조 숙성에 대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숙성 에이징이라는 것이 습식이니 건조 숙성이니 하는 기술적 방법을 넘어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가 고기의 기름맛으로 고기를 먹어 오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인류가고기를 기름맛으로 먹은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다.

1927년 미국의 기업적 목축업자들이 옥수수를 먹여 마블링이 좋은 자신들이 키운 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마블링 성적을 기준으로하는 등급제도를 만들기 이전까지의 고기들은 그렇게 지방 함량이 높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지금의 삼겹살 구이와 같은 형식의 삼겹살 구이를 시작으로 고기를 기름 맛으로 먹기 시작했으면 이런 기름맛의 고기에 대한 선호는 90년대 중반 마블링이 좋은 고품질 한우가 생산 유통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그전까지는 삼겹살 요리법을 봐도 양념구이가 주로 유통되었고 한우의 경우는 부드러운 갈비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고 한다.

고급육 생산은 생산비가 높아진다. 따라서 고기의 판매가격도 높아져야 하는데

부위별 가격차를 조사해보면 등심, 안심, 채끝등 구이용의 등급간 가격차는 킬로그램당 만원 이상의 차가 발생하지만 저지방 부위의 경우는 1++과 3등급간의 가격차가 만원도 되지 않을 경우가 많다. 이는 생산원가가 인기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반영되어 인기 부위 소비자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10월 30일 금천미트의 도매유통가격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거세 한우 안심은 1++ 가격이 kg당 75,500원이고 3등급 안심은 55,700원으로 가격차가 19,800원 이 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안심이 등급에 상관없이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어 3등급 안심도 등심이나 채끝보다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고 등심과 채끝의 경우는 등심은 40,300원차이를 보이고 있으면 채끝은 36,200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거의 1++등급과 3등급의 가격차이가 2배정도가 된다고 봐야 한다.

반면 저지방부위인 목심의 경우는 1++등급과 3등급간의 가격차가 9,200원 우둔의 경우는 겨우 1,200원, 설도 10,200원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어 최상위 등급과 최하위등급간의 가격차가 등심과 채끝에 비해 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표1)

물론 수요 공급의 원칙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는 자본주의 경제하에선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가 약 30개월한우를 키워 700킬로그램의 생체를 출하고 이것을 도축 가공해서 약 300킬로그램의 고리를 얻게 되는데 이 300킬로그램의 고기중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고기는 1/3인 약 100킬로그램 정도이고 나머지는 등급간의 차가 거의 없다는 건 좀 심각하게 생각할 볼 문제다.

아니 이렇게 가격차가 나는 건 맛의 차이때문이니뭐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3등급 한우의 등심,채끝은 마블링이 없어 고기가 퍽퍽하고 맛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안 찾는다. 아니 언제 인지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기를 눈으로 먹어서 마블링이 좋은 고기를 무조건 맛있는 고기라고 인식하고 마블링이 없는 고기를 맛없는 고기로 인식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생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방식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익히지 않은 고기의 마블링 상태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형식이라 더욱더 눈으로 보기 좋은 고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 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의 소고기는 거의 마블링이 없다.

그런 소고기 스테이크를 현지에서 먹어 보면 무지 맛있다. 

소고기의 맛은 숙성에 따라 좌우되는데 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 심지어 

마블링의 창시국인 미국 피터 루거 스테이크 맛의 비밀은 숙성이다. 

피터 루거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미국의 스테이크 집들은 거의가 다 드라이에이징한 스테이크를 판다.

늘 이야기지만 100년전에 우리가 먹었던 모든 고기는 드라이에이징 육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이전의 모든 한우는 거의가 드라이에이징 육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건조숙성육 즉 드라이에이징이 도입된 시기는 ‘라망’이라는 잡지에 의하면 2009년 말이다. 

