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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돼지고기 소비패턴 변화와 부위별 수급 전망

양돈협회200508    

2005 하반기 돼지고기 수급 및 가격 동향    

최근 돼지고기 소비패턴 변화와 부위별 수급 전망    

“오늘 수고했습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합시다.”

우리의 밤은 늘 이렇게 시작한다.

세상에 기쁜 일이 많아도 슬픈 일이 생겨도 우리는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되어 있는 세상을 산다.

얼마나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대표적인 우리의 식문화면 어느 전통주 업체에서 술이름에 삼겹살이란 단어를 집어 놓었을까?

그런데 이런 삼겹살을 우리가 지금처럼 먹기 시작한 것은 삼십년도 되지 않았다.

국어 사전에 삼겹살이 등장한 것이 1984년이라고 하니 70년대 후반기부터 지금처럼 불판에 삼겹살 구워서 소주 한잔 했을 것 같다.

그전에는 그럼 소주 마실 때 무슨 안주로 마셨을까?

물론 삼겹살을 안주 삼아 마실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대중화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통적인 방법은 수육 형태의 요리이거나 두루치기였을지 모른다.

요즘 삼겹살을 보면 이미 아마 양념없이 불판에 삼겹 굽고 소금에 찍어먹는 전통적인 방식은 찾아 보기가 힘들어졌다.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그 요리의 방법들이 다양해지고 재미있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다양성과 재미가 돼지고기 소비 패턴의 변화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외식업계의 변화와 유통업계의 움직임들을 정리해  최근 돼지고기 소비패턴 변화와 부위별 수급 전망을 해 보자.    

돼지고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육류다.

일인당 육류 소비량뿐만 아니라 외식관련 설문 조사에서도 외식 시 주로 어떤 음식을 즐겨 찾을까라는 질문에 36%가 돼지고기요리라고 답한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돼지고기의 부위는 삼겹살이다. 그 선호도가 90%선에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늘 삼겹이 모자라고 16개국에서 수입해서 먹어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아니 어떻게 된건지 작년부터는 후지, 등심등 소위 비 선호 부위까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황신혜 나오는 광고때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그 실상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냉철한 분석이 필요할 때다.    

1. 삼겹살 순수령이 필요하다.

   요즘 먹는 장사도 힘들다.

소위 외식산업의 성공확율이 10%미만으로 낮아졌다.

국내산 삼겹살로는 1인분에 8000원 해도 원재료비가 고기값만 해도 35%가 넘어간다. 여기에 야채, 김치까지 포함하면 원재료비만 50%가 넘는다. 이렇게 되면 주인이 남는 것이 없게 된다. 그래서 국내산 냉장 삼겹 좋은 것은 알지만 수입육으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 수입삼겹을 그냥 쓰다 보니 역시 맛에서 국내산 냉장 삼겹살과 비교가 안된다. 손님들이 삼겹살 맛없다는 소리하기 시작했다. 대책을 궁리하다 보니 이거 요즘 매운 맛이 유행이네. 우리도 그럼 삼겹살에 매운 양념해 보자. 아니 묵은지랑 함께 먹으면 김치맛으로 고기 먹지 않을까? 그래 그럼 묵은지 삼겹살이다. 매운 삼겹살이다. 마구 들어서고 있다. 이제 점점 순수한 삼겹살집을 찾아 보기 힘들다. 그래도 브랜드 삼겹살 취급한다고 광고하는 식당은 국내산 브랜드 삼겹살을 고집하지만 점점 경영 수지는 안 좋다.

손님들도 예전 삼겹살 맛이 아니니 이제는 다른 안주 찾아서 가는 것 같다.

이런 현실에서 영세한 자영업자 중심인 삼겹살 식당은 더 이상 국내산 삼겹을 사용할 수 없다. 수입 삼겹을 취급하니 국내산 중소 브랜드들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작아진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과거에는 삼겹살만 잘 팔렸는데 이제 삼겹살이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묵은지 삼겹, 와인삼겹, 3초삽 삼겹, 솥뚜껑 삼겹등 여러 형태의 삼겹살 집이 유행처럼 나왔다. 사라지고 있다. 이는 삼겹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인 이유가 삼겹살 자체의 맛이라는 점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삼겹살에 오직 소금장과 된장 그 이상이 더 하지 않은 삼겹살 순수령이 선포되어야 삼겹살 아니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를 유지 할 수 있다.

