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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의 미래- 한우를 생각한다.

외식경영에서 특집으로 수입 쇠고기

몇일전 모 잡지와 인터뷰를 했는데 박사님은 쇠고기쪽은 안 하세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사실 준비하고 공부하고 있지만 아직 돼지고기도 정리를 다 못했는데 쇠고기까지 정리할 여력이 없네요. 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쇠고기나 돼지고기나 레드미트라는 같은 카테고리안에 있다.  예전에는  대체재의 성격이 강했다.

내가 예전에는  대체재의 성격이 강하다고 이야기하는 건 한우고기와 돼지고기, 한우고기와 수입쇠고기는 이제는 비교 대상이나 대체관계라기 보다는  한우고기는 자신만의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물론 언제든 위협을 받을 수 있지만 한우고기는 전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라는 차별점을 지난 30년간 만들어 왔다.

문제는 경제의 성장이고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한국사회가 접어들면서 마블링 좋은 고급육에 대한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거다. 이는 지난 20년간 일본의 쇠고기 1인당 소비량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내가 이 자료를 너무 자주 인용하는데 생각없이 보다가 일본의 쇠고기 1인당 소비의 감소를 보고 놀랐다.


일본 외식 전문가를 만나서 물어 봤다.


왜? 갑자기 일본의  평성 12년경 2000년 부터 쇠고기 소비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는지 그분 말씀이 자기 생각에는  고령화의 문제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여간 일본의 쇠고기 1인당 소비량의 감소세는 좀 충격적이다.













우리나라는 쇠고기 자급율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한우 농가들은 걱정을 한다.


난 이제 자급율로 산업의 건전성과 경쟁력을 평가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어떤 포지셔닝에 어떤 컨셉을  유지하는가 중요하다.


한우 산업은 앞으로 5만호의 농가에서 300만두의 한우를 키워 나가는 규모를 유지하면 지속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다. 한우산업에서 농가수가 절대적이다.


한우 사육 농가가 기업화되어서 대형화 되는 건 한우의 고급화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축산물은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 


지금 9만호정도의 사육농가가 약 300만두의 한우를 키우지만 앞으로 사육농가가 줄어들어도 약 5만호의 절대 한우 사육농가는 유지해야 한다.


한우 대학을 만들어 귀농인들이 한우를 키울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집단정착촌 키부츠같은 한우 키부츠를 만들어서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초기 기술 습득과 농촌 적응을 도와야 한다. 한우 키부츠가 경축순환 농업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게 정부의 정책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농업, 농촌 농민의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능한 숙제다.









2019년 43만톤 이상의 쇠고기가 수입되었다.


고급육인 냉장육 비율도 20%가 넘는다.


갈비가 전체 수입 물량의 42% 이상을 차지하는 건 우리나라 거의 모든 식당의 갈비탕은 이제 수입육이 점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이 이제 호주의 추격을 따 돌렸다.



이제는 모든 육류 소비를 유통 채널별 메뉴별 경쟁 구조로 봐야 한다.


그냥 수입 쇠고기의 점유율이 아니라 식당 등심 구이 메뉴에서의 수입 쇠고기 국별 점유율, 가정에서의 내식시장에서 등심구이의 한우와 수입육의 점유율등 다 나누어 세부적으로 시장의 소비를 관찰해야 한다.


어쩜 이런 리서치가 미국이나 호주에서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식육시장을 해외의 수출국에서 더 잘 파악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식류 시장은 1990년대 중후반 우루과이 라운드로 시장 개방의 압력하에서 급격히 현대화되고 한우의 고급화 정책도 진행되었다.


그 당시 한우는 고급화 한돈은 수출 주도의 대형 패커 브랜드 화가 큰 전략적 선택이었다. 두 부분 모두 성공적이었다.


여기서 성공적이란 한우의 사육두수도 300만두로 성장했다. 한돈 역시 1100만두의 양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자급율이 떨어지는 건 경제 성장으로 육류 소비가 늘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채식 위주의 식생활이 육식비중이 높아졌다.


육류시장이 커진거구 커진 육류 시장을 국내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이렇게 한 이삼십년 형성되어 온 식육산업의 패러다임은 지금 생산도 소비도 다 변화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저출산의 고령화 문제가 사회 문제가 되었다.


