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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보다는 대장금을 이야기해야 한다.

양돈진흥200401    

이효리보다는 대장금을 이야기해야 한다.    

 한 십년쯤전부터 필자는 여러 양돈전문지나 식육 관련 잡지에 마케팅에 관한 글을 써 왔다.

글을 쓰는 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도 돈이 많이 생기는 일도 아닌데 원고 부탁을 받으면 나름대로는 성의껏 열심히 글을 써 오고 있다.

 그 이유를 요즘와서 생각해 보면 마케팅이란 분야를 우리 축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시장개방이란 새로운 환경 변화앞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품질이나 가격이라는 산업사회의 고전적인 분야가 아니라 시장에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다시한번 새로운 시장 개방의 성난 파도앞에서 생존의 문제로 고민하는 독자들과 이땅의 축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함께 이야기 하기로 하자.        

마케팅이란

마케팅의 발상지는 미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계 2차 대전중에 미국은 거대한 군수 공장이었다.

군복과 탱크, 장갑차, 구축함등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전장 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는 수없이 많은 공장들이 건설되었고 생산 설비도 증가되었다.

유럽이나 태평양 전선으로 징집되어간 남성 노동자들의 자리는 애국적인 여성 노동자들이 대신 했다.

어느 영화를 보면 2차 대전 당시 메이저 리그도 여자 야구단이 대신했다.

국민들은 전쟁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근검 절약을 생활화 했다고 한다.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군수 물자를 만들던 거대한 공장들은 소비재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발빠른 변신을 했다.

군복을 만들던 공장에서는 기성복이 쏟아져 나오고 탱크를 만들던 공장에서는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반면 전쟁으로 근검 절약이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소비형태는 여전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진 것이다.

이제부터는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시대가 아니라 어떻게 팔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 어떻게 팔것인가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케팅이 생겨난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다민족 국가라 문화가 다른 여러 민족이 공생하는 나라라 만드는 사람은 이탈리아 이민자이고 사는 사람은 아일랜드계라면 서로 입맛도 취향도 다르기 때문에 고객에 대해서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같으면 내 입에 맞으면 고객에 입에도 맞지만 미국은 그것이 통하지 않는 나라라 고객의 행동에 관해서도 철저히 연구 분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미국에서 마케팅이 발전할 수 있었다.

마케팅이란 고객에게 어떻게 팔것인가 고민하는 것이다.        

그럼 왜 한국에서 마케팅이 중요해졌는가?      

필자 어렸을 때 전국민의 치약은 럭키 치약이었다.

필자 어렸을 때 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이었고

필자 어렸을 때 소화제는 부채표 가스 활명수었다.

맥주 하면 당연히 오비 아니면 크라운이었고

소주하면 서울에선 진로였다.

그럼 오늘 한번 주변을 보자!

 치약에는

 이십세의 치아를 80대 까지 2080치약, 동의생금,비타덴트,크린앤 화이트,딱따구리

송염치약, 메디안 칼슘업, 메디안 화이티, 메디안 클리닉

죽엽치약,페리오, 럭키 후레쉬, 클리싱, 뽀뽀뽀 혹시 이건 말고도 또 많이 있을 거다.

아이스크림에는 이건 치약보다 더 많다.

베스킨라빈스라는 한회사에서만 무려 서른가지가 넘는 제품이 나온데

하여간 이제 독점이나 과점적 시장을 가진 공급업자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소비자는 어떤가?

난 잇몸이 안 좋아서 메디안 치약을 쓰고, 아내는 치약 표백력이 좋은 클리싱을 쓰고 딸래미는 재은이는 뽀뽀뽀 어린이 치약을 쓴다.

한집에 치약이 사람 수 만큼 된다.

아니 이미 텔레비전도 각자 자기 텔레비전이 있는 집이 많다.

소주집에 가도 각자 마시는 술들이 다양해졌다.

필자야 군사독재시절에 학교를 다녀서 반친구들 모두 똑같은 교복입고 생활했지만 요즘은 각자 개성있는 복장을 하고 다닌다.