영원한 인기는 없다. 한 5년이나 10년후에 외식 설문조사를 하면 그래도 돼지고기 요리가 1위한다는 보장을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2. 후지, 등심 비선호란 말이 필요없다.

 후지, 등심의 수요가 늘었다. 

아니 공급이 부족해서다.

일시적인 소비 패턴의 변화다.

홍보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후지, 등심의 수급 부족 현상에 대해서 여러 가지 말들이 있다.

결론을 경제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공급도 줄었고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

사육 두수의 감소야 다 잘 아는 이야기니 생략하고 수요측면에서 살펴보면 우선 캐더링이란 급식 분야의 확대다. 단체급식을 하는 캐더링 사업이 이제 시장 규모가 년 5조원대로 성장하였다. 캐더링업체가 선호하는 육류가 돼지고기 후지, 등심이다. 이들이 새로운 후지, 등심의 소비처로 등장했다.

또 육가공업계를 주목해야 한다. 전통적인 육가공업체들의 시장은 줄어들고 있다. 반면 외식 원료, 단체 급식 식재료의 육가공의 수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 호프집에 가면 후라이드 치킨과 맥주였다.

요즘 호프집에 가면 소시지 메뉴가 다양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피자,스파케티 전문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의 햄 소시지 메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런 모든 것이 후지와 등심의 새로운 수요처가 된 것이다.

아마 후지는 세계가 함께 움직이는 부위가 될 것이다.

국내 시세의 형성이 국내 수급량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시세에 따라 변동하게 되는 국제화 시대를 체험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이제 우리의 식문화도 서구화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햄 소시지 전체 시장의 규모가 늘어난 것에 대한 통계치는 아직 못 잡고 있는 실정이지만 좀 더 다양한 후지, 등심의 소비처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3. 대형 유통업체 이제는 차별화로 승부할 것이다.

 국내 브랜드 돈육 시장은 특히 대형 유통업체를 배제하고는 생각할 수 없다.

브랜드 돈육 업체들의 초기 마케팅 전략이 모두 대형 유통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한 브랜드 마케팅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대기업 후광의 법칙이라는 한국형 마케팅 불변의 법칙 적용되는데 불행하게도 이들 유통업체들이 대기업인 관계로 돈육 브랜드들의 자체 브랜드 인지율이나 브랜드 충성도의 상승보다는 유통업체의 PB 처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현실을 직면하게 되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은 앞으로는 NO1 브랜드와 PB 두 개의 브랜드 전략을 전개하게 될 전망인데 우리나라의 돈육 브랜드중에는 확실한 NO1 브랜드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략적 제휴 브랜드의 형태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선진 크린 포크와 현대 백화점. 삼성 테스코,  도드람포크와 이마트, 롯데 마트와 롯데 후레쉬 포크, 의 관계는 점점 더 친밀해질 것이다.

반면 유통업체측에서는 제주 돈육이나 보성 녹돈 이외의 새로운 이벤트 돈육 브랜드의 필요성을 더욱더 대두 되지만 기존 기능성 브랜드돈육만으로는 이벤트성이 너무 약하다. 이제 보다 더 차별화된 돈육 브랜드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듀록, 바그셔 순수 혈통의 품종 브랜드 돈육, 현대백화점의 루쏘, 돈마루의 봉침돈 같은 친환경 성향의 브랜드 돈육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결론적인 이야기를 하자.

양돈산업 입장에서는 질병문제만 잘 해결했다면 올해 최고의 호황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데 조금만 눈을 들어서 유통업계나 외식, 내식(가정소비)을 보면 돈육은 위기의 산업이 되고 있다.

이미 외식시장에서의 국내산 돈육은 그 설 자리가 점점 줄고 있다.

가정 소비도 웰빙, 다이어트등 건강 지향적 추세로 육류의 소비가 줄고 있다.

과우병, 조류 독감으로 우육과 계육의 소비가 주춤했기 때문이지 앞으로 이들 우육과 계육의 추격도 만만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제 고객 지향적인 마케팅적 접근이 무엇보다 필요해진 시기가 되었다고 하겠다.

최근 웰빙 삼총사 광고의 성공에서 입증되었듯이 양돈산업도 조금더 고객 곁으로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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