“서울에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가 도입되기 시작한 시기는 2009년 말이다. 미국에서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즐기던 쉐프와 몇몇 외식기업이 선구적으로 건조숙성방식을 들여왔다. 미국 유명 스테이크하우스의 드라이에이징 방법에 대한 벤치마킹을 기반으로 연구한 끝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은 건식숙성육은 뉴욕 식 스테이크의 모습으로 소비자들과 만났다. 잘 숙성되어 풍미가 응축된 T-BONE STEAK와 채끝등심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2011년경에는 대중적으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중략 “ 건숙숙성육은 거의 대부분이 스테이크로 소비된다. 이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는 미국, 그중에서도 뉴욕에서 탄생했다. 육류를 메인 요리로 즐기던 유럽인들이 미국 대륙으로 이주하며 스테이크를 메인 요리로 선보이는 스테이크하우스가 생겼다. 최초의 스테이크하우스는 1827년 뉴욕에 설립된 델모니코스다. 이곳은 정중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식기로 무장한 프렌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가까웠다. 지금처럼 뜨거운 접시에 스테이크와 몇 가지 심플한 사이드 디시를 서빙 하는 뉴욕스테이크 하우스의 원형은 1887년 피터 루거에서 시작된다. 이곳엔 건식숙성육 창고가 갖춰졌고 미국 프라임 쇠고기를 선반에 가득 올려 숙성시키며 손님이 오면 큼직한 두께로 정형해 뜨겁게 구워내면서 명성을 얻었다.

뉴욕스타일의 건조숙성 스테이크와 거의 같은 시기에 부여 서동한우에서는 한국식 건조숙성육이 개발되고 있었다. 숯불 직화구이 즉 방자구이식의 건조숙성육은 부여 서동한우 유인신대표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 후반부터 부분육을 숙성시켜 유통시킬 목적으로 진공포장육이 생산되었으며, 1980년대에 상자육(boxed meat)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80년대에 들어와서 생육의 유통은 상당 부분 지육방식에서 centralized packaging(중앙공급식선포장)에 의한 부분육 유통방식으로 전환되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1980년대 초에 부분육 유통비율이 88%였고 그 중 진공 포장육이 90%를 차지하였다. 진공포장 기술은 식육 표면이 공기 중에 노출 되지 않아 미생물에 의한 오염이 차단되고, 수분 감량이 없고 고기가 부드럽게 숙성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습식숙성을 할 수 있는 진공 포장기술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건 1990년대 중반이다. 

1995년 미국산 냉장 진공 쇠고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일본에 돼지고기 냉장 수출을 위해 진공포장기술이 도입되었다. 실질적인 습식 숙성은 부분육 유통이 발달한 돼지고기가 먼저 보편화되었는데 이는 대형마트의 요청과 일부 브랜드 돼지고기의 차별화 전략 때문이었다. 실제 유통기한이 10일 이내인 국내 유통 돼지고기의 경우는 랩 포장만으로도 충분한 보존성을 유지할 수 있으나 돼지고기의 진공포장이 보편화되면서 돼지고기의 습식 숙성에 대한 개념도 식육시장 전반에 도입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우가 지금처럼 부분육으로 진공포장 유통되기 시작한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다.

아직도 많은 한우가 지육으로 유통되고 있는 실정일 걸 감안 하면 아마 본격적인 한우 부분육 진공 포장 유통은 2000년대 중반 부터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한우는 돼지고기에 비해 부분육의 역사가 그렇게 길지 않다.

우리나라 돼지고기 부분육의 역사는 크게 두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대일 수출에 따른 부분육 작업의 시작이다.

1962년 돼지가 처음으로 홍콩에 수출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1968년부터 일본에 돼지가 수출되었다고 한다.

중요한 건 그때의 수출 품목은 고기가 아니라 살아 있는 돼지였다.

그리고 1970년대 돼지고기의 대일 수출이 활발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기록을 찾아 보기 어렵다.

분명 수출작업을 했던 작업장이 있었을 건데 

그 지역이 어디였는지 찾을 수가 없다.

필자의 추측과 김해의 양돈단지 주변이 아니었을까 한다.

