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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드라이에이징에 관해서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드라이에이징에 관해서     

2014년 7월 미국의 뉴욕과 라스베가스로 식육 연수를 다녀왔다.

소 한 마리의 스테이크화에 관한 연구와 미국의 상업적 드라이에이징의 실태 파악과 기술 도입이 목적이었다. 국내의 유명 세프와 유명 레스토랑 경영자와 동행이라 매일 다녔던 축산 기술자들과의 연수와는 다른 배움의 기회가 많았다.

2014년 12월 영남대학교 최창본 교수와 서동한우 유인신대표와 함께 일본의 드라이에이징 시장 조사를 위한 연수를 다녀왔다. 마블링의 나라  일본에도 드라이에이징이 붐이란다.     

미국에 스테이크 공부를 하려 간다고 하니 아는 사람들 모두 뉴욕의 피터 루커 스테이크 하우스에 가보라고 한다. 그래서 뉴욕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피터 루커에 가봤다. 1887년부터 영업을 한 노포인 피터 루커에서 티본 스테이크를 먹어 봤다. 별 감동적이지도 맛도 아니다.

단지 소스가 한국사람 입맛이 딱이다. 숙성 일자를 물어 보니 28일 건조 숙성했다고 한다. 구이 방식이 불이 위에 있는 독특한 방식이라고 하는데 주방에 들어가 보지 못해서 어떤 방식인지는 모르겠고 그렇게 강한 드라이에이징 특유의 치즈향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숙성은 상당히 진행 된 느낌이었다. 

뉴욕주 북부의 시라큐스라는 도시의 작은 정육점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미국식 커팅 방식과 숙성하는 법을 배웠다. 소시지 만드는 것도 배웠다. 미국에서 로컬 푸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공동 투자한 정육점인데 부처(정육점 직원)이 뉴욕의 유명한 요리학교 조교 출신이라 요리도 아는 친구가 고기를 정선하고 소시지를 만들고 스튜를 끓여서 파는 이상적인 정육점이었다. 우리나라도 정육점 운영자들이 요리를 알아야 한다. 그 작은 정육점에서 배운 것 미국의 합리주의라고나 할까? 일반 간냉식 고기냉장고 맨 위칸에서 그냥 드라이에이징을 한다. 일자는 고기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28일 내외로 한다고 한다. 피터 루커의 스테이크 드라이에이징과 날짜가 같다. 중요한 건 드라이에이징은 지방과 뼈로 보호 받을 수 있는 티본과 등심만 드라이에이징을 한다. 나머지 부위는 요리를 해서 팔거나 그냥 일반적인 숙성만 할뿐이지 숙성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라큐스에 머물면서 웨그만(wegman)마트도 다녀 봤는데 거기에서도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를 판다. 채끝이나 등심만 고가로 

뉴욕으로 다시 와서 홀푸드마트(whole food mart)와 트레드 조 (trade’s joe) 그리고 이태리(eatly)라는 유명한 식료품점들을 다 다녀봤는데 다들 28일 드라이에이징 한 등심만 판매하는 걸 확일 할 수 있었다. 라스베가스에서도 역시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들 몇 군데 인터뷰를 했는데 다들 놀랍게도 28일 드라이에이징이라는 말들을 한다. 

드라이에이징이 온도에 습도,  고기의 산도 (ph), 풍량에 따라 드라이에이징 된 고기의 상태 변화가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미국에서는 28일 정도 드라이에이징을 하면 고기의 물성이 달라지고 드라이에이징 고기의 특징은 치즈향의 풍미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위의 경우도 티본, 엘본등 등심류가 주였다.

특별한 드라이에이징 숙성고를 보유해하기 보다는 식당은 주방에서 세프가 직접 드라이에이징을 하는 것 같고 상업적으로 마트에서 유통되는 건 전문 드라이에이징 숙성고를 가진 육가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체계인 것 같다.    

일본에 고기 관련 연수를 많이 다닌 편이이다. 2000년대 초반 일본햄에서 식육산업 전반에 관한 회사 최고 경영자들에게 연수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 식육의 산업화 초기의 우리나라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세계 2위의 식육회사의 운영 철학과 산업으로의 식육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확실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2000년대 초반 이미 일본은 호주등 해외에 자국의 식량 생산 기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단지 키우는 나라가 호주일 뿐이지 일본 소를 일본 사람이 일본인 소유의 목장에서 키우고 있는 체계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일본은 1200년동안 육식이 금지된 나라였다. 메이지 유신이후 고기 먹는 걸 국가에서 장래하였지만 치아가 부실한 일본인들에게 씹는 맛으로 고기를 먹는 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일본의 화우는 진한 마블링으로 개량되었고 일본의 부드러운 지방맛으로 소고기를 먹는 문화는 우리나라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런 일본에서 최근 드라이에이징이 유행이란다. 우리나라는 드라이에이징이 서동한우의 영향인지 2,3등급의 소고기를 드라이에이징 하는 것이 교과서적인 철칙처럼 되어 있고 필자 역시 그 영향을 받은 편이다. 그래서 일본에서 드라이에이징이 유행이라고 할 때 좀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일본은 철저히 지방맛으로 소고기를 먹는 민족인데 하는 필자의 선입견이 강했다. 그런데 모 외식 관련 잡지에서 작년 5월에 일본의 드라이에이징 기사가 실렸는데 일본은 수입육에 대한 드라이에이징이 유행이네, 그것도 해외에서 운송되는 3주는 습식숙성(wetaging)을 하고 일본내에 들어 와서 3주간 드라이에이징을 하는 혼합 숙성 방식을 있다는 것이다. 신기하다. 필자의 상식으로는 습식 숙성을 하고 드라이에이징을 하면 풍미가 떨어질 건데, 궁금하다. 또 일본은 일본산 소의 경우 소 전 부위를 다 드라이에이징을 한다고 하는데 아무리 드라이에이징이라도 한우의 경우는 한계가 있었는데 일본의 어떻게 가능할까? 정말 궁금하다. 거기에 4주에서 6주 드라이에이징 한 돼지고기 스테이크도 이미 상업화 되어 있다고 하니 정말 궁금해 죽을 맛인데 마침 최창본 교수와 서동한우 류인신 대표가 몇몇 축협 관계자들과 일본 드라이에이징 연수를 간다고 하니 따라 붙어야지 .