과거에는 정부가 새마을 운동 이니 88 올림픽이니 하는 사회적 이슈로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사람들 스스로 대한민국하면서 열정적으로 시청앞 광장에 모이는 시대다.

한국 사회도 이제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웃들과 사는 다원화된 사회가 되었다.

그래서 먹고 싶은 것도 취향따라 골라먹는 시대가 되었고

입는 것도 사는 것도 자기 생각이 중요해졌다.

과거에는 가부장적 사회여서 늘 어른이 하자는데로 하면서 살았지만 이제 그런건 조선시대 이야기일 뿐이다.

이제 한국사회도 마치 미국처럼 소비성향이란 것이 다른 여러 소비계층이 공존하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에 마케팅이 중요한 것이다.

돼지고기 과거에는 그냥 돼지고기만 있었다.

이미 한국산 돼지고기 브랜드가 240개가 넘는다고 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많은 브랜드의 돼지고기가 수입되고 있다.

이제는 돼지고기도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서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 축산인들도 마케팅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이효리보다 대장금 이야기를 해야 한다.    

 대학에서 젊은 학생들에게 마케팅강의를 할 때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마케팅 사례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강의하던 시절에는 미국의 브랜드나 다국적 브랜드에 대해서 사례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가 필자부터 미국 생활을 해본적이 없으니 이 제품이 왜? 성공한 마케팅 사례로 등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케팅 사례를 필자 스스로 개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2003년 이학기 수업에는 단연 가수 이효리를 성공한 마케팅 사례로 설명하니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그런데 만약 필자가 이효리를 사례로 왜 이효리가 성공한 마케팅인가를 설명하면 독자중에 많은 사람들은 손자나 자녀들에게 이효리가 누구냐하고 물어봐야 할 것 이다.

이미 그러면 필자는 지금 이순간 나의 고객인 독자들에게 실수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케팅이란 무엇인가라는 사례로 국민드라마 대장금의 한 이야기를 할까한다.

“한상궁과 최상궁이 수라칸 최고 상궁이 되기 위한 경합을 하는 장면에서

마지막 경합 과제가 밥짓기 였다.

한상궁과 최상궁이 지은 밥을 동료 상궁들이 평을 하여 맛있는 밥을 지은 사람이 최고 상궁이 되는 경합이었다.

최상궁의 밥은 압력밥솥의 원리를 이용하여 뜸이 잘 들어 객관적으로 모든 상궁이 칭찬하였지만 최종 결과는  한상궁의 밥이 상궁들 자신들이 평가할 때 자신들 입맛에 맛는 밥으로 선택하여 한상궁이 최고 상궁이 되는 장면에서 한상궁의 밥은 된밥 진밥으로 상궁들의 입맛에 맞는 밥을 지었지 때문이란 대목이 나온다.“

한상궁은 수라칸 상궁들의 입맛을 모두 알아 그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한 것이다.

우리 시대의 마케팅은 한상궁의 밥짓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품질이 아무리 우수하다고 다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고객의 입맛을 맞출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성공 비결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최상궁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한국 농업이 국제경쟁력이 없는 것은 규모가 작아서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90년대에 시설투자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었다.

결과는 지금 이땅 농업의 현실이 잘 말해주고 있다.

지금도 축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전략적 대안이 품질이나 가격이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몰론 품질은 기본적인 것이지만 최우선적이거나 유일한 선택은 아니다.

보졸레 누보라는 프랑스산 포도주의 품질은 형편없는 하급 포도주다.

그런데 11월 셋째주 목요일날 출시되는 햇포도주라는 마케팅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주가 되었다.

가격 경쟁력!

옷을 생각해 보자

평품 브랜드의 옷과 동대문시장 옷의 가격 경쟁력은 동대문 시장옷이 우위일 것이다.

그래도 평품 브랜드의 옷도 입는 사람이 있고 잘 팔린다. 

수입소고기중 가격 경쟁력만으로 생각하면 호주산이 미국산 보다 잘 팔려야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미국산의 선호도가 높다.

그건 미국이 한국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전개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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