경상도 지역이 일본과 접근성이 좋아서 그 지역에서 돼지고기가 수출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찬일 세프가 추천하는 부산의 역사가 오래된 돼지국밥집을 가봤더니 값나가는 삼겹살까지 거의 통마리로 고기를 삶는다. 이 방식이 삼겹살이 인기가 있기 이전에 70년대 후반이전의 소비형태가 아닌가 한다.

물론 이렇게 수출 작업장에서 작업하는 합법적인(?) 방법도 있었지만 복합 유기생산체인 돼지 한 마리에서 수출 되는 부위가 겨우 등심, 안심등 일부였기 때문에 일반 소규모 작업장과 심지어 조금 규모가 큰 정육점에서 등심, 안심만 수거 하여 수출하는 불법적인 방법도 있었다.  물론 이건 불법이다. 

아니 그 당시에는 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1990년대 중반 수출 전용 LPC 들이 건설되면서 돼지고기의 부분육 작업이 활성화되어 등심, 안심, 뒷다리는 수출이 되고 마침 내수시장에서는 새로 생긴 대형 마트들에 삼겹살, 목심, 앞다리등의 기타 부위가 납품되면서 돼지고기 시장의 부분육 유통을 급격한 속도로 발전하였다.    

한우는 여전히 지육유통 체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다.

적체 부위의 처리가 어려워 한우는 부분육 작업시의 잘팔리는 부위와 남는 부위의 균형있는 판매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육 유통이 2000년대 초반까지도 성행하였고 대형 마트에서도 한우는 부분육으로 가공해서도 한 마리분 구매를 원칙으로 매입 판매하였다.

정육점 자체 골발 기술을 가진 업자들에 의해서 운영되는 업체가 많아 경비 절감등의 이유로 지육 거래를 선호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육점에서 한우 지육 한 마리를 구입하면 30일 내외에서 판매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점점 고기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내에 판매가 어려워지자. 이분도체, 사분도체로 구입이 늘었으면 현재 한우도 부분육 유통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     

3등급 비거세 한우의 가능성 

최근 시장조사를 해 보니 한우 거세 3등급 등심 가격은 34,500원/kg당, 채끝 가격은 41,300원/kg이다. 반면 한우 비거세 3등급 등심과 채끝가격은 24,000원/kg 이다.

한우 거세 3등급 등심이 비거세 3등급 등심보다 kg 당 10500원 비싸다. 3등급 채끝은 한우 거세가 비거세 3등급 채끝보다 17,300원이나 비싼 것으로 조사되었다.

만약 비거세 3등급 한우를 숙성시켜서 거세 1등급정도의 부드럽고 감칠맛이 살아 있는 구이용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 1등급 거세 한우 등심이 51,500원이고 채끝은 53,700원이니 비거세 3등급 등심과는 27,500원 비거세 3등급 채끝과는 28,700원의 도매 가격차가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기의 맛만 소비자가 인정할 수 있다면 비거세 한우 구이시장의 전망은 상당히 밝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월 21일과 22일  홍천 사랑말 한우 축제에서 30일 정도 드라이 에이징한 한우 비거세 등심과 채끝의 시식회가 있었다. 

시식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마블링이 한다도 없는 마치 호주산 수입소고기같은 비거세 한우를 30일 이상 건조 숙성을 시켰더니 연도가 개선되고 풍미가 증대되었으면 구웠을 때 확실히 보수력이 좋았다. 서서히 살아나는 치즈향과 감칠맛은 고기의 바디감을 무겁게 잡아 주어 고기가 고급스러운 느낌 마저 돌았다. 

1990년대 이후 한우는 마블링이라는 패러다임에 과감히 도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한우 역시 숙성을 통해 고기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최근들어 한우의 드라이에이징이 성행하면서도 다들 2,3등급의 암소나 저등급 거세 한우를 이용하였으나 이번 사랑말한우의 비거세 건조숙성 시식회를 통해 비거세 한우의 가능성을 확인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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