도쿄의 12월은 따뜻했다.

크리스마스 캐롤 소리도 들리고 나름 일본 경제가 살아 나고 있는 것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는 것 같아서 기뻤다. 

S-FOOD 라는 소고기 가공회사 우리나라에도 s-food가 있는데 아주 깨끗한 정말 수없이 일본 식육 연수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깨끗한 가공장은 처음이다. 소 골발 정선하는 걸 봤다. 도축장과 떨어져 있는 불리한 점을 지육 차량의 레일을 개조해서 극복했다고 한다. 1996년 내가 김천 도축장과 롯데햄 김천 LPC의 지육 운반 차량을 개조했던 방법인데 이걸 자랑질이다. 

S-FOOD의 소고기 숙성고는 놀랍다. 지육이 반마리채 여러 마리가 숙성되고 있었다. 티본과 등심도 여러채 숙성되고 있었다. 곰팡이가 많은 편이었는데 이 곰팡이는 그렇게 우수한 편은 아닌 것 같다. 습도 관리에 문제가 있다. 걸이식이 아니라 선반식의 문제점이 청소하기 어렵다는 점인데 여기는 여실히 그걸 입증해 준다.

그래도 이렇게 육가공장에서 일본산 소고기를 드라이에이징해서 유통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저녁에 S-FOOD가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를 공급하는  긴자의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 FOUD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긴자의 스테이크 하우스면 우리나라 청담동 보다 더 비쌀 건데 나름 최고급 스테이크 하우스에 가 보는군.  FOUD에서 일본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실망스럽다. 다음날 서동한우 유인신대표와 모 잡지사에서 추천한 츠이테루( TSUI TERU)를 찾아 가기로 했다.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의 비스트로 저렴한 가격 200G 148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도 놀랍고 식당 입구부터 드라이에이징 숙성고로 장식된 식당 내부도 이게 드라이에이징 식당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와인 리스트의 와인 가격에 한번 더 놀라고 돼지고기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와 소고기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돼지고기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20일 이상 숙성했다고 하는데 지방이 적은 부위를 제법 부드럽게 숙성 되는 걸 알았다. 그리고 역시 돼지고기는 향이 아니라 깨끗함이 드라이에이징의 장점이라는 것도 알았다.

일본 드라이에이징의 특징은 첫째 수입육에 대한 습식숙성과 건조숙성의 혼합형 숙성이 보편화 되어 있다. 둘째. 일본산 소고기의 경우 소 한 마리 전체를 다 드라이에이징을 해서 경제적인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한데 이는 일본산 소고기의 경우 우둔까지고 마블링이 생기는 지방 많은 고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셋째, 돼지고기의 안심 등심등 저지방 부위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의 상업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일본 연수후 강하게 느낀 점 마블링이 좋은 소고기 부위도 드라이에이징을 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것 그게 안되거나 안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비싸거나 심하게 드라이에이징을 하면 너무 진한 기름맛이 생기고 산패의 위험성이 높아서지 드라이에이징에서 제외 열외는 아니란 점이다. 

한국의 드라이에이징과 미국 일본의 드라이에이징을 비교해 보면 한국의 드라이에이징의 기준이 서동한우라면 분명 서동한우의 드라이에이징은 이미 미국, 일본과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일본에 다녀 온 후로는 꼭 서동한우의 드라이에이징을 DEEP DRY AGING 이라고 일반적인 드라이에이징과는 카탈로그를 달리해서 이야기한다. 

미국, 일본의 드라이에이징 연수를 다녀와서 얻은 결론은 드라이에이징은 보편적인 것이라는 것 누구나 우리가 집에서 된장을 담그는 것처럼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그냥 정육점의 간냉식 냉장고 위칸에서 드라이에이징 되는 걸 보았다. 일본에서는 그냥 일반 음료 냉장고같은데서 드라이에이징하는 걸 보았다.  그러나 모두가 된장을 담근다고 다 명장의 명품된장이 되지 않는 것처럼 최고의 드라이에이징은 시간과 열정의 투자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서동한우의 드라이에이징을 드라이에이징의 보편적 기준으로 삼는 것은 좀 무리라는 것이다. 서동한우는 일반적인 드라이에이징과는 차원이 다른 DEEP DRY AGING 이고 일반적인 드라이에이징 수준은 우리가 집집 마다 장맛이 다르듯 다 자기만의 드라이에이징 맛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드라이에이징이 식품을 다루는 일이니 안정성에 대한 고민을 꼭 하면서 썩힘과 싹힘의 경계에 대한 고민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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