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유 양념 갈비의 가능성과 도전
특집
육우 양념갈비의 가능성과 도전
육우 갈비, 한우보다 싸고 수입산보다 살코기 활용도 높아
대한민국 한우 정책이 마블링 위주의 고급육 생산으로 전환되자 고가의 한우 유통이 장려되었다. 이에 따라 한우 소비문화도 고기 맛보다 한우 등급처럼 계급 상징(State symbol) 위주로 변한 듯하다. 1++등심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갈비도 6, 7, 8번 꽃갈비만 예쁘게 포작업해 1인분에 5만 원 이상 판매되고 있다. 서울의 한우 갈비는 루이비통이나 프라다 같은 명품이자 부의 상징이 되었다.
월간외식경영의 전국 한우갈비 투어를 통해 지방의 한우 갈비 소비가 지극히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형태로 유지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1인분(200g)에 2만 원대에서 충분히 맛있는 한우갈비 외식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합리적인 소비만 전제된다면 또 하나의 가능성이 있다. 바로 육우다.
과시욕으로 한우 고급육을 먹는 문화 속에서 그동안 육우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 그러나 맛으로 소갈비를 먹는 시대가 온다면 육우도 당당히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육우 갈비는 양념갈비 시장에서 한우 양념갈비와도 경쟁이 가능한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육우 갈비가 수입산 갈비보다 경쟁력이 있다. 육우 갈비를 양념 갈비로 작업할 경우 안창살과 갈비본살, 갈비덧살 등 많은 살코기 부위를 활용할 수 있다. 수입육의 경우 갈비가 다 세분된 상태로 수입하기 때문에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없다. 또 갈비의 경우 숙성에 따라 맛의 차이가 확실히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상도 지역의 갈비가 맛있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그 지역 식당들은 오랜 시간동안의 경험을 통해 갈비 숙성 노하우를 가졌기 때문이다.
육우 양념갈비는 한우 양념갈비와 맛 차이를 일반인들이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좋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같은 등급의 짝갈비 가격이 한우 대비 70% 선으로 저렴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지금 한우 거세 1등급 짝갈비 도매가격이 1만4,000원이고 요즘 육우 갈비가격이 다소 올라서 육우 거세 짝갈비 도매가격은 1만 원 선이다.
합리적 소비문화 확산 시, 육우 갈비 잠재력 커
지방의 합리적인 소갈비 소비문화가 서울과 수도권에 상륙한다면 얼마든지 육우 양념갈비 시장의 가능성은 있다. 한우 소비문화 패러다임이 변해 육우 소비가 확대되면 우리나라 낙농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소고기 시장은 1++한우 등심의 견고한 벽을 쉽게 넘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회하는 전략으로 양념갈비 시장의 공략이 필요하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식당을 방문했다. 한우 등심과 육우 등심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 식당이었다. 업주에게 문의해 봤더니 육우의 판매 촉진을 위해 만든 식당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 영업을 위해 한우 등심을 메인 메뉴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육우 양념 갈비에 대한 도전을 제안했다.
한우의 소비가 ‘계급 과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칫 육우 등심을 먹는 손님이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맛있는 육우 갈비는 다르다. 특히 그 식당이 있는 곳은 서민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상주인구가 많고 어린 자녀 가정이 많은 지역이다. 가족 외식 메뉴로 양념갈비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필자로서는 그 식당에서 꼭 육우 양념갈비를 장착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노포 양념갈빗집인 <연남서서갈비>는 몇 해 전부터 육우 갈비와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다. 전북 군산의 <뽀빠이 갈비> 양념이나 충남 예산 <고덕갈비> 양념 같은 전통적인 단맛과 간장 맛의 양념 갈비 맛은 우리에게는 영혼이 담긴 유전자적으로 끌리는 맛이다. 새로운 도전은 쉽지 않다. 그러나 ‘육우 소비 촉진’이 식당의 설립 목적이라면 전략적 메뉴로 육우 양념갈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마 대부분의 서울 사람들은 양념갈비 하면 ‘벽제갈비’ 같은 고급 양념 갈비를 생각해 어림없는 소리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경상도 식이나 <뽀빠이 갈비>식 아닌 <고덕갈비> 스타일이라면 얼마든지 가격과 맛에서 경쟁력이 있다. 또한 시장개척도 가능하다.
글 김태경(식육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