일인당 육류 소비량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지 몰라도 전체 소비량은 감소하게 된다.


시장이 작아질거다.


급격히 쇠고기나 돼지고기의 소비가 늘어나지 않을 거다.


특히 돼지고기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


아니 오히려 감소 추세로 돌아 설 수도 있다.


일본이나 미국은 닭고기가 돼지고기 소비를 대체하고 일등 육류로 자리잡았지만 우리나라는 닭고기의 소비량이 늘어나는 거보다 수입 쇠고기가 급격히 돼지고기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


그냥 구이 시장에서는 한우 > 한돈 삼겹살 > 수입 쇠고기로 선호였다. 


양념육 시장에서 이런 구조가 무너질수도 있다. 수입 쇠고기 양념육 즉 불고기나 야끼니쿠가 삼겹살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


양념육이 인기가 있다는 건 이미 명륜 진사갈비의 수입 목전지의 인기를 보면 알 수 있다. 


한돈은 수입 돼지고기와 수입 쇠고기와 경쟁해야 하는 위험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아니 놓여 있다.


한돈은 이제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


1920년대 이후 아니 적어도 해방이후 우리나라의 양돈은 그 사회적 역할을 워낙 충실히 잘해 왔다. 1950년 전쟁으로 156,000두의 소멸되어가던 양돈산업을 1100만두의 규모로 확대한 것만으로도 우리나라는 양돈선진국이다.


전세계의 모든 양돈선진국들과 국내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도 이룬 성장이니 칭찬해 줄만한다.


이는 국민적 지지가 있었다, 삼겹살에 대한 남다른 우리 국민들의 애정이 지금의 한돈산업을 만들었다. 이는 질적 성장도 있었지만 양적 성장에 치우친 성장 모델이었다.


이제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등 사회변화기에서 지속가능한 한돈 산업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 이런 사회적 변화에 대한 대응도 고민해야겠지만  새롭게 메뉴를 들고 식당 소비부터 공략해 오는 수입 돼지고기와 수입 쇠고기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미 명륜 진사갈비와 이베리코에 한방 먹었다.  아마 코로나 이후 외식시장의 판세가 뒤집히면서 수입 쇠고기의 새로운 식당 모델과 메뉴에 삼겹살 식당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한우산업 역시 구이에만 선전하고 있는 지금의 전선을 확대하여 다양한 한우 소비 시장을 창출하지 못하면  소비감소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 


난 지금의 등심, 안심, 채끝 중심의 한우 수출 정책도 불고기용이나 샤브샤브용, 나베용의 저지방 한우 부위도 동시에 진행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지금의 구이에 한정된 소비만으로 산업의 미래를 맡긴다면 고령화와 인구 감소앞에서 서서히 줄어드는 소비시장을 감당 못한다. 내수에서도 불고기와 탕류등 일상식으로의 한우 메뉴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아니 잃어버린 갈비탕 시장을 어떻게 다시 탈환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왜? 한우는 갈비탕 시장을 잃어 버렸을까?


명절에 갈비찜 시장은 아직도 사수하고 있을까?


설과 추석에 제수 음식으로 한우는 전통적인 소비 시장을 지켜내고 있는 걸까?


이제 아주 디테일한 한우소비시장에 대한 마케팅적 접근이 필요하다.



불고기 시장보다 야끼니쿠 시장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사람들은 보고 있다.


난 불고기의 르네상스를 믿는 사람이다.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고기를 먹어 봤지만 우리 한우 맛을 따라 올 수 있는 쇠고기를 못 봤다. 특히 탕으로 요리할 때 한우고기 만한 쇠고기는 없다.


새로운  맛의 품종을 만들어야 한다면 어려운 숙제지만 


맛있는 쇠고기를 더욱 맛있게 요리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속 사다리 꼭대기에 한우고기가 있고 그걸 지켜 나가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한우든 한돈이든 아니 우리 나라 전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산업화의 개념 마켓 1.0의 생각이 아니라 이제 마켓4.0의 시대를 이야기해야 한다.



한돈산업에는 이제 포드의 T-1같은 생산성 위주의 돼지가 아니라 페라리같은 돼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한우는 이미 페라리다. 레이싱에서 우승만 하면 된다.


물론 새로운 도전은 늘 있을거다.

그래도 한우는 페라리다. 더욱 페라리처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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